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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종말 24 - 노화 치료가 가져다줄 엄청난 혜택들

새샘 2021. 11. 19. 22:43

암, 심장질환, 노화 등의 노인성 질병 치료에 따른 연도별 미국 연방정부 건강보험료(메디케어 Medicare)와 주정부 건강보험료(메디케이드 Medicaid)를 합한 공공 의료보험료 총액 지출 추이(출처-출처자료2)

 

대너 골드먼 Dana Goldman은 온갖 냉소적인 말을 으레 들어 왔다.

이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USC)의 경제학자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모국인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의료비가 급증해 왔다는 사실을 대다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이해했다.

그는 이런 비용이 인류 수명이 연장됨으로써 더 많은 환자들이 더 오랫동안 더 심하게 아픈 시기에 지출되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사회보장제도 같은 공공복지 제도들이 앞으로 버티지 못할 수 있다는 끝없는 불안감에 사람들이 계속 시달리고 있음을 잘 알았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수십억 명 늘어난다면 경제에 재앙이 닥칠 것은 분명해 보였다.

 

그러나 몇 년 전 골드먼은 삶을 연장하는 것과 '건강한 삶을 연장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현재 기준에서 보면 노화는 이중으로 경제적 타격을 가하는 것과 같다.

앓아누우면 돈을 벌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못하게 될 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비용을 부담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 든 사람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보건의료자원을 더 적게 쓰게 된다면?

자원봉사, 멘토링 등의 형태로 사회에 계속 기여할 수 있다면?

어쩌면—정말 어쩌면—그렇게 추가로 늘어난 건강한 기간에 제공하는 가치가 경제적 타격을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골드먼은 수학적 분석을 시작했다.

훌륭한 경제학자들이 으레 그러듯이 그는 노화 지연 즉 노화 치료의 혜택을 추정할 때 엄밀하면서 보수적인 값을 채택하려 애썼다.

그의 연구진은 4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첫 번째는 단순히 현재의 지출과 저축 양상을 그대로 연장한 것이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어느 정도 발전이 이루어져서 특정 질병의 발병과 악화가 지연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네 번째는 노화가 지연되고 그에 따라 노화의 모든 증상들이 줄어든다고 보았다.

연구진은 4가지 시나리오별로 경제적 혜택을 평가하는 시뮬레이션을 50번 수행한 뒤 평균값을 구했다.

 

자료를 검토하자 한 가지가 명확히 드러났다.

어느 한 질병, 아니 몇 가지 질병의 부담을 줄여 봤자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연구진은 의학학술잡지 ≪의학전망(퍼스펙티브즈 인 메디신) Perspectives in Medicine≫이 이렇게 썼다.

"한 질병에 대처하는 쪽에서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이윽고 다른 질병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의미다. ········ 그러나 우리가 얻은 증거들은 노화가 지연된다면 모든 치명적이고 우리를 무력화시키는 질병에 걸릴 위험이 한꺼번에 줄어들 것임을 시사한다."

 

내(싱클레어 박사)가 이 책에서 노화를 늦추고 더 나아가 역행시킬 때 다른 질병 전체가 줄어들 것이라고 반복해서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가 아는 보건 의료체계에 획기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다.

수십만 달러가 들던 치료는 이윽고 푼돈으로 살 수 있는 알약으로 대체될 것이다.

사람들은 엄청난 돈을 들여서 "늙어 가는 곳"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설에서 지내는 대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생애의 마지막 며칠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미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수명을 겨우 몇 주 연장하겠다고 몇 조 달러나 쓰곤 했던 것은 생각하기조차 싫은 옛일이 될 것이다.

 

개별 질병들과 벌여 온 기나긴 전쟁을 끝냄으로써 우리가 받을 '평화 배당금'은 엄청날 것이다.

골드먼은 앞으로 50년에 걸쳐서 노화 지연이 가져올 경제적 혜택이 미국에서만 7조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리고 이 수치는 질병이나 장애 없이 살아갈 나이 든 사람의 비율이 '적당한' 수준으로 높아진다고 가정한 '보수적인' 추정값이다.

연구진은 액수가 얼마든 간에 혜택이 "빠르게 불어날 것이고, 미래의 모든 세대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썼다.

일단 노화를 치료하는 법을 알면 그 지식이 사라질 리가 없기 때문이다.

 

배당금 중 조금만 연구에 재투자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발견의 황금시대에 들어설 것이다.

우리가 인간의 활력을 연장하는 일에 계속 애쓸 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 감염병 증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좋은 교육의 확충, 식량 안보, 멸종 예방 같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여러 도전 과제들에 맞서 싸울 명석한 사람들로 구성된 대규모 군대를 풀어 놓는다면 그런 발견은 더욱 힘을 얻을 것이다.

해마다 몇 십조 달러를 써서 노화 관련 질환들을 하나씩 공략하는 세계에서는 그런 도전 과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가 없다.

 

헛수고로 돌아가곤 하는 의약 개발에 우리 지적 자본 중 상당 부분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전 세계 수천 곳에 달하는 연구실에서 수백만 명의 연구자가 일하고 있다.

그 수가 엄청 많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연구자들을 다 모와 봤자 인구의 0.1퍼센트에 불과하다.

병원과 의료센터에서 한 번에 한 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일에 매달려 있는 물질적·지적 자본 중 일부만이라도 풀어준다면 과학이 얼마나 빨리 발전하겠는가?

 

임신과 육아라는 기회의 창이 훨씬 더 길어진다면 여성 수십억 명이 합류함으로써 이 군대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우리 연구실에서 이루어지는 동물 연구 결과 출산 가능 연령이라는 기회의 창이 10년까지 늘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전망은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미국 여성 가운데 43퍼센트가 거의 대부분 육아 부담을 지느라 일정 기간 경력이 중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직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여성의 수명과 가임 기간이 길어진다면 일을 쉴 때의 여파 또한 비교적 약해질 것이다.

금세기가 끝날 무렵이면 수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육아와 일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던 암울한 시대를 돌아보면서 안타까워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제 이 군대에 현재 연령 차별, '퇴직할 때'라는 사회적 강요, 신체적·지적 능력을 앗아가는 질병 때문에 밀려나 있는 남녀들의 지적 능력을 추가해 보자.

내 아버지가 하고 있듯이 많은 70대아 80대가 늘 하고 싶었던 일을 하거나 돈을 더 벌기 위해, 또는 자원봉사자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하거나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일을 함으로써 다시 경제활동인구에 진입할 것이다.

비싼 의료비 지출을 예방함으로써 절약되는 돈을 재교육에 투자한다면 70세가 넘은 사람들이 몇 년 동안 학교로 돌아갈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자신이 언제나 하고 싶었지만 잘못된 결정을 내리거나 그저 삶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바람에 하지 못했던 일을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70세가 넘는 사람들이 여전히 경제활동인구에 속해 활동할 때 그들이 나누어 줄 수 있는 경험, 믿음직하게 받쳐 줄 수 있는 지혜, 드러낼 수 있는 현명한 리더십이 어떠할지 상상해 보라.

활력 연장을 통해 엄청난 경제적·지적 자원이 제공될 때 현재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문제들은 전혀 달리 보일 것이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최고 버전으로 세상에 참여한다면 더욱 그럴 수 있다.

 

※출처

1. 데이비드 A. 싱클레어,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노화의 종말', 부키, 2020.

2. D. Goldman, 노화 치료의 경제적 혜택 The Economic Promise of Delayed Aging, Cold Spring Harb Perspect Med. 2016 Feb; 6(2): a025072.(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743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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