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5: 상사병을 진단한 명의 에라시스트라토스 본문
마케도니아 Macedonia(Macedon)의 알렉산드로스 대왕 Alexander the Great(알렉산드로스 3세 Alexandros III)(재위: 서기전 336~323)은 광대한 영토를 정복하고 화려한 헬레니즘 Hellenism 문화를 전파하려 노력했지만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났다.
이후 알렉산드로스의 후계자들 사이에 '서양 삼국지'라 부르는 디아도코이 Diadochoi 전쟁('디아도코이'란 '왕의 후계자'란 뜻으로 '후계자 전쟁'이라고도 부르며, 시리아, 마케도니아, 이집트의 3국간의 전쟁)이 벌어졌다.
그 결과 알렉산드로스 제국의 서쪽 영토이던 이집트에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Ptolemaic dynasty가, 그리고 시리아에는 셀레우코스 왕조 Seleucid dynasty가 각각 자리를 잡았다.
이 가운데 셀레우코스 왕조의 창시자인 셀레우코스 1세 Seleucus I(재위: 서기전 305~281)에게는 걱정거리가 있었다.
그가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예쁜 새 왕비와 결혼도 하고 신나게 나라의 기틀을 닦아나가던 때 왕자 안티오코스 Antíochos가 알 수 없는 병이 든 것이다.
내노라하는 궁정 의사들이 진단을 못 내리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왕자는 시름시름 앓으며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갔다.
셀레우코스 1세는 온 세상의 의사를 수소문하던 중 때마침 한 명의가 등장했다.
명의는 왕자의 몸을 세밀하게 관찰했지만 아무런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
자신이 왕자의 병을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한 명의는 환자의 보호자인 왕과 왕비와 면담을 했다.
그때 명의는 보호자를 바라보는 왕자의 모습에 미세한 변화가 생기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왕비를 바라보는 왕자의 피부가 뜨거워지고 맥박이 빨라졌던 것이다.
명의는 그제야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
왕자의 병은 바로 왕비를 향한 상사병이었다.
사랑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주체하지 못할 사랑의 감정 때문에 병이 든 것이다.
명의를 통해 사정을 알게 된 셀레우코스 1세는 자신의 아내를 아들에게 양보했을 뿐 아니라 자신이 다스리던 영지도 맡겼다.
왕자 안티오코스의 몸이 회복된 것은 물론이고 명의는 왕에게 큰 선물을 받았다.
아들 안티오코스가 왕위를 이어받은 셀레우코스 왕조는 400년 이상 굳건히 유지되었다.
왕비를 사랑한 왕자에 대한 애매하면서도 감동적인 이 이야기는 후대의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줌으로써 위에 보이는 그림도 탄생되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명의가 바로 그리스 출신으로 알렉산드리아에서 해부학 학교를 설립하여 해부한 연구를 하던 의학자 에라시스트라토스 Erasistratos(또는 에라시스트라투스 Erasistratus)(서기전 304경~250경)다.
그는 동시대 알렉산드리아 의학자인 헤로필로스 Herophilos(서기전 335경~서기전 280경)와 함께 인간의 생체 해부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라스시트라투스는 특히 신경을 인식하고 뇌와 골격근의 운동이 신경의 역할인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역사가들은 그를 잠재적인 신경과학의 창시자로 인정하고 있다.
에라시스트라투스의 또 다른 현대의학에의 기여는 심장과 혈관을 흐르는 혈액순환 시스템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출처
1. 김은중, '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반니, 2022)
2. 구글 관련 자료
2023. 7. 19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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