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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종말 8 - 건강 장수 칠계명 중 4계명: 육식을 줄여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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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종말 8 - 건강 장수 칠계명 중 4계명: 육식을 줄여라

새샘 2021. 6. 15. 16:43

발암물질이 많은 대표적인 붉은 가공육은 핫도그, 소시지, 햄, 베이컨 등이다(출처-https://blog.daum.net/pjw42813/8772131)

 

우리는 아미노산 amino acid이 없으면 금방 죽을 것이다.
모든 단백질의 기본 구성단위 역할을 하는 유기화합물이기 때문이다.
아미노산 — 특히 우리 몸에서 합성할 수 없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9가지 필수 아미노산 —이 없다면 우리 세포는 생명 활동에 필요한 효소를 만들 수 없다.

육류에는 이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다 들어 있으며, 또 에너지를 수월하게 제공한다.
하지만 거기에는 대가가 따른다.
사실 꽤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윤리적으로 육식을 어떤 관점에서 보든 간에 육류는 우리 몸에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백질을 그냥 멀리하면 안 될까?
역설적이게도 우리에게 포만감을 주는 것은 단백질이다.
생쥐 역시 그렇다.
먹이가 부족해 떼 지어 다니는 메뚜기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서로를 잡아먹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동물은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면 굶주림이란 고통을 겪기 때문에 쉽게 제한할 수가 없는 듯하다.

동물 단백질 섭취의 단점을 둘러싸고는 그다지 논란의 여지가 없다.
동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이, 높은 심혈관질환 사망률 및 암 발병률과 연관되었다는 연구 결과들은 많다.
붉은 가공육이 특히 나쁘다.
핫도그, 소시지, 햄, 베이컨은 너무 맛있지만 불명예스럽게도 발암성을 띤다.
이런 식품들이 결장직장암(잘록곧창자암), 췌장암(이자암), 전립샘암과 관련이 있음을 밝힌 연구가 수백 건이나 된다.
또 붉은 고기에는 카르니틴 carnitine[비타민 B 복합체의 한 종류]이란 물질이 들어 있다.
우리 몸속 장내세균은 이 물질을 분해하여 TMAO(trimethylamine N-oxide 트리메틸아민-엔-옥사이드)라는 물질로 바꾸는데, 이 TMAO가 심장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해서 붉은 고기를 조금만 먹어도 죽는다는 뜻은 아니다.
수렵채집인들의 식단은 섬유질과 영양소가 풍부한 식물에다가 붉은 고기와 생선을 약간 곁들인 형태다.

그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사자의 저녁보다 토끼의 점심에 훨씬 더 가까운 식단을 짤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들을 보면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성 단백질로 더 많이 대체할수록 온갖 질병에 따른 사망률이 상당히 줄어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너지 관점에서 볼 때 좋은 소식은 식물성 단백질 섭취만으로도 모든 필수 아미노산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단점은 같은 양을 먹었을 때 식물 섭취로 얻을 수 있는 아미노산 양이 동물 섭취 때보다 더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활력 vitality이란 관점에서 보면 이 단점은 희소식이다.
그럴 경우 몸에 공급되는 아미노산의 양이 전반적으로 또는 어느 한 가지라도 부족하기 마련이므로
몸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존 회로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mTOR(mammalian TOR 포유류 TOR)[장수유전자가 만들어내는 효소(※노화의 종말 2 참조)]란 효소가 억제될 때는 세포 분열에 에너지를 덜 쓰는 대신 손상되었거나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진 단백질을 분해하는 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고, 앞서 올린 글 <노화의 종말 2 - 장수 유전자는 있고, 노화 유전자는 없다>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렇게 몸을 사리는 행동은 우리가 연구한 모든 생물에게서 활력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알아 둘 것은 mTOR가 열량 제한에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유전자가 너무 많이 또는 너무 자주 활성화되지 않기를 원한다면 아미노산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다.
그러므로 사실상 육류와 유제품의 섭취를 줄이는 단순한 방식으로 이 장수 유전자를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모든 필수 아미노산이 동등하지 않다는 점도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라파엘 데 카보 Rafael de Cabo, 미시건대학교의 리처드 밀러 Richard Miller, 하버드 의대의 제이 미첼 Jay Mitchell 등은 다년간의 실험을 통해 필수 아미노산인 메티오닌 methione 농도가 낮은 식단을 생쥐에게 먹이는 것이 몸의 방어 체계를 켜고, 수술 때 저산소증으로부터 기관을 보호하고, 건강한 수명을 20퍼센트 늘리는 아주 좋은 방법임을 알아냈다.

내 학생이었고 지금은 위스콘시대학교에 있는 더들리 래밍 Dudley Lamming은 메티오닌을 제한했을 때 비만이던 생쥐의 지방이 대부분, 그것도 빠르게 사라진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래밍이 '소파 뒹굴이'라고 부르는 끊임없이 먹어 대고 운동은 안 하는 생쥐들조차 한 달 사이에 지방이 약 70퍼센트가 빠지고 혈당 수치가 낮아졌다.

우리는 메티오닌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몸에 집어넣는 메티오닌 양을 제한하는 일은 더 잘할 수 있.
메티오닌은 쇠고기, 양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달걀에 많은 반면 식물성 단백질에는 전반적으로 적게 들어 있다.
식물성 단백질에는 메티오닌이 필요한 만큼은 공급할 수 있지만 생물학적 만족감을 주기에는 부족할 만큼만 들어 있다.

조건부 필수 아미노산인 아르기닌 arginine곁가지 side chain 사슬이 달린 세 가지 필수 아미노산인 류신 leucine, 이소류신 isoleucine, 발린 valine 또한 마찬가지다.
모두 mTOR를 활성화시키는 아미노산들이다.
몸속에서 이 세 아미노산의 낮은 농도는 수명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곁가지 사슬이 달린 아미노산의 섭취량 감소는 대사 건강 지표들을 상당히 개선한다는 사실 또한 드러났다.

우리는 이런 아미노산들이 없으면 살 수 없지만 우리 대다수는 분명히 이것들은 덜 섭취하고도 견딜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좋은 동물성 단백질'이라고 여기는 닭고기, 생선, 달걀의 섭취량을 줄임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런 식품들이 신체적 스트레스나 부상에서 회복하는 데 쓰이지 않는 상황일 때 더욱 그렇다.

이 모든 이야기가 우리들의 직관과 상반되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아미노산은 우리 몸에 도움이 되는게 아닌가?
그렇다.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류신은 근육을 강화한다고 잘 알려져 있다.
보디빌더가 운동 전, 운동 도중, 운동 후에 꿀꺽꿀꺽 마시는 단백질 음료에 류신이 다량 들어 있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류신이 mTOR를 활성화시켜서 우리 몸에 이렇게 외치기 때문에 어느 수준까지만 근육 강화가 이루어진다.
"지금 아주 좋은 시기야. 생존 회로에는 관심 없다면 말이야!"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단백질 음료는 mTOR 경로가 장수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

생쥐 식단에서 류신을 완전히 뺐더니 일주일 만에 건강 개선의 주요 지표인 혈당 수치가 상당히 줄어 들었다.
물론 우리 몸에 류신이 조금 필요하긴 하지만 조금만으로도 오래 쓸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발견은 채식주의자가 육식을 하는 사람보다 심혈관질환과 암에 걸리는 비율이 상당히 낮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
이 과정에 관여하는 것이 아미노산 섭취량 감소 —따라서 mTOR의 억제—만은 아니다.
열량 제한, 폴리페놀 polyphenol[페놀기가 2개 이상 포함된 방향족 알코올 화합물로서 과일, 야채, 시리얼, 차, 커피 등에 많이 들어 있음] 섭취량 증가와 함께, 자신이 남들보다 낫다는 자신감 역시 도움이 된다.
이 가운데 자신감을 제외한 모든 항목들이 채식주의자가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사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단백질 함량이 적고 채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면 더 오래 살지는 모르지만 우리 수명이 최대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몸의 영양 상태를 안 좋게 만든다고 해서 장수 유전자가 최대로 자극받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신의 생존 회로를 더욱 자극할 기회를 놓치고 있는 셈이다.
일요일 아침마다 멋진 스포츠카를 한 블록만 몰고 갔다가 돌아오는 것처럼 우리 장수 유전자는 안타까울 만큼 덜 이용될 것이다.

우리 장수 유전자는 훨씬 더 많은 출력을 낼 수 있다.
그저 시동을 걸고서 달리기만 하면 된다.
그럼 다음 글부터는 시동 거는 방법을 알아보기로 하자.

※출처
1. 데이비드 A. 싱클레어,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노화의 종말', 부키, 2020.
2. 구글 관련 자료

2021. 6. 15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