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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샘(淸泉)
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30 - 가시칠엽수(마로니에) 본문
유럽의 가로수로 널리 심는 마로니에는 열매가 가시가 나 있다고 하여 우리말로 가시칠엽수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시칠엽수보다 열매에 가시가 없는 일본 원산의 칠엽수七葉樹를 더 흔히 만날 수 있다.
학명은 에스큘루스 히포카스타눔 Aesculus hippocastanum, 영어는 marronnier(마로니에) 또는 common horse chestnut(말밤나무), 중국어 한자는 서양칠엽수西洋七葉樹다.
○감미로운 이름 '마로니에'
마로니에 marronnier는 칠엽수과 칠엽수속 즉 에스큘루스 속에 속하는데 이 속에는 13개의 수종이 있다.
모두 북반구에서 자라면 손바닥처럼 갈라지는 큰 잎을 가지고 있어 쉽게 구별된다.
대개 7개의 작은 잎으로 되어 있어 '칠엽수'란 이름이 붙었다.
이 글에서는 나무 이름을 칠엽수가 아닌 '마로니에'로 부르기로 하는데, 이는 다른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마로니에라는 단어에 감미롭고 발성학적으로 음향의 맛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의 심금에 한결같이 동심원처럼 퍼져나가는, 잔잔한 물결과 같은 높고 낮은 파장의 흐름이 있다.
마로니에가 출현하는 옛 유행가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 속에 봄비가 흘러내리고
임자 없는 술잔에 어리는 그 얼굴
루루루루 루루루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마지막 구절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하는 대목은 지난날 사연이 있었던 그곳의 마로니에 꽃이 주는 황홀을 회상하고 있다는 것으로 감동을 느끼게 한다.
○형태 및 특성
마로니에는 웅장한 수형과 싱싱한 잎과 밤처럼 생긴 열매의 귀여움도 있지만, 역시 나무를 온통 덮어버리는 화려한 꽃 덕분에 돋보이고 명성도 얻은 것이 아닌가 싶다.
꽃은 초여름에 큰 원뿔꽃차례로 달리고, 꽃의 양이 많으면서도 아름답다.
꽃색은 흰 것도 있고, 분홍색이나 붉은 것도 있다.
해머턴 P. G. Hammerton은 "5월의 마로니에는 신과 인간을 위해서 창조된 미술품이다"라고 마로니에 꽃을 극찬했다.
둥근 마로니에 열매는 익으면 세 갈래로 갈라져 그 안에 있던 진한 갈색의 종자를 드러낸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굵은 밤알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하지만 독이 있어 그냥 먹을 수는 없고, 식량으로 사용하려면 물에 우려야 한다.
도토리로 묵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일본 사람들은 일본에 나는 칠엽수를 '도치노키トチノキ'라 부르고, 한자로는 상수리나무 '상橡' 또는 상수리나무 '회栃'자를 쓴다.
일본에서도 칠엽수가 많은 곳에서는 가을에 많은 열매를 채집할 수 있어 향토식품의 원료로 잘 이용해왔다.
그들은 이것으로 떡을 만드는데, 이 떡의 이름을 '도치모치 とち餅(회병栃餅)'라고 해서 고향의 음식으로 자랑하고 있다.
이제는 식량에 여유가 생겨서 예전처럼 도치모치를 잘 만들지는 않지만 그 전통은 이어질 것이다.
우리 인간들은 고향의 맛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정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로니에 열매에는 정신을 못 차리게 하는 성분이 있어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유럽의 마로니에
마로니에는 프랑스어로 '밤나무'를 뜻하는데, 유럽 원산의 학명 에스큘루스 히포카스타눔을 통상 마로니에로 부르고 있다.
이 나무가 말밤나무 common horse chestnut란 영어 이름을 얻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의견이 있다.
하나는 이 나무가 말의 숨찬 증세를 치유하는 효과가 있어서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 나무의 줄기 마디 부분을 자르면 그 모양이 흡사 말발 모양과 같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잎이 떨어지고 난 뒤의 흔적에 남는 관다발의 자리가 역시 말발 모양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로니에의 원산지는 발칸반도 Balkan Peninsula로서 유럽종이다.
열매 표면에는 돌기가 있고, 잎자루가 없는 작은 잎은 5~7장으로 되어 있다.
몸집이 거대한 아름다운 녹음수綠陰樹(숲을 이루는 나무)로서, 또 가로수나 공원수 도는 정원수로서 귀중한 존재이다.
영국은 물론 유럽 일대에 널리 분포해 그곳 사람들은 유럽 일대가 마로니에의 고향이라고까지 생각하고 있다.
런던 London 템즈강 Thames River 가의 마로니에, 프랑스 France 베르사유 궁전 Château de Versailles(영어 Palace of Versailles)의 마로니에 숲, 파리 Paris 샹젤리제 거리 Avenue des Champs-Élysées의 마로니에 가로수 등은 여러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마로니에는 대체로 성장이 매우 빠르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는 폭이 200미터에 이르고 좌우에 3열씩 총 6열의 가로수가 있는데, 안쪽의 한 줄은 서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platanus)이고, 나머지 두 줄은 마로니에다.
이들 나무가 꽃을 달 때 샹젤리제 거리는 황홀한 꿈의 거리로 탈바꿈한다.
이보다 장관을 이루는 마로니에 행렬은 없다고 해도 좋다.
필자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을 살필 때 마로니에 숲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집단체조(매스게임 mass game)에 경악했던 적이 있다.
프랑스의 정원 양식이 원래 기하학적 도식형이란 말은 들은 적이 있지만, 마로니에 노거수老巨樹(나이가 많고 커다란 나무)가 형태적으로 행동을 통일시키고 있는 데에는 놀랄 따름이었다.
줄지어 서 있는 마로니에 줄기의 굵기로나, 밑가지 높이의 길이로나, 아랫가지의 굵기와 그 뻗어나간 각도의 통일성 등, 사람으로서도 해내기 어려운 그들의 집단체조를 보고 도대체 어떻게 이러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고 놀랐다.
이쯤 되면 다듬어진 아름다움이 가슴 깊은 곳으로 파고들게 된다.
특히 필자 같은 외국인에게 프랑스 마로니에의 예술은 그 무언가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파동의 역학을 던져주었다.
유럽산 마로니에가 미국으로 들어간 시기는 1741년이라 한다.
이 나무는 세계 각지에서 심고 있는데, 그동안 많은 원예품종이 만들어졌다.
꽃색이 흰 것으로 재배품종 알바 Alba가 있고, 분홍색인 것으로는 로제아 Rosea가 있으며, 붉은 것에는 루브리쿤다 Rubricunda가 있다.
또한 흰색 겹꽃이 피는 바우마니 Baumanni가 있는데, 겹꽃이기 때문에 종자가 형성되지 않는다.
그밖에 난쟁이형 나무, 가지가 위로 서는 것, 잎 색깔이 변이한 것 등 여러 품종이 알려져 있다.
○칠엽수
우리나라에 흔히 심고 있는 것으로 일본산 칠엽수가 있다.
높이가 15~20미터에 달하는 큰키나무로, 일본에는 가슴높이 줄기 지름이 4미터에 이르는 것도 있다고 한다.
1년생 가지는 굵고 껍질눈(피목皮目)이 발달해 있다.
잎 흔적이 심장형이고, 겨울눈은 여러 개의 비늘조각(인편鱗片)에 싸여 있으며, 나뭇진(수지樹脂)이 표면을 덮어 광택이 있고 끈적끈적하다.
새들이 칠엽수 겨울눈에 잠시 앉게 되면 부드러운 깃털이 뽑혀서 날아간 뒤에도 겨울눈에 그대로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 또한 칠엽수가 보여주는 아름다움 중 하나다.
서양산의 것을 '마로니에'라 하고 일본산의 것을 '칠엽수'라고 부르는 것은 서로를 구별하는 편의도 있어서 타당한 표현으로 생각된다.
중국에도 몇 종이 자라고 있는데 그들도 칠엽수라고 부르고 있고, 천사율天師栗이라고도 한다.
일본산 칠엽수가 마로니에와 다른 점은 잎 뒷면에 적갈색의 부드러운 털이 나 있는 점이다.
마로니에 잎 뒤에는 털이 거의 없다.
한편 일본산 칠엽수의 열매껍질(과피果皮)는 두텁고 표면에 돌기가 있으나 가시는 없는 반면, 마로니에의 열매껍질에는 돌기가 가시처럼 발달해 있다.
그리고 칠엽수의 흰꽃에 분홍색 반점이 있으며 겨울눈에 끈적이는 진津 gum이 있는 반면, 마로니에는 꽃색이 짙은 분홍색이며 겨울눈에 끈적이는 진이 없다.
칠엽수속에 속하는 수종樹種들은 교잡이 잘 된다.
이는 우리나라 참나무속 수종의 교잡 용이성을 생각나게 한다.
칠엽수속 수종의 수는 많이 않는 반면, 교잡종은 많기로 유명하다.
발칸 지방 원산인 마로니에가 프랑스와 영국으로 들어간 것은 17세기 전반이고, 미국으로 들어간 것은 18세기다.
그리고 미국의 칠엽수인 옥탄드라 Aesculus octandra가 영국으로 건너간 것은 1764년이다.
미국에서는 칠엽수를 '벅아이 buckeye'라 부르는데, 그 뜻은 '사슴의 눈'이다.
이는 열매 모양이 귀여운 사슴의 눈과 닮아서일까?
이처럼 칠엽수가 이리저리 퍼져 재배되는 동안 많은 교잡종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중 유럽 원산 마로니에와 미국산 칠업수 파비다 Aesculus pavia의 교잡종인 카르네아 Aesculus carnea가 유명하다.
1820년에 선별된 잡종으로 알려져 있다.
칠엽수는 어릴 때엔 음수陰樹(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고 번식할 수 있는 나무를 말하며, 전나무, 비자나무, 가문비나무 등이 해당한다)여서 햇볕이 부족한 곳에서도 빠른 성장을 보인다.
칠엽수는 습기 있는 비옥하고 깊은 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서울시 일반 조경수로서는 적당하지 못하고, 국소적인 적지를 골라서 모아심기(군식群植: 같은 종류의 식물을 다량으로 한꺼번에 집단을 이루어 심는 것)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건조와 대기오염에 약한 편이어서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먼저 잎이 떨어진다.
깨끗한 산골에서 자라는 나무가 공기오염이 심한 도시에서는 견디어내기 어렵다.
칠엽수는 또한 좋은 밀원식물蜜源植物(벌이 꿀을 빨아 오는 원천이 되는 식물을 말하며, 꽃이 많이 피고 꿀이 많은 식물)이기도 해서 양봉가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 자원이 적은 것이 문제다.
일본 같은 곳에서는 밀원식물로서 높은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칠엽수는 고층건물이나 공간이 넓은 곳에 어울리는 관상수라 할 수 있다.
※출처
1. 임경빈 저, 이경준·박상진 편, 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1,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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