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노화의 종말 15 - 먹기 좋은 건강 장수 알약 4: NAD 본문
'SIRT1 활성 화합물 SIRT1-activating compound' 즉 '스택 STAC' 중 최고의 스택은 NAD다.
니코틴아미드 아데닌 디뉴클레오티드 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NAD)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물에서 발견되며, 가장 중요한 기능은 생물에너지인 ATP를 생산하는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전자전달체 electron carrier 역할이다.
체내에서 NAD는 다음 전자전달체로 전자를 전달함으로써 산화된 NAD+(산화형 NAD)와 앞 전자전달체에서 전자를 전달받아 환원된 NADH(환원형 NAD)의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NAD가 최고의 스택으로 불리는 것은 다른 스택들보다 한 가지 큰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NAD가 7가지 장수유전자 즉 서투인의 활성을 전부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NAD는 20세기 초에 알코올 발효 증진제로 발견되었다.
운이 좋았다.
그것은 NAD가 우리가 마실 술을 빚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더라면 과학자들이 그토록 애호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몇십 년 동안 이 물질을 연구했고 1938년 새로운 특성을 찾아냈다.
NAD는 개의 혀가 검게 변하는 질병인 흑설병黑舌病 black tongue disease 치료제였다.
개의 흑설병은 사람에게 있어 니아신 niacin 즉 비타민 B3의 부족으로 생기는 질환인 펠라그라 pellagra에 해당하는 병이다.
이는 곧 NAD가 비타민인 니아신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니아신이 몹시 부족하면 피부 염증, 설사, 치매, 피부 궤양이 잦아지면서 궁극적으로 죽음에 이른다.
그리고 NAD는 500가지가 넘는 효소에 쓰이므로 이 물질이 없으면 우리는 30초 안에 사망할 것이다.
그런데 1960년대 초에 연구자들은 NAD에 관한 모든 흥미로운 연구는 다 이루어졌다고 결론내렸다.
그 뒤로 몇십 년 동안 NAD는 그저 10대 학생들이 생물학 시간에 으레 배워야 하는 화합물질 중 하나일 뿐이었다.
미적지근한 열의를 가지고 말이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들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NAD가 단지 세포 활동을 유지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연구진이 깨닫기 시작했하면서였다.
NAD가 노화와 질병을 비롯한 많은 주요 생물학 과정의 핵심 조절인자임이 드러난 것이다.
NAD가 서투인의 연료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신이치로 이마이와 레니 구아렌테가 보여준 덕분이다.
NAD가 부족하면 서투인은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즉 NAD가 부족하면 히스톤 histone 단백질[후성유전체인 염색질 chromatin을 구성하는 DNA 사슬이 감기는 실패 단백질]에서 아세틸기를 제거하지 못하고, 유전자를 침묵시키지도 못하고, 나아가 수명을 연장하지 못한다.
그리고 활성인자인 레스베라트롤의 수명 연장 효과 또한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우리를 비롯한 여러 연구자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뇌, 혈액, 근육, 면역세포, 췌장, 피부, 심지어 모세혈관 안쪽을 덮고 있는 상피세포에 이르기까지 몸 전체에서 NAD 농도가 줄어든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NAD가 너무나 많은 근본적인 세포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므로, 20세기의 그 어떤 연구자도 NAD 수치를 높일 때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알아보는 일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들은 "NAD를 건드리면 안 좋은 일만 생길거야"라고만 생각했다.
건드리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기에 연구자들은 실제로 건드렸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효모를 대상을 실험을 한다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들 그저 효모가 다 죽는 일만 생길 것이다.
효모의 NAD를 늘리는 방법을 찾는 일에 위험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 연구실은 그 일에 뛰어들었다.
가장 쉬운 방법은 효모의 NAD를 만드는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우리가 맨 처음 찾아낸 유전자는 니아신(비타민 B3)을 NAD로 바꾸는 PNC1이었다.
이어서 우리는 효모 세포에 PNC1의 사본을 추가로 4개 더 집어넣어서 총 5개의 PNC1 유전자를 갖도록 만들어 효모 세포의 NAD 생산량을 늘리려고 시도했다.
이 유전체 변형 효모 세포는 정상 효모 세포보다 50퍼센트 더 오래 살았다.
그런데 SIR2 유전자를 제거하면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세포에서 NAD가 추가로 만들어지자 서투인 생존 회로가 작동했던 것이다!
사람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론상으로 보면 그렇다.
우리 연구실은 그렇게 할 기술을 갖고 있다.
바이러스를 이용해 PNC1 유전자에 상응하는 사람 유전자인 NAMPT의 사본을 추가로 집어넣는 방법이다.
그러나 사람을 형질전환시킬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과연 안전한지 더 많이 알아보아야 한다.
효모의 전멸보다 걸린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안전한 분자를 찾는 일을 다시 시작한 이유였다.
현재 아이오와대학교 University of Iowa의 생화학 학과장인 찰스 브레너 Charles Brenner는 2004년에 비타민 B3(니아신)의 한 형태인 NR(nicotinamide riboside)이 NAD의 핵심 전구물질 precursor[생물학적 과정에서 어떤 물질에 선행하는 물질을 말하며, 전구물질에서 더욱 활성이 강하거나 보다 성숙된 물질이 생긴다]임을 발견했다.
나중게 그는 우유에 미량 들어있는 이 NR이 NAD를 늘리고 Sir3 단백질의 활성을 증가시킴으로써 효모 세포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연구 덕분에 전에는 희귀한 물질이었던 NR이 지금은 매월 몇 톤씩 팔리는 영양제가 되어 있다.
한편 우리 연구실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비슷한 경로를 통해 NMN(nicotinamide mononucleotide 니코틴아미드 모노뉴클레오티드)이라는 화학물질을 찾아냈다.
사람 세포에서 만들어지며, 아보카도, 브로콜리, 양배추 같은 식물에도 들어 있는 물질이다.
몸에서 NR은 NMN으로 전환되고, 이 NMN이 NAD로 전환된다.
동물에게 NR이나 NMN이 섞인 음료를 먹이면 2시간 동안 체내 NAD 농도가 약 25퍼센트까지 증가한다.
단식이나 많은 운동을 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2011년에 같은 구아렌테 연구실 출신인 내 친구 신이치로 이마이는 NMN이 NAD 농도를 회복시킴으로써 늙은 생쥐의 2형 당뇨병 증상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 뒤 우리 하버드 연구실은 NMN을 겨우 일주일 동안 주사하고도 늙은 생쥐의 미토콘드리아가 젊은 생쥐의 것처럼 복구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2016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의 내 연구실은 마거릿 모리스 Margaret Morris와 공동으로 NMN이 비만인 생쥐 암컷들과 그 새끼들의 2형 당뇨병을 치료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내 하버드 연구실에서는 NMN을 투여한 늙은 생쥐가 젊은 생쥐만큼 지구력을 보인다는 것을 밝혔다.
2017년에는 생쥐 트레드밀 treadmill(러닝머신 running machine) 대실패를 일으킨 녀석까지 나타났다.
늙은 생쥐가, 아니 그 어떤 생쥐든 거의 3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기에 그 생쥐 운동기구의 최댓값을 3킬로미터로 설정했는데, 한계를 넘는 녀석이 나타나는 바람에 장치를 재설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NMN은 늙은 생쥐를 울트라마라톤 선수로 바꿔 놓는 것만이 아니라, 균형 감각, 신체 조정 능력, 속도, 근력, 기억력 또한 마찬가지로 향상시켰다.
NMR을 투여한 생쥐와 그렇지 않은 생쥐의 차이는 경이로웠다.
실험 대상이 된 생쥐들은 모두 사람이라면 이미 노인 할인 조건을 충족시키고 남을 쥐들이었다.
NMN은 그 생쥐들은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아메리카 닌자 워리어 American Ninja Warrior>의 출연자 수준으로 팔팔하게 만들었다.
다른 연구실에서도 NMN이 콩팥 손상, 신경퇴행, 미토콘드리아 질환, 프리드리히 운동실조 Friedreich's ataxia[보통 어린이와 젊은이에게 나타나는 유전병으로서 척수경화를 일으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만든다] 등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글을 쓰는 2019년 현재 말년의 생쥐들에게 NMN을 투여해 온 생쥐 집단의 일부는 정말로 오래 살고 있다.
처음 40마리 중 7마리만 살아 있지만 모두 건강하며 여전히 활기차게 돌아다니고 있다.
NMN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 생쥐들은 몇 마리나 살아 있느냐고요?
모두 죽었다.
매일 나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는다.
"NR과 NMR 중 어느 물질이 더 낫나요?"
우리는 NMN이 NR보다 더 안정적이라는 것을 알아냈으며, 생쥐 실험에서 NR을 투여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몇 가지 건강 혜택이 있다는 것도 밝혔다.
그러나 생쥐 수명을 연장한다는 것이 입증된 쪽은 NR이다.
NMN은 아직 실험 중이다.
그러니 적어도 아직까지는 어느 쪽이 더 낫다고는 말할 수 없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NAD 증강제 연구 역시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아무런 독성을 일으킨 적이 없으며, 그렇다는 기미조차 없다.
근육질환과 신경질환에 어떤 효과를 미칠지도 연구가 진행되거나 진행될 예정이며, 결과가 나온 지 2년쯤 뒤에는 아주 강력한 NAD 증강제가 개발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연구 결과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연구에는 여러 해가 걸릴 수 있다.
그러니 이 분자들, 아니 이 분자들처럼 작용하는 것들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갈지 미리 내다보는 것 역시 흥미로울 듯하다.
※출처
1. 데이비드 A. 싱클레어,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노화의 종말', 부키, 2020.
2. 구글 관련 자료
2021. 8. 4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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