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클래식 음악의 괴짜들 2: 장난스러운 멋쟁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본문
○모차르트의 음악은 더없이 자연스럽고 더없이 아름답다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가 뛰어난 음악 신동이었지만, 진정 놀라운 점은 나이가 들수록 음악이 더욱더 훌륭해졌다는 사실이다.
그가 어린 시절에 작곡한 작품들은 아주 사랑스럽고 어린이로서는 놀라운 수준이다.
하지만 만약 모차르트가 10대에 죽었다면 오늘날 그의 음악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모차르트의 가장 눈부신 작품들은 20대에서 30대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어떤 사람이 모차르트에게 어떻게 언제나 완벽한 음악을 작곡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모차르트는 "다르게 작곡하는 방법을 몰라요."하고 대답했다.
그의 음악은 더없이 아름답다.
모차르트는 아름답지 않으면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 안에는 비극적이고 무서운 감정을 포함해 온갖 감정이 담겨 있다.
그의 음악에는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모차르트는 어떤 형식의 음악도 척척 작곡해 냈다.
오페라, 교향곡, 협주고, 실내악, 종교 음악, 피아노 소나타, 심지어 춤곡까지 무엇이든 모차르트가 손을 대기만 하면 음악의 보석으로 변했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모든 사람이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음악가부터 음악을 한 번도 안들어 본 사람까지고 모두가 그의 음악을 사랑할 수 있다.
그의 음악은 자연의 산물과도 같다.
소절 하나하나가 더없이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나라면 그런 상상은 아예 하지 않겠다!
○무엇을 들을까
참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놓치면 안 될 곡들이 너무나 많다!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곡도 좀 있기는 하다.
모차르트가 오직 돈을 벌기 위해서 쓴 곡이나 아주 어려서 작곡한 음악들이 그렇다.
하지만 그런 것을 빼도 걸작의 목록은 길고 길다.
모차르트는 무엇보다 자신을 오페라 작곡가로 여겼으니, 오페라 Opera들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
먼저 음반을 듣고 익숙해진 다음, 기회가 생기면 직접 극장에 가서 보는 게 좋다.
내가 추천하는 작품은 <돈 조반니 Don Giovanni(K527)>와 <마술피리 Die Zauberflöte(K620)>다.
모차르트가 오페라 작곡가로서 이룬 훌륭한 성과 한 가지는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성격에 따라 완전히 다른 소리를 내게 한 것이다.
예를 들면 <돈 조반니>의 주인공 돈 Don은 매력 만점의 바람둥리로 만나는 모든 여자를 유혹한다.
돈의 음악은 매력적이고 강렬하지만 어딘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결국 돈은 석상이 머리 위로 떨어져서 지옥 불길로 끌려 들어가는 결말을 맞는다.
동화 같은 분위기의 <마술피리>에서는 무시무시한 밤의 여왕이 나온다.
밤의 여왕의 음악은 맹렬하고 사납다.
여왕의 아름다운 딸인 파미나 Pamina는 맑고 고운 소리를 낸다.
새 잡는 사람 파파게노 Papageno의 음악은 어수룩하고 바보 같지만 그래도 아주 사랑스럽다.
이런 식으로 모차르트는 음 하나하나가 모두 자신이 창조한 인물에게 완벽하게 들어맞도록 했고, 착한 사람의 노래건 나쁜 사람의 노래건 간에 더없이 아름답고 귀에 쏙쏙 들어오게 했다.
모차르트는 스물일곱 편의 피아노 협주곡을 썼다.
대개는 자신의 음악회를 위해 쓴 것인데 특히 후기의 작품들을 듣다 보면 그의 피아노 연주 실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실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을 얼마나 좋아했는지도.
자기 능력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몇 시간이고 연주를 계속해 주었다.
모차르트가 얼마나 큰 슬픔을 느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런 느낌은 우리에게 더욱더 오래 남는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Mozart Piano Conerto No.23(K488)>을 들어 보자.
K는 쾨헬 Köchel이라는 사람을 가리킨다.
쾨헬은 오랜 세월을 바쳐서 600편이 훨씬 넘는 모차르트의 작품을 발굴·수집하고, 창작 순서대로 정리했다.
엄청난 수고가 아닐 수 없다.
K488이란 모차르트가 488번 째로 작곡한 작품이라는 뜻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의 세 악장은 각각의 느낌이 전혀 다르지만, 그러면서도 하나의 멋진 이야기를 이룬다.
1악장은 매우 우아하다.
어떤 완벽한 세계로 들어선 듯하다.
3악장에서는 사람들이 웃고 춤추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작품의 핵심은 느린 악장인 2악장이다.
2악장은 바닥을 알 수 없는 강물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슬프고, 그 아름다움은 정말로 마법과 같다.
마지막 교향곡 세 편도 놓치지 말자.
세 편 모두 찬란하다.
굳이 하나를 선택하라면 가장 마지막 작품인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 Mozart Symphony No.41 Jupiter(K551)>를 골라야 할 것이다.
황금처럼 빛나는 음악의 잔치다.
그런 다음에 비극적인 음악을 듣고 싶다면 <모차르트 레퀴엠 Mozart Requiem(진혼곡)(K626)>과 <모차르트 현악오중주 G 단조 Mozart String Quintet No.4 in G minor(K516)>를 들어 보자.
이 모든 것을 다 듣고 나면 아마도 계속해서 다른 곡들을 듣고 싶어지지 않을까.
※출처
1. 스티븐 이설리스 글·애덤 스토어 그림/고정아 옮김, '클래식 음악의 괴짜들', 비룡소, 2010.
2. 구글 관련 자료
2022. 8. 25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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