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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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주기로 변하는 인생

새샘 2020. 12. 19. 22:29

인생은 7년 주기로 변화한다.

각 주기는 하나의 위기로 끝나 더 높은 단계로 넘어간다.

 

0살에서 7살까지

 

어머니와 강하게 결합.

세계에 대한 수평적 이해.

감각 형성.

어머니 냄새, 모유, 어머니의 목소리, 어머니의 온기, 어머니의 입맞춤이 중요한 준거準據[근거나 기준]가 된다.

이 시기는 일반적으로 모성애라는 고치가 깨지면서 나머지 세계에 대해 다소 주눅이 든 발견으로 끝난다.

 

7살에서 14살까지

 

아버지와 강하게 결합.

세계에 대한 수직적 이해.

인격 형성.

이 시기에는 아버지가 새로운 파트너가 되어 가정이라는 고치 밖에 있는 세계를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아버지는 새로운 준거로 받아들여져 존경의 대상이 된다.

 

14살에서 21살까지

 

사회에 대한 반항.

물질에 대한 이해.

지력 형성사춘기의 위기.

이 시기의 젊은이들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싶어한다.

그들은 반항적인 모든 것  이를테면 격렬한 음악, 낭만적인 태도, 독립에 대한 욕구, 소외된 청소년 집단과의 결합,

아나키스트적 가치의 수용, 낡은 가치에 대한 철저한 경멸 등 에 이끌린다.

이 시기는 가정이라는 고치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끝난다.

 

21살에서 28살까지

 

사회에 편입.

반항 다음의 안정화.

세계를 파괴하는 데에 이르지 못한 젊은이들은 앞선 세대보다 더 잘해 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세계에 통합된다.

그들은 부모의 직업보다 더 좋은 직업을 찾고, 부모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며, 

부모보다 더 행복한 커플을 이루고자 한다.

이 시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의 파트너를 골라 가정을 꾸린다.

자기 자신의 고치를 짓는 것이다.

이 시기는 대개 결혼으로 끝이 난다.

 

 

이렇게 처음 네 주기가 자기 고치를 짓는 것으로 마무리됨으로써 

인간은 7년 주기의 두 번째 순환에 들어간다.

 

 

29살에서 35살까지

 

가정의 공고화.

결혼과 주택과 자동차에 이어 자녀들이 생기고, 재산이 축적된다.

그런데 만일 처음 네 주기의 삶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 가정은 무너질 수 있다.

예컨대, 만일 첫 번째 주기에서 어머니의 애정을 적절하게 경험하지 못했을 때는,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만일 두 번째 주기에서 아버지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었다면, 아버지가 부부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만일 세 번째 주기에서 사회에 대한 반항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을 때는 직장에서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35살이란 나이는 종종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고치가 깨져버리는 나이다.

고치가 깨어지면 이혼이나 실직, 우울증, 정신 신체 의학적 질병이 생긴다.

 

35살에서 42살까지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위기는 지나가고, 이제 새로운 고치를 지어야 한다.

앞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머니와 여성에 대한 태도, 아버지와 남성에 대한 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

이혼한 사람들은 이 시기에 애인을 발견한다.

그들은 이제 결혼에서가 아니라 자기의 파트너에게서 자기가 기대하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이 시기에는 사회에 대한 태도도 재검토해야 한다.

직장 생활에 실패한 사람들은 이제 안정성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자기의 관심이나 그 직업이 허용하는 여가 시간을 생각해서 직업을 선택한다.

첫 번째 고치가 깨지고 나면, 사람들은 언제나 가능한 빨리 두 번째 고치를 지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에 만일 첫 번째 고치가 깨어지게 했던 요소들을 적절하게 제거한다면,

예전과 비슷한 고치가 아니라 한결 개선된 고치를 지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만일 과거의 실패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 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똑같은 고치를 지어 똑같은 실패에 이르고 말 것이다.

 

42살에서 49살까지

 

사회의 정복.

더욱 건전하고 견실한 두 번째 고치를 짓고 나면,

사람들은 가정과 일과 자아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충만함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승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행동 중의 하나로 이어진다.

첫째는 물질적인 성공의 표시, 즉 더 많은 돈, 더 많은 안락함, 더 많은 자녀들, 더 많은 애인들, 더 많은 권력 등에

욕심을 내면서 자기의 고치를 끊임없이 확대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새로운 정복지인 정신의 영역으로 뛰어듦으로써 자기 인격의 진정한 완성을 도모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시기는 정체성의 위기, 즉 다음과 같은 실존적인 질문들을 제기하는 것으로 끝난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나는 왜 사는가?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49살에서 56살까지

 

정신적인 혁명.

사람들은 자기 고치를 짓는데 성공하고 가정과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마지막 모험인 정신 혁명을 시작한다.

완전한 지혜에 도달하려는 이 정신 탐색은

만일 집단의 안일함이나 기존 사상의 편의성에 빠져들지 않고 정직하게 수행된다면,

여생을 다 바쳐야 하는 기나긴 여정이 될 것이다.

 

#주 1: 인생은 나선형으로 계속 발전해 나간다.

사람들은 마치 윷판의 말들이 돌고 돌 듯이 7년마다 똑같은 칸들[즉, 어머니에 대한 태도, 아버지에 대한 태도,

사회에 대한 태도, 자기 가정을 꾸리는 일에 대한 태도 등]을 다시 거쳐가면서 한 단계씩 올라간다.

#주 2: 때때로 어떤 사람들은 일부러 실패를 해서 주기를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구도求道의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때를 늦추거나 회피한다.

본격적으로 자기 자신과 대면해야 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출처: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열린책들, 2011)

 

2020. 12. 19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