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밝은 영혼들 본문
최대한 많은 동족 인간들에게 고통을 가할 궁리만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들을 돕기 위해 삶을 바치는 사람들도 있다. 후자의 사례 중 다음 세 가지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레나 센들러―사진 출처 https://willaweber.com/news-1/2018/2/27/willa-webber-singingplaying-irena-sendler)
폴란드에서 의사의 딸로 태어난 이레나 센들러 Irena Sendler(1910~2008)는 약자들을 위한 삶을 살았다. 1942년, 그녀는 티푸스 발진 증상을 확인하는 간호사로 위장해 바르샤바 유대인 거주지에서 어린이 1천2백 명의 탈출을 도왔다. 1943년 밀고당해 체포된 후 고문을 당하면서도 그녀는 끝까지 관련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결국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그녀는 천신만고 끝에 도망쳐 적극적인 레지스탕스 활동을 이어나갔다. 전쟁이 끝나자 그녀는 ―부모들의 이름을 적은 명단을 항아리에 넣어 집 마당에 묻어 두고 있었다― 자신이 구한 아이들의 부모를 찾아 주었다. 그녀는 98세를 일기로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더 많은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제임스 해리슨―사진 출처 http://higoodday.com/?mid=life&act=dispOnpostContentView&doc_srl=567222)
호주에서 태어난 제임스 해리슨 James Harrison(1936~)은 열세 살의 어린 나이에 폐를 절제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그는 수술 뒤 입원해 있던 3개월 동안 많은 양의 피를 수혈받았다. 그는 수많은 헌헐자들 덕분에 자신이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해 도덕적 부채 의식을 느꼈다. 성인이 되면 평생 헌혈을 하면 살기로 굳게 마음먹고 퇴원했다. 그런 그의 혈액에는 신기하게도 치명적 혈액 질환인 Rh 부적합증인 신생아 용혈병 hemolytic disease of the newborn(HDN)에 걸린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귀한 안티-D 항체가 들어 있었다. 그는 56년 동안 1천 번이 넘게 헌혈해 어린이 2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 사람들은 그에게 '황금팔을 가진 사나이 Man with the Golden Arm'라는 애칭을 붙여 주었다. 그의 혈액 덕분에 생물학자들은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샤바르시 카라페트얀―사진출처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havarsh_Karapetyan>
샤바르시 카라페트얀 Shavarsh Karapetyan(1953~)은 1953년 아르메니아에서 태어났다. 그는 세계 수영 대회에서 17차례, 유럽 대회에서 13차례, 소련 대회에서 7차례 우승했고, 11개의 세계 수영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1976년 9월 16일, 동생과 함께 평소처럼 조깅 중이던 그는 버스 한 대가 차로를 벗어나 예레반 호수의 차가운 강물로 추락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버스에 타고 있던 92명의 승객들은 추락의 충격으로 모두 의식을 잃었다. 즉시 강물로 뛰어든 그는 수심 10미터 아래 처박힌 버스를 발견한 후 발로 뒤쪽 유리창을 깨고 안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유리 조각에 부상을 입었지만 그는 30명의 승객을 물 밖으로 끌어 올려 구조를 위해 밖에서 대기 중이던 동생에계 인계했다. 이렇게 해서 20명의 목숨을 구했지만, 정작 그는 부상을 입고 탈진한 상태에서 저체온즈이 와 45일간 사경을 헤맸다. 다행히 목숨을 건진 그는 이로부터 9년이 흐른 어느 날, 우연히 불타는 건물 앞을 지나가게 된다. 건물 안에 아홉 명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이번에도 주저하지 않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화상을 입어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름 13킬로미터의 소행성 하나에 그의 이름을 따 ‘3027 샤바르시 Shavarsh’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 '3027 샤바르시'―사진출처 https://ru.wikipedia.org/wiki/(3027)_%D0%A8%D0%B0%D0%B2%D0%B0%D1%80%D1%88>
※이 글은 사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죽음 2(열린책들, 2019)에서 발췌하여 옮긴 것이다.
2019. 10. 13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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