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인간은 일생동안 세 번-34살, 60살, 78살- 늙는다 본문
<사람의 몸에선 평생 동안 세 번의 노화 기어가 작동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장단백질 수치 변화 분석해 보니 ●나이 들면서 서서히 늙는 게 아니라
●34, 60, 78 살의 세 번에 걸쳐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변곡점 형성
●373개 혈장단백질로 나이 정확하게 예측 가능
노화 aging가 직접적인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수명을 단축하는 만성질환의 위험인자라는 점에서 잠재적인 치료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노화 치료의 한 방법으로 거론되는 것이 젊은 피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젊은 혈장 수혈(Young Plasma treatment)이다. 의과학자들은 어린 쥐의 피를 수혈 받은 늙은 쥐에서 노화가 멈추거나 역전되는 현상을 실험실에서 확인했다. 하지만 얼마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노화 방지를 위해 젊은 사람의 혈장을 수혈 받는 것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인체 거부 반응이나 감염 등 치명적인 위험이 있다고 노화 방지 목적의 젊은 혈장 수혈을 금지한다고 발표하였다.
[혈장 plasma: 혈액 blood에서 고체인 혈구 blood cell 즉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을 제거한 액체 성분으로서 혈액의 55%를 차지. 혈장 속에 녹아 있는 모든 종류의 단백질을 혈장단백질 plasma protein이라고 하며, 그 중 알부민 albumin과 글로불린 globulin이 대부분을 차지.]
그런데 노화는 평생에 걸쳐 일정한 속도로 꾸준히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단 세 번의 급진적인 노화 시기를 거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9년 12월 5일 발간된 과학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Nature Medicine>에 발표된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Stadford University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알아낸 노화 촉진 시기는 34살, 60살, 78살이다. 나이가 들면서 몸 안에서 노화 기어 aging gear가 세 번 작동하는 셈이다. 우연의 일치이긴 하겠지만 전통적인 노인 진입 나이인 60세 환갑의 의과학적 근거도 확보하게 됐다.
연구진은 18~95세에 이르는 4,263명의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한 뒤 3,000여 가지의 혈장단백질을 추출·분석했다. 그 결과 1,379 가지 혈장단백질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는 걸 발견하고 이를 노화단백질 aging protein이라고 이름 붙였다.
<나이별 노화단백질 가지 수와 변곡점>
스탠퍼드대 신경과학자 토니 와이스 코레이 Tony Wyss-Coray 교수는 "이 연구를 시작했을 때 나이는 점진적으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노화도 상대적으로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고 가정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결과는 딴판이었다. 단백질 수치로 본 노화 그래프는 선형 곡선이 아닌 세 개의 뚜렷한 꼭지점을 형성했다. 단백질 수치의 급변은 생체 활동 프로그램의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특히 30대 중반인 34살 무렵에 노화 관련 단백질 수치가 급등하는 걸 보고 매우 놀랄랐고 한다.
연구진은 그러나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단백질 수치의 변화가 노화의 결과인지 아니면 그 원인인지도 불투명하다. 와이스-코레이 교수 교수는 다만 "혈액 속 단백질 대부분은 다른 장기 조직에서 오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노화한 단백질의 출처가 간이라면 간이 늙고 있다는 걸 뜻한다.
연구진은 특히 이번 연구에서 373개의 단백질 조합으로 사람의 나이를 3년 범위 내에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생리시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개인의 혈장단백질 구성과 비교하면 콩팥 같은 특정 장기의 노화가 다른 사람에 비해 빠른지 더딘지를 판별할 수 있다. 연구진이 생리시계를 적용해본 결과, 측정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상당히 낮게 나온 사람들은 건강 상태가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앞으로 쥐의 노화 역전 실험에서와 같은 노화 방지에 긍정적 효과를 내는 혈장단백질을 찾아내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에선 남성과 여성의 노화 경로가 다르다는 것도 확인했다.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 1,379개 단백질 가운데 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895개 단백질은 남성과 여성 중 특히 한쪽의 노화에만 관련성이 높았다.
물론 이번 연구는 초기단계일 뿐이다.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혈장단백질의 노화 패턴이 보편적으로 확인되는지, 각 단백질의 노화 기여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은 앞으로 연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연구진은 임상에 적용되려면 앞은 5~10년은 더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추후 연구가 의도대로 순좁롭게 진행된다면 조만간 피 한 방울로 적어도 세포 수준의 생테 노화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와이스-코레이 교수는 "기계학습(머신러닝 machine learning)을 이용하면 단 9가지의 단백질만으로도 정확한 테스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글의 대부분은 한겨레 인터넷판 2019. 12. 10일자 기사를 옳긴 것이다.
2019. 12. 10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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