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21. 12/22~23 서산-예산 여행6: 예산 덕숭산 수덕사 본문
서산-예산 여행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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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 가람伽藍[승가람마僧伽藍摩: 승려가 살면서 불도를 닦는 곳으로 절(사찰寺刹)을 말함] 배치
서산 여행을 끝내고 예산을 둘러볼 차례.
예산 하면 떠오르는 곳은 가수 송춘희가 1966년 불러 대히트를 기록한 트롯 '수덕사의 여승'으로 예전부터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예산 덕숭산 수덕사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그녀는 노래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불교로 개종하여 동국대 불교대학원으로 졸업하는 등 지금도 연예계의 대표적인 불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수덕사의 여승이란 노래로 인해 수덕사는 여승女僧 즉 비구니比丘尼 절로 잘못 알려지게 되었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일제강점기 여성운동가이자 시인 겸 수필가인 개화기 신여성으로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던 김일엽金一葉(1896~1971)이 1933년 수덕사 견성암에서 만공스님의 상좌로 불교에 귀의하여 '일엽'이란 법명으로 비구니가 되어 견성암에서 거주하였다.
그러다가 1960년대에 이르러 일엽스님은 수덕사 환희대로 옮겨 생활하면서 1966년 자서전을 써 내는 등 문인으로서 인기를 얻게 되었는데, 같은 해인 1966년 수덕사의 여승이란 노래가 히트하면서 자서전의 주인공 일엽스님이 수덕사의 여승으로 데자뷰되면서 대중들은 수덕사를 비구니 절로 인식하게 되었던 것!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안길(사천리)의 덕숭산 남쪽에 자리 잡은 조계종 사찰[제7교구 본사] 덕숭산德崇山 수덕사修德寺는 우리나라 4대 총림叢林[많은 승려가 모여 수행하는 곳을 통틀어 이르는 말]의 하나인 덕숭총림이 있다.
절에 남겨진 사적기에 따르면 백제 후기 숭제법사崇濟法師가 처음 짓고, 고려 공민왕 때 나옹懶翁이 다시 고친 것으로 되어 있다.
또 다른 사적기에는 백제 법왕 1년(599)에 지명법사知命法師가 짓고 원효가 다시 고쳤다고 전한다.
이런 창건 역사에 대한 근거는 확실하지 않지만 당唐나라 승려 도선道宣(596~667)이 지은 ≪속고승전續高僧傳≫('양梁고승전'이라고도 함)[양梁나라 승려 혜교慧皎가 지은 '고승전高僧傳'의 속편이며, 당唐고승전이라고도 함]에 백제 무왕 2년(601) 백제 승려 혜현慧現/慧顯(570~627)이 수덕사에서 법화경을 강론했다는 기록과 함께 수덕사 경내에서 발견된 백제시대 와당과 기와 조각 등으로 미루어 백제시대부터 있어온 사찰로 여겨진다.
대웅전 해체 수리할 때 나온 묵서명墨書銘[벽에 기록된 붓글씨]에 중수 연대가 적혀 있어 대웅전이 고려 충렬왕 34년(1308)에 고쳐 지은 것이 확인됨으로써 700년이 넘는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의 하나로 인정받았다.
수덕사의 주요 문화재는 국보인 대웅전을 비롯하여 보물인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복장유물, 노사나불 괘불탱 등이 있다.
수덕사가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바로 한국 근현대 불교를 개창한 조선 말기의 대선사大禪師[선종 불교에서 가장 높은 법계] 경허鏡虛스님(1849~1912)이 이곳에 머물면서 선풍禪風을 크게 진작시킨 덕분이다.
그 후 경허대선사의 수제자 삼월三月 중 하나로 경허대선사의 법맥을 이어받은 만공滿空대선사(1871~1946)가 1898년 수덕사를 중창한 뒤 계속 머물면서 후학을 지도하여 선불교禪佛敎를 중흥시켰다.
수덕사길에서 수덕사로 들어가는 수덕사안길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나타나는 수덕사 산문山門[절의 바깥문]은 수덕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문이다.
'덕숭산수덕사德崇山修德寺' 편액이 걸린 산문을 지나면 두 갈래 찻길이 나오는데, 직진하면 상가를 거쳐 일주문 가는 큰길이고, 우회전하여 조금 가면 찻길이 없으므로 흙길을 걸어 수덕사 경내로 들어가야 한다.
산문을 기념품점과 식당이 있는 마을에서 차를 세워놓고 걸어가면 4개의 기둥이 가로로 늘어선 큰문이 나오는데 이 문이 일주문인 줄로 생각했지만 안내도를 보니 일주문이 아닌 수덕사 선문禪門이다.
산문과 일주문 사이의 이 문이 선문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수덕사가 선불교의 요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선문 앞 오른쪽 건물은 매표소.
선문 오른쪽에 보이는 기와 담장 뒤는 여러 개의 부도가 모여 있는 부도전浮屠殿.
2개의 수덕사안길이 합쳐지는 지점 오른쪽(동쪽) 땅에서는 유물전시관 공사가 한창이다.
2개의 수덕사안길 합류점 직후에 '덕숭산수덕사'란 편액이 걸린 수덕사 일주문一柱門이 있다.
편액 글씨는 추사 제자로서 호남 제일의 명필로 손꼽히는 서예가 손재형(1902~1981)이 친필.
손재형은 스승 추사의 '세한도'를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오게 한 중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일주문 직전 길 왼쪽으로 해탈교 너머에 있는 현대식 건물인 수덕사선禪미술관.
일주문을 지나 왼쪽에 보이는 수덕여관
일주문 다음의 금강문金剛門 안에 있는 금강역사는 불교의 잡귀나 악신을 손에 든 금강저金剛杵로 물리치는 수문신장守門神將이다.
금강문 앞 왼쪽에 서 있는 수덕사 역사를 기록한 비석 수덕산사적비.
금강문을 지나 왼쪽에 보이는 불전은 환희대歡喜臺로서 비구니 일엽스님이 머물다가 입적한 암자다.
사천왕문
사천왕문을 지나면 2단으로 된 계단 위에 문이 아닌 누각이 나온다.
이 누각은 수덕사 대웅전 앞마당으로 들어가는 정문인 황하정루黃河精樓.
황하정루 계단 왼쪽에 서 있는 칠층석탑은 1930년 당시 주지였던 만공대선사가 대웅전 앞에 세운 것이지만, 지금은 황하정루 앞으로 옮겨졌다.
이 탑의 특징은 다른 석탑과는 달리 맨 아래 탑을 받치는 기단이 없다는 것 .
황하정루 계단 오른쪽에 있는 만공기념관.
아래 계단을 올라 위 계단 앞에서 바본 황하정루.
황하정루 편액은 아래 계단과는 달리 위 계단의 가운데는 계단 없는 경사면에 '대해탈장大解脫場'[큰 해탈에 이르는 도량道場(절)]이라 새겨 놓았고, 황화정루 지붕 아래 편액은 '선지종찰수덕사禪之宗刹修德寺'[선불교를 계승한 대표 사찰 수덕사], 1층 누각 입구 현판은 '덕숭총림德崇叢林'이다.
황하정루를 지나 또 계단이다.
이 계단을 올라야 비로소 대웅전 앞마당에 들어서는 것.
계단 앞 오른쪽에 있는 언제 봐도 느긋하고 포근한 인상의 포대화상과 뒤쪽 동선당(염불원)
계단 앞에서 뒤돌아본 황하정루 안쪽에 '황하정루黃河亭樓' 편액이 걸려 있다.
황하정루 지나 계단 올라와서 찍은 대웅전 경내 파노라마 사진
대웅전 앞마당으로 들어와서 본 대웅전, 대웅전 앞 삼층석탑, 대웅전 왼쪽 백련당, 대웅전 오른쪽 청련당
대웅전 왼쪽 전각들 - 왼쪽 앞 범종각, 그 뒤는 조인정사(요사), 오른쪽 백련당(스님 선방이자 요사), 오른쪽 끝 기단 위는 관음전.
범종각과 조인정사
백련당白蓮堂
대웅전 오른쪽 전각들 - 왼쪽 청련당(스님 요사이자 선방), 가운데 법고각, 오른쪽 종무소
국보 제49호 수덕사 대웅전과 앞마당의 삼층석탑.
대웅전은 백제 계통의 목조건축 양식을 이은 고려시대 건물로 특히 건물 옆면의 장식들이 매우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지은 시기(고려 충렬왕 34년, 1308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의 하나다.
가장 오래된 국내 목조건물인 안동 봉정사鳳停寺 극락전極樂殿(국보 제15호), 두 번째인 영주 부석사浮石寺 무량수전無量壽殿(국보 제18호)에 이어 세 번째로 오래된 건물로 인정받고 있다.
대웅전 앞 삼층석탑은 고려시대 양식의 석탑이다.
2층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리고 지붕돌과 한 돌로 만들어진 머리장식을 얹었다.
위아래층 기단과 탑신의 몸돌에는 기둥 모양을 새겼다.
지붕돌은 밑면에 4단의 받침을 주었고 네 귀퉁이가 살짝 들려있다.
1, 2층 지붕돌 일부가 떨어져 나가긴했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어 안정감이 느껴진다.
통일신라 문무왕 5년(665)에 세웠다고 전하고 있으나 확실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통일신라 석탑 전성기에 비해 가운데기둥 조각 수가 적고, 지붕돌 받침 역시 4단으로 적어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대웅전 건물 옆면 장식(사진 출처 국가문화유산포털 http://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ccbaCpno=1113400490000&pageNo=1_1_2_0)
대웅전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가운데 석가모니불, 왼쪽 아미타불, 오른쪽 약사불은 오른 손바닥에 작은 약사발이 있다.(보물 제1381호)(아래 두 번째 사진 출처-국가문화유산포털 http://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s_kdcd=&s_ctcd=34&ccbaKdcd=12&ccbaAsno=13810000&ccbaCtcd=34&ccbaCpno=1123413810000&ccbaLcto=00&culPageNo=12&header=region&pageNo__=1&returnUrl=%2Fheri%2Fcul%2FculSelectRegionList.do&assetnamel=&pageNo=1_1_2_0)
대웅전 앞 기단 위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바위가 하나 있고 그 왼쪽 끝에 거북이 등위 연좌에 초록 법의를 걸친 관음보살상이 서 있다.
이 바위는 관음보살의 전설이 서려있어 관음바위라 부르며, 전설에 나오는 관음보살의 현신現身[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보임] '수덕각시'의 이름을 따서 절 이름이 수덕사가 되었다고 한다.
바위 왼쪽면에는 '수덕사 관음바위 전설'이란 제목과 그 내용을 새긴 화강암 명판이 박혀 있다.
이 관음바위 앞에는 노오란 오렌지(귤?) 열매가 달린 나무가 있다.
관음바위 전설에 나오는 버선 모양의 노란 꽃을 피우고 콩깍지가 달리는 콩과식물 골담초는 분명 아니다.
잎을 보니 골담초 잎인데 웬 오렌지 열매일까?
아마도 골담초와 오렌지나무가 함께 자라고 있는 탓이리라!
뒤에서 본 관음바위(사진 출처-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3549)
관음바위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심우당尋牛堂이 있으며, 기둥에 승가대학 표지판이 붙어 있다.
다시 대웅전 앞으로 나와 이번에는 오른쪽 불전을 둘러보려고 대웅전 오른쪽으로 간다.
대웅전 기단 위 오른쪽에서 돌아본 백련당과 삼층석탑.
대웅전 앞마당 오른쪽에는 요사 선방인 청련당靑蓮堂이 있는데, 백련당과 마주보고 있다.
청련당 아래쪽 법고각에서 올려다본 청련당 남쪽에 걸린 현판은 만공스님의 친필인 세계일화世界一花['세계는 한 송이 꽃'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 만물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닌 모두가 똑같은 한 송이 꽃이다]
청련당에서 내려다본 법고각(가운데)과 종무소(왼쪽).
법고각 양쪽으로 느티나무 한 그루씩 서 있다.
법고각과 오른쪽 대웅전 앞마당 오르는 계단 사이에서 바라본 맞은편 범종각과 조인정사.
위 사진을 찍은 지점에서 올려다본 백련당, 삼층석탑, 대웅전, 청련당
계단
법고각에는 법고, 목어, 운판을 보관하고 있다.
사진 맨 왼쪽은 방금 내려왔던 청련당, 그리고 법고각 오른쪽 뒤는 종무소.
종무소 편액은 수덕사修德寺
대웅전부터 아래쪽은 거의 둘러봤으므로 이제는 대웅전 뒤쪽으로 다시 올라간다.
대웅전 오른쪽의 명부전.
대웅전 뒷동산
대웅전과 뒷동산 사이의 담장 끝에 관음전이 보인다.
대웅전과 뒷담장 사잇길을 통해 관음전 쪽으로 가까이 가니 관음전 왼쪽 앞에는 석등이, 석등과 관음전 사이 기와집은 아까 보았던 승가대학 건물인 심우당이다.
그리고 관음전 오른쪽에 큰 비석이 한 개 서 있다.
관음전과 오른쪽 옆 비석.
관음전 옆 비석은 수덕사 사적기에 백제 법왕 1년(599)에 수덕사를 창건했다고 기록된 지명법사知命法師를 수덕사 개산조로 인정하여 세운 '덕숭산수덕사 개산조 대덕지명법사지비 德崇山修德寺 開山祖 大德智命法師之碑'.
대웅전 아래 범종각 앞 마당의 남쪽 끝에서 바라본 수덕사 경내 풍광.
왼쪽부터 대웅전, 청련당, 법고각, 종무소.
위 사진을 찍은 곳에서 아래 왼쪽(동쪽)으로 내려다본 황하정루.
왼쪽 전각은 동선당(염불원)이다.
위 사진을 찍은 곳에서 황하정루 반대쪽인 아래 오른쪽(서쪽)으로 내려다본 풍광.
사진 오른쪽 끝은 심연당이고, 그 왼쪽은 명선당으로서 모두 템플스테이 공간이다.
범종각 앞마당에서 계단으로 내려와 황하정루 앞에서 왼쪽(동쪽)의 전각으로 향한다.
담장 문 지붕에는 동선당이란 문패(가람 배치도에는 동선당이 아닌 염불원으로 표기), 그리고 문쪽 현판 글은 말하지 않고도 마음만으로 통한다는 '염화미소拈華微笑'다.
문안으로 들어가서 오른쪽 마당에서 바라본 동선당東禪堂
동선당 옆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오른쪽으로 바라본 수덕사 전경.
선문 직전 길 왼쪽의 부도전과 오른쪽 길가에 서 있는 조각작품.
조각작품의 제목은 '보자기1'.
조각 설명에는 "덕숭산만 한 황금 덩어리가 있다 한들 마음이 만족할 줄 모르면 항상 부족하고 헐떡거린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삶이 가벼워지겠지."
2022. 2. 5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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