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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홀로틀

새샘 2019. 10. 15. 09:20

<유생 상태의 분홍색 아홀로틀―출처

https://www.msn.com/ko-kr/news/photos/%EC%95%84%ED%99%80%EB%A1%9C%ED%8B%80-%EB%A9%B8%EC%A2%85-%EC%9C%84%EA%B8%B0%EC%97%90-%EC%B2%98%ED%95%9C-%EB%A9%95%EC%8B%9C%EC%BD%94-%EB%8F%84%EB%A1%B1%EB%87%BD/ss-BBQYHnj#image=23 >


 몸의 모든 부위가 재생 가능한 도롱뇽 아홀로틀 axolotl Ambystoma mexicanum  

(일명 멕시코도롱농 또는 우파루파 ウ―ペ―ル―ペ―)은 영생불멸의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도마뱀의 경우 이런 재생 능력이 한정되지만,

아홀로틀은 뇌를 포함해 몸 전체가 이런 능력을 갖고 있어 어떤 부분이 잘리거나 절단돼도 재생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은 아홀로틀이 탈바꿈(변태 變態 metamorphosis)을 거치지 않고

일생 동안 유생 幼生 larva 상태로 머무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엄마 배 속에 있는 인간 태아처럼 아홀로틀의 몸은 재생 가능한 줄기세포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양수 안에 떠 있는 인간 태아가 그렇듯 몸의 일부가 잘려 나가면 그 자리가 아무는 게 아니라 다시 자라난다.

 

아홀로틀이란 이름은 고대 방언인 나우아틀어로 <수중괴물 water monster>을 뜻한다.

이 말처럼 아홀로틀은 멕시코 중부, 해발 2천 미터 높이에 있는

소치밀코 호수 Lake Xochimilco와 찰코 호수 Lake Chalco에서 서식한다.

 

아홀로틀은 대부분 분홍빛을 띠는 하얀 몸체를 가지고 있다.

몸 양옆에 고사리 모양으로 아가미들이 달려 있는데,

빨강 혹은 분홍 아가미들이 길고 더부룩하게 뻗은 모습이 마치 레게 머리를 연상시킨다.

아홀로틀은 이런 귀여운 외양 덕분에 만화 영화포켓몬스터」의 캐릭터 중 하나인 우파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수중에 사는 아홀로틀은 물고기처럼 아가미로 호흡한다.

아홀로틀은 번식은 하지만 노화는 하지 않는다.

유생 상태에서 성장을 멈춘 채 생식기만 성숙해 번식하는

이른바 유생연장 幼生延長(일명 유형성숙 幼形成熟) (neoteny, juvenilization)으로 살아간다.

 

서식하던 호수의 물이 마르면 아홀로틀은 액체 환경을 나와 뭍에서 살게 된다.

이렇게 환경이 변하면 갑자기 탈바꿈이 일어나

반투명 피부가 갈색이나 초록색으로 변하고 아가미 대신 허파로 숨을 쉬게 된다.

몸의 재생 능력을 상실하고 노화 현상이 일어나게 되면서 아홀로틀의 수명은 기껏해야 5년으로 단축된다.


<초록색 아홀로틀 ―출처 https://namu.wiki/w/%EC%95%84%ED%99%80%EB%A1%9C%ED%8B%80 )


오늘날 의학 전문가들은 아홀로틀이 지닌 재생 능력의 비밀인

 <유생연장 幼生延長> 현상재현해 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이 도롱뇽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면서부터

이 종은 2006년 이후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아홀로틀이 사라지면

이것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놀라운 신체 재생 능력의 비밀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이 글은 사진을 제외하고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죽음 2(열린책들, 2019)에서

발췌하여 옮긴 것이다.


 2019. 10. 15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