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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당 이재관 "천지석벽도"

새샘 2023. 4. 11. 13:54

이재관, 천지석벽도, 종이에 수묵, 35.6x43.3cm, 개인(사진 출처-출처자료1)

 

완당 김정희의 영향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받은 한말 서화가 여섯 사람—고람 전기, 형당 유재소, 소치 허련, 소당 이재관, 대원군 이하응, 운미 민영익— 중 네 번째인 이재관이 그린 <천지석벽도 天池石壁圖>.

 

자는 원강元綱, 호는 소당小塘인 이재관李在寬(1783∼1837)은 도화서 화원이었다.

조희룡의 ≪호산외사 壺山外史≫에 그림을 따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뛰어난 재주로 자가自家를 이루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그의 화풍은 이인상이나 윤제홍의 면모를 보이고 있고, 그림에 추사의 발문도 있어 화원이면서도 남종 문인화의 세계를 추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화초, 초충(풀과 곤충), 물고기를 잘 그렸고, 특히 영모화翎毛畫(새나 짐승을 그린 그림)에 뛰어났다고 전한다.

 

이재관이 원나라 황공망의 대표 산수화 <천지석벽도>를 본따 천지석벽과 황산괴송을 그린 <천지석벽도 天池石壁圖>를 보면 암벽의 주름이 완전히 능호관 이인상의 독특한 기법과 일치하여 이인상에게서 받은 영향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그림은 이인상의 깔끔하고 차가운 문기와는 달리 투박하면서도 신선한 화풍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재관 스스로 새로운 격格을 만들어냄으로써 독보적인 화풍을 이루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그림 위쪽에는 완당이 술에 취해 썼다고 하는 발문跋文(그림이나 본문 내용의 대강이나 간행 경위에 관한 사항을 간략하게 적은 글) '추사취제秋史醉題'가 세로로 7줄 씌어 있는데, 그 중 첫 줄 '천지석벽天池壁圖'에서 그림 제목을 땄다.

 

이재관이 조선시대 문인화나 풍속화의 대가들과 견주어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의 작품 수준과 명성은 ‘앞뒤 백년 통틀어 그만한 솜씨가 없다’고 할 정도의 독보적인 지위를 누렸던 화가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출처
1. 이용희, '우리 옛 그림의 아름다움 - 동주 이용희 전집 10'(연암서가, 2018)

2. https://www.krpia.co.kr/knowledge/people/main?idx=14675 

3. http://www.yongin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008

 

2023. 4. 11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