새샘(淸泉)

2007. 3/24 428차 남양주 운길산 산행기 본문

산행트레킹기

2007. 3/24 428차 남양주 운길산 산행기

새샘 2007. 3. 26. 15:44

산행로: 남양주 조안면 조안보건지소↔수종사↔운길산(610)↔485봉(왕복 5km, 4시간30분)

 

산케들: 이병호, 장만옥, 배기호, 이주형, 방효근, 김기표, 손욱호, 박성주(8명)

 

 

오랜만에 많이 내리는 봄비로 산행을 할거냐 말거냐 하는 혼란도 잠시, 참가 예정이던 산케 100%가 압구정동 약속 장소에 모임으로써 정기산행 출발. 예봉산/운길산 종주를 예정대로 할 것인가는 도착해서 상황 보고서 결정하기로 하고...

봄비에 축축히 젖고 있는 고가도로 아래의 흰 매화꽃에 눈길이 닿는다.

 

(압구정동 동호대교 입구 현대아파트쪽 고가도로변에 핀 백매)

 

팔당대교를 건너 한강과 북한강을 따라 달리는 춘천가는 강변도로는 막히지만 않는다면 언제나 기분좋은 드라이브 코스다.

더구나 봄비 축축히 내리는 한강을 보면서 달릴 수 있으니 말이다.

 

(11:00)춘천으로 달리는 46번 국도에서 운길산과 수종사로 진입하는 도로변에 일주문 양식으로 만든 수종사 안내판이 보인다.

여기서 2대의 차가 모인 다음 수종사로 향했다.

수종사까지는 1km의 거리지만 심한 고바위의 외길로서 걸어서는 적어도 1시간은 걸리리라.

포회장 차는 힘이 좋아 차가 겨우 서로 빠져나갈 정도로 좁고 비탈도 심한 미끄러운 시멘트길, 질퍽질퍽한 진흙길을 잘도 오른 끝에 10분 만에 일주문 도착.

하지만 뒤따라 오는 차는 소식이 깜깜하다.

좀 있다가 오늘 산행이 부족해서 아래에 차 세워 놓고 산행중이란는 소식을 전해준다.

경암 이회장, 도연 배총장, 장산 손욱호, 민헌 김기표 4명의 산케다. 면면을 보니 산행을 정말로 사랑하는 산케들.

 

일주문 부근은 일본잎갈나무, 서어나무, 소나무, 신갈나무, 층층나무가 하늘높이 솟아 있다.

주위를 돌아보니 노란색의 자그마한 생강나무꽃이 보인다.

산에서 가장 먼저 피는 노란꽃이 생강나무라면 도시에서 가장 먼저 피는 닮은꼴 노란꽃은 산수유다.

줄기를 벗겨서 냄새를 맡으면 생강냄새가 난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 생강나무다.

그리고 산수유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산수유는 산에서 즉 야생에서는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절에서도 산수유를 볼 수 없는 건 아니다.

 

(수종사 일주문 근처의 생강나무꽃)

 

(11:45)멀리서부터 산행을 시작한 4명의 산케와 합류하니 비가 멎었다.

8명의 산케들이 운길산 정상을 향한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

수종사에서 운길산에 이르는 길의 나무는 큰키나무로는 신갈나무와 굴참나무, 작은키나무로 철쭉과 진달래로 대표된다.

때로 소나무, 물푸레나무, 산뽕나무, 산벚나무도 보인다.

 

(12:05)수종사에서 출발한 지 20분도 못되어 소원바위에 도착. 안개 때문에 주위는 회백색을 띠고 있고 갈수록 그 색깔이 짙어진고 있다.

(안개로 뒤덮히기 시작하는 소원바위와 그 옆에서 자취를 남긴 7명의 산케들)

 

(12:20)소원바위에서 15분을 걸으니 雲吉山 정상(610.2m)이다.

운길산에서 내려다보는 한강 두물머리가 그렇게 절경일수가 없다는데 안개 때문에 보지 못하니 모두들 서운해 한다.

(운길산 정상에서 8명의 산케들-왼쪽부터 長山 손욱호, 道然 배슈맑, 民軒 김기표, 포회장 이주형, 智山 방효근, 대장 장포드, 새샘 박성주, 鏡巖 이회장)

 

이후의 산행에 대한 토론 끝에 장대장의 의견에 따라 예봉산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점심 먹을 장소를 찾기로 했다.

정상에서 예봉산으로 가는 길은 로프와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오늘 산행에 나름대로 의미있는 구간이라고 모두들 공감.

300m쯤 걸어서 찾은 쉼터에서 준비한 새참과 정상주를 즐겼다.

민헌이 준비한 복분자주에 장산이 가져온 올갱이씨레기국 그리고 경암의 볶은김치와 김치찌개가 어우러진 맛난 자리였다.

 

(1:20)1시간의 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역주행의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안개는 더욱 짙어져 있었다.

짙은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품위 있게 선 한 그루의 소나무를 배경으로 또 한 장의 흔적을 남긴다.

 

(1:50)水鐘寺의 자랑거리인 찻집에서 차맛 보기.

조선의 학자인 서거정은 수종사에 올라 한강과 두물머리를 내려다보면서 “동방절기 가운데 이만한 전망을 가진 절은 없다”고 칭송했단다.

찻집인 三鼎軒에 들러 4~5잔씩의 차를 음미한 끝에 밖으로 나오니 안개가 많이 걷혀 있었다.

(수종사 삼정헌에서 茶道를 즐기는 산케들)

 

삼정헌과 더불어 수종사의 또 다른 볼 거리는 나이 525년의 아름드리 은행나무다.

1000년 이상된 용문사의 은행나무에는 못 미치기는 하지만 500년 넘게 살아 온 대단한 나무다.

(525년 묵은 은행나무와 함께)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웅보전 앞에서)

 

(2:45)수종사에서 5명의 산케들은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일주문에서 기념사진을 박고서

 

내려오다 꽃망울을 터뜨린 분홍의 진달래가 보인다.

 

진달래 옆에는 노란 생강나무꽃이 피어 있고.

 

그리고 안개 자욱한 숲 속에서 들려오는 청아한 딱따구리가 나무 두들기는 소리.

나 혼자서만 듣기는 아까운 그 딱따구리 소리를 스피커 볼륨을 최대로 높여 한번 감상해 보세요.

 

 

(3:35)산행을 마친 우리들은 오늘의 피날레를 장식할 민물매운탕 집으로 차를 몰았다.

집 찾느라고 왔다갔다 하긴 했지만 슈맑이가 갈려고 한 세숫대야 양푼에 끓여주는 매운탕집에 도착.

민물매운탕을 맛볼 기회가 별로 없었던 우린 이름모를 피리로 끓인 매운탕 덕분에 약주가 얼마나 들어갔는지도 모를 정도다.

포만감으로 가득 찬 우리들은 북한강을 배경으로 물 사진을 찍었다.

 

(7:40)아직도 오늘의 짧은 산행을 아쉬워하면서 수서역에서 조우한 물푸레, 경암이 초청한  27회 후배 안정규(만나보니 나도 잘 아는 후배)와 함께 마지막 건배를 올린다.

 

*오늘 산행의 결정사항: 산케들은 정기산행 약속 시간과 장소에 무조건 모인다.

 

2007. 3. 26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