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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에서 한반도로 이어지는 세 가지 길

새샘 2024. 7. 3. 11:48

유라시아 문화가 한반도로 이어지는 세 가지 길(사진 출처-출처자료1)

 

한국과 북방지역의 교류를 왜 연구하게 되었는지, 실제로 그것이 중요한지 묻는 사람이 많다.

그때마다 필자(강인욱)는 이렇게 답하곤 한다.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대륙과 이어진 부분은 북쪽밖에 없으니까요."

 

물론 한반도 사람들은 바다를 거쳐 일본과 교역하거나 인도와 같은 먼 나라의 문화를 접하기도 했지만, 해상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에는 북방에 대한 의존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주로 중국, 러시아, 몽골과 같은 나라와 왕래하는 일이 잦았다.

 

막연하게 북방 유라시아 Eurasia(유럽과 아시아를 아울러 이르는 이름)라고 말하지만, 넓이가 한반도의 수백 배에 달하는 거대한 지역을 그냥 하나로 묶어서 말한다는 것은 정말 애매하다.

그래서 필자는 그 길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서 본다.

 

지도의 1번 길은 '고조선의 길'이다.

내몽골 동남부 지역의 샤자덴(하가점夏家店) 상층문화가 발달한 요하遼河(랴오허)의 하류 유역으로 일찍이 초원과 중국 문화의 교차로였다.

이 지역에서는 약 3,000년 전에 유라시아의 전차와 중국에서 만든 그릇으로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곧 그들은 고조선을 상징하는 비파형 동검문화를 발달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두 번째 길은 몽골과 시베리아 초원에서 널리 발흥했던 '유목민의 기마문화 길'다.

몽골과 시베리아의 초원문화는 5,000년 전부터 발달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한반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다가 흉노가 발흥한 서기전 4세기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강력해진 초원문화는 주변 지역으로 뻗어나갔다.

특히 만주 일대에서는 선비, 오환 등이 흉노에 복속되며 이 문화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부여와 고조선의 물질문화에도 그 영향이 미치기 시작했다.

 

세 번째 루트는 동해안을 따라서 은밀하게 발달한 교역로인 '환동해 길'이다.

멀리 아무르강(헤이룽강) 유역에서 연해주를 거쳐 강원도 지역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지리적 조건이 열악해 역사에 남은 기록이 거의 없어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유라시아의 발달된 문화 중 일부는 이 환동해 길을 따라서 한반도로 유입되었고, 후에 발해가 성장하는 기반이 되었다.

 

이처럼 유라시아의 문명은 여러 가지 길을 따라 한반도로 들어 왔다.

문화뿐 아니라 인적·경제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향후 한반도가 발전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이 세 가지 길을 면밀하게 살펴보며 고대 한반도의 성장 과정을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출처

1. 강인욱 지음, 우리의 기원-단일하든 다채롭든, 21세기 북스, 2022.

2. 구글 관련 자료

 

2024. 7. 3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