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9. 1/4 507차 서울 대모산 기축년 새해 단배 산행기 본문

산행트레킹기

2009. 1/4 507차 서울 대모산 기축년 새해 단배 산행기

새샘 2009. 1. 5. 16:46

산행로: 수서역6번출구-교수마을-대모산(292)-일원동(5.5km, 2시간30분)

 

 

산케들: 고광민, 김기원, 이승무, 오성익, 盤谷이철섭, 이유상, 현동우, 碧巖이충식 이경순 부부, 김영수, 樂山김수인, 강용수 박정은 부부, 윤승용, 淸泫박오옥 이동화 부부, 正允최영수, 仁山이상돈, 法泉정재영, 民軒김기표 김은희 부부, 번둥김종석, 長山손욱호 이영애 부부, 元亨김우성, 百山이주형 변루시아 부부, 慧雲김일상 청보화 부부, 如山장만옥, 智山방효근, 새샘박성주 이산타 부부(33명), 뒤풀이참석: 綠波전상섭 양성례 부부(2명)

 

아침 09:30 수서역 6번 출구는 사람이 다니길 힘들 정도로 산케들로 붐빈다. 무려 33명의 산케들이 기축년 새해 대모산 단배산행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작년 남한산 단배산행 산케수 28명을 거뜬히 넘어버린다. 대장 출신 원형회장과 회장 출신 백산대장의 하루에도 몇번씩의 전화와 문자 연락에 많은 산케들이 호응한 탓이리라. 작년 한해 산에서 별로 얼굴을 보지 못했던 친구, 중국에서 설쇠러 온 친구, 작년 연말부터 산케와 동행하기 시작한 친구, 차기대장을 향하여 금년에 열심히 타율을 올리려고 맘먹은 친구 등등... 

이렇게 기묘년 이륙산케 단배 산행이 33(삼삼)하게 시작된 것이다.

 

내일 1월5일이 한해동안 가장 춥다는 소한임에도 불구하고 영상기온에다 바람도 없어 새해단배산행에는 그지없이 좋은 날씨다.

 

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산케들

 

 

대모산 정상(292m)에 발을 밟은 시각이 11:10. 09:40에 수서역을 출발하였으니 1시간30분 걸렸다. 보통때보다 30분 정도 더 걸렸는데 33명의 대부대를 감안하면 그리 오래 걸린 것은 아니다.

정상은 다소 비좁아 출석부 사진을 찍기 힘들기 때문에 정상을 지나 너른 헬기장으로 향한다.

헬기장 위에는 보통때보다 훨씬 많은 산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이들 가운데 단체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팀, 촬영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팀을 거쳐 우리 차례에 드디어 출석부 사진 작성 완료.

 

 

 

워낙 산케수가 많아 찍은 다음 디카에서 머리수를 세어보니 30명 밖에 되질 않는다. 셋은 어디로?

조금 있다가 세명의 산케가 나타난다. 반곡, 광민, 동우다. 출석부에 편집해서 넣어 달라면서 간청(?)한다. 하지만 화면 전체에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위 사진에서 보듯이 편집해서 넣을 공간이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이들 셋은 별도로 찍어 올릴 수 밖에는...

 

 

대모산에서 바라보니 서울의 상공은 거무틱틱한 스모그로 뒤덮여 있다. 스모그는 윗쪽 푸른 하늘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런 곳에서 숨을 쉬면서 살아가는 우리를 포함한 서울시민들이 서글프다.

 

 

정상에서는 정상주를 하는 것이 관례이긴 하지만 오늘의 점심이 점심인만큼 바로 내려가자는 것이 산케들의 중론이다. 하산을 끝내는 대모산 입구 길에는 집에서 직접 만든 막걸리를 파는 할머니가 있다. 이곳을 그냥 지나칠 산케들이 아니다. 백산대장과 정윤전임은 이 할머니의 예전 단골로 할머니가 아직도 이들의 얼굴을 잊어버리지 않고 있다. 장수막걸리보다 도수가 더 높은 시원한 막걸리 한잔씩을 하고서야 산을 벗어난다.

 

앞을 가던 현동우가 통화를 하고 있는데 들어보니 광민이가 길을 잃어 우리와 같이 내려오지 못했다는 것. 지금 광민이가 있는 곳은 일원터널 너머란다. 아마도 광민이는 대모산 조난1호일 것이다. 일원터널로 다시 걸어들어가 돌아오라고 연락하고서 터널 앞에서 동우와 새샘은 광민이를 기다린다. 백산대장과 통화하여 24인승 마이크로버스를 먼저 출발시키고 백산, 동우, 광민, 새샘 이렇게 넷은 택시로 점심 먹는 곳까지 이동하기로 한다. 드디어 터널을 빠져나오는 광민이를 맞는다. 원래 계획에는 하산 후 점심식당까지 택시타고 이동하는 것이었는데, 택시 7대 이상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아는 백산대장이 어제 토요일 집 근처 헬스클럽 마이크로버스를 택시 7대값으로 예약해 놓은 것이다. 우릴 만난 광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하는 말인 즉슨

"대모산이 이렇게 험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이 쪼끄만 산에 길이 이렇게 많을 줄은 미처 몰랐다."

 

광민이가 우리와 헤어진 이유는 들어보자.

헬기장에서 사진을 찍고서 카메라의 망원렌즈를 손본 다음 우릴 찾아보니 아무도 없더라는 것. 근처의 산행객들이 산케들인줄 알고서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들이 전부 사라져버린 것이다. 헐레벌떡 헬기장을 벗어나니 두갈래 길. 한길은 구룡산행, 다른 한길은 하산길. 구룡산은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하산길로 접어 들었는데 이게 결과적으로 실수였던 것이다.

우릴 식당까지 태우고 갈 마이크로버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우리는 일부러 구룡산길로 우회했다. 우리가 들어선 길과 광민의 하산길은 15분 정도의 차이가 난다. 우리보다 앞서게 된 광민이는 산케들을 결코 만날 수 없었다. 산케들 중 유일하게 전화번호를 아는 동우에게 수십번 전화했지만 이어폰을 끼고 가는 동우는 벨소리가 들을 수 없었고. 그래서 전화한 옥달혁은 전화를 받지 않아, 다음으로 통화된 유봉식에게 이유상의 번호를 찍어 보내달라고 하고서 끊자마자 동우의 전화를 받았던 것. 이렇게 하여 별로 쓸게 없었던 새샘의 단배산행기 한 장을 광민의 대모산 조난기로 장식하게 된 것이다.

 

택시를 탄 4명의 산케가 먼저 점심식사장소인 광진구 구의동 綠波전상섭의 "Wine 브리지"에 도착하니 녹파가 반갑게 맞는다. 와인바를 내기까지의 어렵고 힘든 경과를 녹파에게 들은 다음 녹파와 함께 기념촬영.

 

 

 

뒤이어 도착한 마이크로버스에서 내린 산케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녹파는 이륙산악회 현수막을 앞에 펼치고서 모든 산케들과 함께 사진을 박는다.

 

 

식사전 녹파와 함께 와인창고를 돌아보면서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녹파에게서 듣는다. 만원대에서부터 수십만원대에 이르는 다양한 와인을 처음 구경해본 산케들이 대부분이리라.

다시 우리와 함께 식당으로 돌아온 녹파는 와인브리지 멤버들을 일일이 소개한다. 이 와인바를 설계감독한 것으로 알려진 녹파 부인은 주방의 책임자이면서도 와인브리지의 회장이다. 와인브리지의 좌석수는 28석. 산에서 내려와 점심약속이 있다고 먼저 간 장산부부, 법천, 기원 이렇게 넷을 제외한 29명이 실내를 빈틈없이 꽉 채운다.

오늘 와인은 무한 제공하겠다는 녹파의 말에 모두들 박수로서 답례한다. 우린 오늘 와인부페에 온 셈이다.

 

 

 

이어 와인브리지 지배인이 오늘 우리가 마실 와인을 소개한다. 모두 3종류로서 에피타이저 화이트와인 1종, 메인 및 디저트 레드와인 2종. 이 가운데 가장 맛있었고 인기가 많았던 호주산 레드와인 "쉬라즈"의 이름만 기억할 뿐이다.

 

 

빵, 야채연어샐러드와 함께 화이트와인(마셔보니 와인이 아니라 쥬스)으로 입맛을 돋군다.

그러면서 이륙산케와 와인브리지의 발전을 위해 모두들 건배.

 

 

다음에 들어 온 것이 메인디쉬인 스테이크와 레드와인. 스테이크 맛이 일품이다. 더구나 고기맛을 더해주는 레드와인과 함께 하니 한층 맛난다.

 

스테이크와 더불어 와인을 맘껏 즐기면서 이유상의 사회로 신구집행부의 인계인수가 이어진다.

여산전임은 원형회장에게 회비의 입출금이 속속들이 담겨 있는 금전출납부를 인계.

 

 

한해동안 수고해준 여산회장과 지산대장, 그리고 한해동안 수고해줄 원형회장과 백산대장은 서로 어깨동무하고 인사.

 

 

올해는 새해단배산행부터 8명의 많은 여학생들이 대거 참가하였으며, 앞으로도 많은 여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산행지와 산행시간을 배려해 달라는 여총무 이경순(벽암)의 인삿말.  작년에 처음 산케가 되었지만 공식산행에는 한번도 참석하지 못하여 타율 0였는데, 오늘 단배산행에 참가함으로써 현재 10할의 금년 공식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재경동기회장 반곡회장이 인사한다. 모처럼 산행에 참가한 오성익. 산행때마다 우리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오늘 산행에서는 조용했던 인산. 산행기가 시작되었던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동안 해마다 30번 이상의 산행에 참가하여 당분간 깨어지기 힘든 종합1위의 타율을 지키고 있는 혜운이 차례로 인사.  난생 처음으로 실컷 와인을 맛본 다음 새샘 주필은 작년의 산행타율 1위에 보답하는 새해선물로서 본인이 직접 구워 만든 클래식 CD 1장씩을 단배산행에 참가한 모든 산케들에게 선사. 마지막으로 원형회장이 일어나 오늘의 단배산행이 끝났음을 알린다.

 

와인브리지를 떠나기 아쉬워하는 여학생들의 기념촬영 도중 혜운과 백산이 끼어든다. 정녕 헤어지기 싫어하는 산케들은 다시 주변의 포장마차로 모인다. 이들도 헤어진 시각들은 각기 달랐으리라..

 

2009. 1. 5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