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죽은 이들에 대한 숭배 본문
어떤 문명이 지혜로운 문명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첫 번째 요소는 <죽은 이들에 대한 숭배>다.
인간들이 시신을 쓰레기와 함께 버렸던 시절은 짐승이나 다름없었다.
인간들이 시신을 매장하거나 화장하기 시작한 것은 문명사에 획을 긋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죽은 이(사자死者)들을 돌보는 것은 눈에 보이는 세계 위에 놓인, 눈에 보이지 않는 피안의 세계를 상정하는 것이다.
또 죽은 이들을 돌본다는 것은 인생을 이승에서 저승으로 옮겨 가는 과정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종교적인 행위는 죽은 이들을 돌보는 데서 유래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죽은 이들에 대한 숭배가 가장 먼저 행해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7만 년 전인 구석기 시대 중기의 일이었다.
당시 몇몇 부족들은 시신을 길이 1미터 40센터미터, 너비 1미터, 높이 30센티미터인 묘혈墓穴(무덩 구덩이)에 매장하기 시작했다.
부족민들은 시신 옆에 고깃덩어리와 부싯돌로 만든 무기들과 죽은 사람(고인故人)이 사냥한 동물의 머리를 놓아두었다.
장례를 치르면서 부족민 전체가 함께 모여 식사를 했다.
개미 세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어떤 개미들은 여왕개미가 죽은 뒤 며칠이 지나도록 계속 먹이를 갖다 준다.
개미 시체에서 올레산이 발산되기 때문에 여왕개미가 죽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 텐데도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출처: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열린책들, 2011)
2021. 8. 5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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