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8. 12/27 506차 예산 덕숭산 송년 산행기 본문
산행로: 둔리 1리 궁마을입구-둔리고개-395봉-덕숭산(495)-정혜사-수덕사-수덕사주차장(5.5km, 3시간30분)
산케들: 重山양준영, 이유상 양하루꼬 부부, 현동우 주선영 부부, 碧巖이충식 이경순 부부, 淸泫박오옥 이동화 부부, 鏡岩이병호, 法泉정재영, 정수진, 民軒김기표 김은희 부부, 長山손욱호 이영애 부부, 道然배기호, 元亨김우성, 百山이주형 변루시아 부부, 慧雲김일상 청보화 부부, 如山장만옥 임계업 부부, 智山방효근, 새샘박성주 이산타 부부(27명)
부산이륙악: 박동헌, 배용호, 김상현, 이규용(4명) (총 31명)
아침 08:30 압구정동을 출발한 산행버스는 산케26명을 태우고서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휴게소에서 단한번만 쉬고서 달린 끝에 목적지인 수덕사주차장에 도착한 것이 10:40. 부산에서 출발한 이륙악과 만나는 곳이 이곳이기 때문이다. 김상현이 운전하는 승용차는 하루전 부산을 출발하여 의성에서 중산을 태우고, 대전유성온천에서 하룻밤을 즐긴 다음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것이다. 10분 후 부산친구들을 태운 SUV 차량 도착. 그런데 차에서 내린 친구들은 우리가 알고 있었던 4명이 아니라 중산, 규용, 상현, 용호, 동헌 등 5명으로 예상하지 못한 친구들이 둘이나 있고, 오기로 되어있던 정암강영녕은 보이질 않는다. 상현이 얘기즉슨 1달전부터 오늘의 송년산행 참가를 주도했던 정암이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심한 독감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2명의 친구를 더 포섭하여 오늘 5명이 왔다는 것. 이 가운데 박동헌은 졸업 후 처음보는게 아닌가 싶다. 이들 5명이 차에 탑승함으로써 모두 31명의 대부대를 이룬다.
원래 오늘 계획된 산행로는 수덕사에서 오르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식당과 입장료 등 여러 조건을 감안하여 계획산행로의 역방향으로 오르기로 하고, 31명은 버스로 오름길이 시작되는 둔리 1리로 향한다. 둔리 1리 궁마을 입구에서 하차하여 11:12분 산행 시작.
오늘은 구름이 끼어 햇빛도 강하지 않으며 따뜻한 영상의 기온,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람이 불지 않아 겨울산행에는 더할 나위 없는 날씨다. 아스팔트길 왼쪽에는 우리가 오를 나지막한 덕숭산 능선이 늘어서 있고, 길 오른쪽에는 팔각정 뒤로 원효봉(575m)이 우뚝 솟아 있다.
둔리 1리 마을 끝에 있는 축사 앞을 지나는데 축사 안의 소들이 우릴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소들의 눈망울이 다소 처량하게 보인다는 느낌은 요즘 폭락한 자신들의 가치를 알기 때문일까?
본격적인 오름길을 앞두고 장비를 점검한 후 왼쪽 덕숭산능선 오름길과 오른쪽 원효봉 중간에 서서 출석부를 만들어둔다. 보통 땐 1줄로 서서 현수막을 펴도 길게 느껴지던 현수막인데, 오늘은 2줄로 섰음에도 그 길이가 너무 짧기만 할 뿐이다.
계속되는 오름길에서 맞이하는 첫번째 봉우리다. 이곳이 395봉이 아닐까 싶다. 고개 왼쪽의 나무가지 사이로 따사하게 느껴지는 햇살이 비친다.
395봉 위는 사방이 탁 틔여 있다. 북쪽에 원효봉(오른쪽)과 이 부근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가야산 가사봉(678m, 왼쪽)이 솟아 있다.
우리가 오를 산행 최고봉인 덕숭산은 395봉에서 남서쪽 방향이다.
덕숭산을 향하는 산길에는 지금까지의 낙엽길과는 달리 하얀 눈이 아직 쌓여 있는 곳이 있다. 지산대장이 눈 위에 서서 포즈를 취한다.
12:45 드디어 덕숭산德崇山 정상이다. 덕숭산은 금남정맥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명한 수덕사가 있어 수덕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서 안면도와 서해를 바라보는 풍광이 일품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흐린 날씨 탓에 아쉽게도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덕숭산은 산의 경관 때문이 아니라 수덕사 때문에 유명해 진 산이다. 여기 보이는 저수지는 용봉저수지.
정상 등정을 기념하여 부산친구들, 남자산케, 여자산케 순으로 촬영한다. 정상표지석 근처가 좁아 전부 다 설 수가 없기 때문이다. 뒤로 보이는 산이 가야산과 원효봉.
이곳 정상에서 정상주를 즐기기 위해 3군데에 분산시켜 자리를 잡고 준비해 온 것들을 하나둘씩 끄집어낸다. 정상주는 새샘이 모스크바에서 사온 러시아산보드카를 비롯하여 도연의 마가목주, 그리고 소주다. 안주는 김밥과 과일, 떡, 김치 등등. 30분 후 하산 시작. 여기서 수덕사까지는 약 1.5km의 거리니 1시간이면 충분하리라.
415봉 바로 아래에 있는 정혜사에 도착. 이곳은 수덕사의 산내암자이지만 입구 간판에 정혜사란 이름이 붙어 있다. 정혜사는 선방인 능인선원이 유병하며, 정문 바로 옆에 있는 큰바위가 인상적이다.
수덕사 위에 서 있는 만공탑을 구경한다. 만공탑은 수덕사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만공滿空 월면月面선사(1871~1946)의 사리탑으로서 동경미술학교 출신으로 만공스님의 제자가 된 박중은이 현대 감각으로 1947년 조성한 최초의 현대식 사리탑이다. 맨 위의 구형의 원상圓相은 만공월면선사를, 이를 떠받치는 팔각기둥 셋은 삼보三寶를, 그리고 그 아래 팔각기단은 팔정도八正道를 각각 상징한다고 한다.
만공탑 아래 절벽을 깎아 1924년 만공선사가 만들었다는 관음보살입상을 구경한다. 이 관음보살입상을 자세히 살펴보니 몸통은 바위를 깎은 것이지만, 목에 시멘트로 붙인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머리는 만들어서 붙힌 것이며, 몸통 아래의 기단은 바닥에서부터 쌓아올려 연결한 것으로 보인다.
관음보살입상을 지나 계곡 왼쪽으로 아담하고 깨끗한 초가가 한채 보인다. 이 초가의 이름은 소림초당少林草堂. 만공선사께서는 1924년 관음보살입상을 배례한 다음해인 1925년 손수 터잡고 설계하여 지은 이후 평생을 소림초당에서 기거했다고 한다.
드디어 수덕사修德寺가 밥짓는 김인듯한 연기와 함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수덕사는 백제 위덕왕(재위 554~598) 때 조성되었다고 전해진다. 충남홍성이 백제 주류성으로 보는 견해가 많은데 백제 부흥운동의 주역 중 하나이던 도침道琛화상이 수덕사 승려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수덕사가 오늘날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근대 한국선종을 중흥시킨 고승인 경허鏡虛성우惺牛 선사(1849~1912)와 그 제자로서 스승의 선지를 충실히 계승하여 수행과 실천으로 꽃피워낸 대선지식大善知識 만공월면선사의 위업 때문이다.
경내로 들어서서 제일 먼저 본 것은 관음바위. 관음바위는 '수덕각시'라는 이름으로 현신한 '관세음보살'이 버선 한짝만 남기고 사라질 때 갈라져 틈이 생겼으며, 이후 봄이면 기이하게도 버선모양의 꽃이 피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 전설에 따라 갈라진 이 바위를 관음바위라 부르고 그 앞에 관음보살입상을 세웠으며, 절 이름도 수덕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보 제49호인 수덕사 대웅전을 구경한다. 고려 충렬왕 때인 1308년에 세워진 이래 6백년도 넘는 세월을 견딜만큼 견고하고 지어진 목조건물. 1937년 완전 해체수리할 때 발견된 묵서명에서 건립년도가 확인되었으며, 그 당시 그려졌던 훌륭한 고려벽화도 발견된 바 있다. 하지만 이 고려벽화는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없어져 버렸고 현재 그 모사본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일부 보관되어 있을 뿐이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4칸의 구조를 가진 맞배지붕을 강한 배흘림기둥이 떠받치고 있다. 대웅전 앞마당에는 3층석탑이 서 있다.
대웅전 앞마당을 내려서면 다시 넓은 마당에 나오는데 이 마당에서 대웅전을 배경으로 몇몇 산케들이 기념촬영.
이 마당 끝에 서 있는 수령 수백년에 달하는 아름드리 고목인 소나무와 느티나무의 위용은 구경거리다.
수덕사 일주문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함으로써 2008년 무자년을 보내는 송년산행이 끝난다(14:45)
다시 버스에 올라 덕산온천 향. 우리가 들어간 온천은 덕산에서 처음 세워진 온천으로서 1946년 5월10일에 개업한 곳으로, 개업당시 찍은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
1시간 이상 따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구면서 피로를 푼 다음 버스에 올라 출발했던 수덕사 주차장으로 되돌아간다. 식당(그때그집)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 메뉴는 산채정식 그것도 특 산채정식이다. 각종 산나물과 더불어 토종된장국, 조기찜, 어리굴젓, 굴전, 불고기, 더덕구이... 상이 넘치도록 푸짐하다. 여기에 여산회장은 조니워커블루 1병을 스폰하여 모든 산케의 입맛을 돋운다. 현동우는 2리터짜리 이과두주 1병을 가져와 또 다른 술맛을 제공한다.
저녁과 함께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륙산케의 송년행사가 이유상 동기회 주필의 사회에 따라 여산회장의 건배로서 시작된다.
서울에서 이곳으로 버스 타고 오는 도중 오늘 참석한 모든 산케들에게는 등산용 양말 1켤레씩이 이미 전달되었다.
차기회장인 원형이 여산회장에게 금년 한해 엄청 수고한데 대한 공로패를 전달한다. 또 하나의 공로패는 오늘 부산에서 올라오지 못한 부산친구인 蘇齋하원규에게 전달되는데 소재 대신 참석한 부산친구가 받는다. 소재는 올 한해동안 누구보다도 열심히 우리 26산케카페를 찾아와 댓글을 달아줌으로써 26산케카페를 활성화시킨 공로가 지대했기 때문이다. 소재는 공로패와 더불어 명예26산케로 추대되었다.
대구에서 온 명예산케 중산이 일어나서 내년 1월에 있을 고 조익래산케의 추모산행에 참석할 것임을 천명한다.
부산친구들에게도 선물이 증정된다. 지산대장은 26산케에서 주는 등산용양말을, 그리고 새샘은 본인이 직접 구운 클래식 CD를 선물한다.
이어 금년 한해동안의 산행기록에 의거 1위부터 10위까지의 산케이름과 함께 산행성적이 발표된다.
영광의 1위는 새샘박성주로 44번의 산행 중 42번을 참석하여 타율 9할5푼을 기록. 이것은 산케역사상 최고의 기록이다. 상품으로서 1돈짜리 금복돼지 휴대폰 목걸이를 여산회장이 전달한다.
금년 신인상은 정수진이 수상. 수진이는 금년 6월에 가입한 후 산행에 참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3할의 타율로 전체 랭킹 11위를 기록할 정도로 산행에 열심이었다. 상품으로서 등산용 내의를 스폰한 차기대장 백산이 수진이에게 전달.
랭킹 2위는 8할6푼을 기록한 대장 지산방효근. 혜운은 자신이 직접 마련한 등산용 바람막이 점퍼를 지산에게 준다.
3위 여산장만옥 8할4푼, 4위 혜운김일상 7할5푼, 5위 백산이주형 6할4푼, 6위 원형김우성 5할9푼, 7위 도연배기호 5할5푼, 8위 장산손욱호 4할5푼, 9위 번둥김종석 4할1푼, 10위 민헌김기표 3할9푼 등이다. 공로패를 받은 3위의 여산을 제외한 7명의 산케들에게는 아이젠이 상품으로 전달된다.
이어 차기회장 원형은 지난 10월 지리산 종주에 성공한 경암, 수진, 여산, 지산, 새샘 등 5명의 산케에게 자신이 직접 마련한 등산용 털모자를 선물한다. 5명의 지리산 종주 산케들은 이 모자를 쓰고서 기념촬영.(근데 여산은 왜 안썼지?)
또한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총장으로서 산행기록이나 장거리산행계획 수립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내년에도 계속 총장으로 수고해 줄 도연에게 특별상을 백산이 직접 마련하였는데, 상품은 등산용내의.
상품전달을 끝내고서 여산회장, 지산대장이 금년 한해 동안의 산행을 회고하면서 인삿말을 한다. 특히 여산회장은 산케발전기금으로 거금 100만원을 쾌척하겠다는 약속에 만장의 박수를 받는다. 지산대장은 금년 1년동안 단 1건의 안전사고도 없는 무사고산행에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산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차기 원형회장과 백산대장은 내년도 집행부 계획을 피력하고.
부산에서 여기까지 무려 500km에 달하는 장거리 운전을 하여 송년산행에 참가한 상현이는 부산친구들을 대표하여 인삿말과 함께 참석한 모든 산케가족들에게 부산오뎅 1박스씩을 선물한다. 항상 만날때마다 우리들에게 부산오뎅맛을 볼수 있게 하는 상현이에게 모두들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금년도의 지는 여산회장과 내년도에 뜨는 원형회장, 그리고 지는 지산대장과 뜨는 백산회장이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하는 악수를 나누면서 송년행사를 마무리한다.
18:34 부산에서 온 다섯친구를 환송하고서
18:50 산케들을 태운 버스는 수덕사를 출발하여 서울로 향한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저녁 먹을 때 마시고 남은 이과두주는 부산오뎅과 오늘의 즐거운 송년산행을 안주로 삼으니 술술 넘어간다. 거기다 유상이의 사회로 이어지는 산케가수들의 구수한 노래에 술맛은 더욱 달아오르고. 이런 즐거움도 순식간. 어느새 버스롤 종착지인 압구정동 도착.
21:00 압구정동 주변 호프집에서 송년산행 뒤풀이. 1시간이 넘는 뒤풀이를 끝내고서 모두들 아쉬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뒤풀이를 즐기는 동안 내년도 여학생 총무가 선임됨으로써 여학생 산케들의 산행 참여가 현실화된 것이 가장 큰 소득임에 틀림없다.
2009년 1월 4일 대모산 단배산행에서 다시 만나자.
2008. 12. 29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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