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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종말 20 - 개인 생체감지기의 시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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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종말 20 - 개인 생체감지기의 시대

새샘 2021. 10. 11. 09:13

삶을 연장하는 기술들: 가까운 미래에 생체표지추적 기기, 가정용 작은 장치, 체내이식 장치 등은 몸 상태를 지켜주면서 권장 식단을 제시하고 체력 감퇴, 감염, 질병을 탐지함으로써 최적 건강 상태를 유지시켜 주고 생명을 구할 것이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며 화상진료를 하는 의사는 뭔가 이상이 발견되면 구급차, 간호사, 약 등을 집으로 보낼 것이다.(출처-출처자료1)

 

1980년대에는 차에 감지기(센서 sensor)라는 것이 거의 들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2017년 무렵에는 거의 100개가 넘는 감지기가 장착되기에 이르렀다.

그것도 불과 2년 사이에 2배로 늘어났다.

차량 구매자들은 점점 더 야간 보행자 경고 감지기, 자동 상향등, 빗물 감지기, 자동 후진 주차, 자율 주행 같은 기능들을 기대한다.

아마 세상에는 아예 계기판 없이 운전하는 쪽을 즐기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대다수는 완벽한 운전을 할 수 있는 보다 더 지적인 차를 원한다는 점을 자동차 제조사에 분명히 밝혀 왔다.

우리는 자동차가 우리를 보호하기를 원하고 고장이 잘 안 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는 자신의 몸에는 같은 요구를 결코 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자신의 건강보다 자기 차의 건강 상태를 더 잘 알고 있다.

어처구니없다.

그리고 이제 그런 상황이 바뀌려 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개인 생체감지기(바이오센서 biosensor)의 시대로 성큼성큼 들어 왔다.

우리의 스마트워치 smartwatch는 심장 박동수를 지켜보고, 수면 주기를 기록하고, 심지어 음식물 섭취와 운동에 관한 제안까지 한다.

운동선수와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 중에는 생체 신호와 주요 화학물질이 식단, 스트레스, 운동, 경쟁에 반응해 오르내리는 양상을 기록하는 감지기들을 하루 24시간 착용하고 있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당뇨에 걸린 사람이라면 다 알겠지만, 요즘엔 아예 찌르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찌르는 더 저렴하고 정확한 기술을 써서 아주 쉽고 더 통증 없이 혈당과 혈액을 측정하고 있다.

2017년 미국식품의약국 USFDA는 포도당 센서를 승인했다.

유럽에서 2014년에 먼저 시판된 것이었는데 피부에 붙이면 혈당 수치를 계속 읽어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화면에 보여 준다.
30개국에서 당뇨병 환자의 손가락이 따끔거리는 경험은 이제 옛일이 되어 가고 있다.

 

MIT의 한 연구진은 영화 <스타 트렉 Star Trek>에서 곧장 나온 듯한, 생체표지 수천 개를 읽을 수 있는 스캐너(훑개) scanner를 개발하고 있다.

한편 신시내티대학교 연구진은 미군과 공동으로 땀을 통해 질병, 식단 변화, 부상, 스트레스를 파악할 수 있는 감지기를 개발해 왔다.

몇몇 기업은 암, 감염병, 염증성질환 등을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호흡분석기를 개발 이다.

그들은 10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15억 달러의 의료비를 절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른 많은 기업들은 생체표지를 추적할 수 있는 감지기가 달린 옷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도, 자동차 공학자들은 심장 박동수나 호흡 패턴에 뭔가 이상이 생기면 계기판이나 의사에게 경보를 보내는 생체감지기를 자동차 좌석에 장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나(싱클레어 박사) 자신 또한 심장 박동수, 체온, 움직임을 측정하는 보통 크기의 반지를 끼고 있다.

반지는 매일 아침 내가 잠을 잘 잤는지, 꿈을 얼마나 꾸었는지, 오늘 하루 얼마나 몸이 가뿐할지을 알려 준다.

예전 같으면 이런 기술은 제임스 본드나 배트맨 같은 이들이나 쓰지 않았을까?

지금은 누구든 몇 백 달러면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더 작은 장신구특히 피부를 꿰는 것를 수천 가지의 생체표지를 추적하는 데 사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모든 가족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조부모, 부모, 자녀들까지, 아기와 반려동물도 측정하게 될 것이다.

자기 몸이 어떤 상태인지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테니까.

 

나는 결국에는 이런 기술 없이 살고 싶어 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추측한다.

우리는 집을 나설 때마다 꼭 그런 장치를 착용할 것이다.

스마트폰을 늘 들고 다니듯이 말이다.

그 다음에는 아무런 자극이 없는 피부  패치가 쓰일 것이고, 이윽고 피부 밑에 이식하는 장치로 대체될 것이다.

차세대 센서는 사람의 혈당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활력 징후들인 혈중 산소 농도, 비타민 균형, 수천 가지 화학물질과 호르몬 또한 측정하고 기록할 것이다.

 

일상 활동에서 얻은 데이터와 더 나아가 말하는 어투에서조차 얻는 데이터까지 종합하는 기술까지 결합하면 활력 징후 측정값은 몸 상태를 알려 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남성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시간이 평소보다 더 길어졌다면 인공지능 비서는 혈액에서 전립샘 특히 항원과 전립샘 DNA를 거검사한 뒤 전립샘 검사를 받으라고 예약을 할 것이다.

말할 때 손을 움직이는 방식이나 컴퓨터 자판을 칠 때의 손놀림이 바뀐다면 자신이나 의삭가 증상을 알아차리기 여러 해 전에 신경퇴행질환 여부를 진단하는 데 쓰이게 될 것이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한 단계씩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이 세계는 다가오고 있다.

그것도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거의 상상할 수 없었던 우리 몸의 실시간 모니터링은 계기판과 운전 경험의 관계처럼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무언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데이터를 토대로 매일 자신의 건강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일상생활 측면에서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살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결정은 우리가 먹는 음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아침식사를 한 뒤 혈압이 높다면 모닝 커피에 설탕을 넣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점심 때 몸에 철분 농도가 낮다면 시금치 샐러드를 주문할 수 있을 것이다.

퇴근할 때까지 하루에 필요한 양의 비타민 D를 만들 만큼 야외에서 햇볕을 쬐지 못했다면 알게 될 것이고, 부족한 양을 보충하기 위해 비타민 D 음료를 마실 수 있을 것이다.

여행 도중 비타민 X나 무기물 Y가 필요하다면 무엇이 필요한지만이 아니라 어디에서 구할지 알게 될 것이다.

가상의 개인 비서—인터넷 검색 질문에 답하고 다음 회의가 언제인지 알려 주는 바로 그 인공지능 비서—는 필요한 음식이 있는 가장 가까운 식당이 어디인지 알려 주거나, 당신이 있는 곳에 드론(무인기) drone으로 음식을 배달시키라고 제안할 것이다.

후자라면 필요한 음식이 말 그대로 하늘에서 당신 손에 툭 떨어질 수 있다.

 

생물계측학과 분석학을 이용하는 장치들은 이미 언제 얼마나 운동을 하라고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지만 운동 효과나 운동 부족의 영향을 지켜보는 데도 갈수록 도움을 줄 것이다.

스트레스 수준 또한 알려줄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가 마시는 음료와 호흡하는 공기가 몸의 생화학과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 줄 것이다.

우리 장치들은 혈액 생체표지들의 상태를 개선하려면 무엇을 하라는 권고안을 갈수록 더 많이 제시할 것이다.

산책을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녹차를 마시거나, 에어컨 필터를 갈라고 말이다.

그 결과 우리는 자신의 몸과 생활습관에 관해 점점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모든 일들은 곧 일어날 것이다.

수십만 건의 혈액검사 자료를 분석해 고객의 유전체와 비교하고, 무엇을 먹을지와 어떻게 하면 몸을 최적 상태로 유지할지 피드백 feedback(되먹임)하고, 그리고 해마다 이런 기술들의 개선된 버전(판) version을 출시할 방법을 찾는 기업들이 여럿 있다.

 

운 좋게 나는 이런 종류의 기술이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초기에 살펴볼 기회를 접했다.

MIT 출신들이 세운 한 벤처 기업의 과학 고문이기 때문이다.

내가 정기검사 동의서를 작성한 이래 이 기업은 지난 7년 동안 내 몸의 혈액 생체표지 수십 가지를 추적 기록해 왔다.

비타민 D와 B12, 헤모글로빈 hemoglobin, 아연, 포도당, 콜레스테롤 cholersterol, 테스토스테론 testosterone, 염증 표지, 간 기능, 근육 건강 표지, 트리글리세라이드 triglyceride 등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매초마다 검사가 이루어지겠지만 내 검사는 몇 개월 단위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내 나이, 성별, 인종, DNA를 감안해 보정된 검사 결과는 식당에서 무엇을 주문할지, 퇴근하는 길에 상점에 들러서 무엇을 살지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어 왔다.

또 나는 가장 최근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몸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상기시키는 문자 메시지를 매일 받을 수 있다.

 

그러면서 나는 내 몸의 데이터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데이터는 다른 사람들과 미묘하게 차이가 날 수 있는 내 몸만의 부정적·긍정적 추세들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우리는 물려받은 유전적 자산이 우리 몸이 필요로 하거나 용인하거나 거부하는 음식의 종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안다.

유전적 유산은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 배우자가 필요로 하는 것, 자녀가 필요로 하는 것이 대개는 식탁에 올라온 음식들에 모두 들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식구들마다 필요로 하는 양상이 전혀 다를 수 있다.

 

생체표지추적 biotracking은 또한 예방할 수 있는 급성 및 외상 사망자 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내가 고문으로 있는 벤처 기업 연구진과 공동 발표한 논문에서 생체표지추적과 컴퓨터의 도움으로 만든 권장 식단이 널리 쓰이는 당뇨약만큼 혈당 수치를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더불어 다른 건강 생체표지들까지 최적 상태로 만든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목동맥(경동맥)이 점점 막혀 가는 징후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심지어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아간다고 해도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생체표지들을 줄곧 지켜보고 측정한다면 거의 놓칠 리 없다.

불규칙한 심장 박동, 가벼운 뇌졸증, 항공 의료 수송 때의 정맥 막힘, 그밖에 때가 늦어서 거의 언제나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는 여러 의학적 문제들 역시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심장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아니 설령 확신했을 때조차 심전도 검사를 받으려면 최소한 의사 2명을 만나야 했다.

지금은 어디에 있든 간에 다이얼을 손가락으로 누르기만 하면 30초 안에 정확한 심전도 검사를 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는 사람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

 

현재 손목에 차는 스마트워치시간과 날짜만 알려 주는 것이 아니다.

전화기, 달력, 오디오북, 운동 기록기, 메일과 문자 송수신, 뉴스 가판대, 타이머, 알람, 음악 플레이어, 개인 비서 역할까지 한다.

이런 기기가 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면 외상 사건을 피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볼 이유가 전혀 없다.

 

미래에는 급성심근경색—설령 팔에 약간 통증을 느끼는 형태로 지각한다고 할지라도—이나 여러 해 뒤 뇌 영상을 찍을 때까지는 진단 없이 넘어가곤 하는 가벼운 뇌졸증(일과성허혈발작)이 일어나면 자기 자신에게만이 아니라 알 필요가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경보가 발송될 것이다.

응급 상황에서 믿을 만한 이웃, 절친 또는 마침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의사에게 경보가 발송될 수 있다.

그 즉시 구급차가 올 것이다.

가장 가까운 병원의 의사들은 당신이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에 무슨 이유로 오는지 이미 정확하게 알게 될 것이다.

 

아는 응급실 의사가 있다면 1분 더 빨리 치료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물어보라.

또는 혈액 검사 한 번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나 최근의 심전도 기록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물어보라.

또 환자가 고통스러워하지만 도착했을 때 아직 뇌에 혈액이 공급되면서 의식이 있는 상태가 얼마 중요한지도,

이 모두가 환자에거 적절한 응급 치료가 무엇인지 판단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앞으로 머지않아 의료진은 생사가 걸린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을 받고자 가장 최근의 생체표지추적 데이터를 다운로드하겠다는 요청을 으레 하게 될 것이다.

 

생체표지추적은 이미 질병을 더 빨리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2017년 여름 수전이라는 52세 여성에게 일어난 일이 바로 그러했다.

그녀의 월경주기가 미묘하게 변했을 때 의사는 폐경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나타난 변화일 것이라고 합리적인 추정을 내놓았다.

수전은 월경주기를 추적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앱을 내려받아 깔았다.

석 달 뒤 앱은 그녀의 데이터가 그 나이의 "정상 범위을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알리는 메일을 보냈다.

수전은 이 데이터를 들고 의사를 찾아갔다.

의사는 즉시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했다.

그러자 악성혼합뮐러종양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폐경기를 지난 65세 이상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악성 암이었다.

암이 더 피지기 전에 힘든 수술인 근치자궁절제술을 받아야 했지만 수전은 목숨을 구했다.

 

그녀가 쓴 앱은 현재 개발 중인 것들에 비하면 단순했다.

스스로 데이터를 입력해야 했고 몇 가지 척도만을 추적했을 뿐인데도 그녀의 목숨을 구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제공 가능한 데이터를 매일 수백만 개씩 자동으로 모으는 추적기는 어떠할지 상상해 보라.

그 데이터를 으레 하는 DNA 서열 분석(시퀀싱 sequencing)을 통해 얻은 자료와 결합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라.

 

여기서 상상을 멈추지 마라.

생체표지추적은 심장 박동수가 언제 올라가고, 비타민 농도가 언제 낮아지고, 코티솔 cortisol[부신겉질호르몬으로서 지방질, 당질, 단백질 대사에 관계하는 항염증 호르몬] 농도가 언제 올라가는지 알려 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몸이 언제 공격을 받을 지 알려 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이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1. 데이비드 A. 싱클레어,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노화의 종말', 부키, 2020.

2. 구글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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