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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 이야기와 사진

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102 - 개잎갈나무(히말라야시더)

새샘 2026. 7. 22. 00:39

개잎갈나무 숲(출처-출처자료1)

 

히말라야 Himalaya 서남부가 고향으로 영어로 '히말라야시더 Himalayan cedar', 잎갈나무를 닮았다고 하여 우리말로 '개잎갈나무'라고 한다.

나무 모양새가 아름다워 조경수로 널리 심는다.

 

중부 이남에 관상용이나 가로수로 심어 기르는 소나무과 개잎갈나무속에 속하는 늘푸른 바늘잎큰키나무로 높이 60미터, 지름 3미터까지 자라며, 중국 티베트 Tibet 서남부와 히말라야에 분포한다.

 

학명은 체드루스 데오다라 Cedrus deodara, 영어는 Himalayan cedar(히말라야삼나무), deodar cedar(데오다르삼나무), deodar(데오다르) 따위로 쓰고, 한자 표기는 설송雪松이다.

학명 중 종명種名 deodara는 산스크리트어로 '신神의 나무 devadāru'('신'을 뜻하는 deva와 '나무'를 뜻하는 dāru의 합성어)'라는 뜻이다.

 

히말라야산맥 Himalayas, 인도 India 서쪽의 중복中腹 지방에서 자라는 히말라야시더가 이제는 전 세계 곳곳에 심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영·호남 지역에서도 이 나무를 공원수, 정원수, 때로는 가로수로 심고 있다.

아래 가지를 땅에 대고 길게 퍼지면 위로 갈수록 가지가 짧아진다.

그래서 나무갓(수관樹冠)은 원뿔 모양 비슷하게 되어 아름답게 보인다.

가지가 고루 나서 그 모양이 단정하며, 아래에 달려 있는 가지가 거의 죽지 않고 달려 있어 안정된 느낌을 준다.

이런 모양은 바람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고, 또 주변에 풀이나 잡목이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지로 땅을 덮고 있기 때문에 그 아래에서는 풀이 날 수 없다.

일정한 영역을 독차지하여 안심하고 살아가는 나무가 바로 개잎갈나무다.

 

이 나무가 자라는 히말라야산맥 중턱은 온대에 해당하여 그렇게 추운 곳도 아니고 또 더운 곳도 아닌 모양이다.

그래서 한반도 남쪽 지방에서 비교적 좋은 자람을 보인다.

 

 

○장엄한 몸매

 

경북 성주 수촌리 벽진초교의 개잎갈나무(출처-출처자료1)

 

개잎갈나무는 겨울에도 곤색에 가까운 푸름을 지니고 장엄한 몸매를 자랑하는데, 이 때문에 우리는 이 나무를 심는다.

필자가 대구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교문에 심어진 두 그루의 나무가 필자가 처음 본 개잎갈나무이다.

아래 가지가 땅을 덮어서 이 나무를 멀리서 감상해야 했다.

신기한 외국산 나무를 처음 보게 된 필자는 외부 세계에 더 노출되어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린 마음에 이 나무에게서 받는 긍지 같은 것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이 나무는 시더 cedar(삼나무)라는 족속의 하나로, 세계에는 개잎갈나무 즉 히말라야시더 말고도 몇 가지가 더 있다.

그중 가장 아름다운 것이 개잎갈나무이고, 키우고 관리하는 데에도 별 어려움이 없다.

이 나무를 해치는 벌레도 거의 없는 편이고 병도 없는 편이다.

물론 땅 힘이 좋은 곳이면 나무가 더 잘 자라지만, 어지간한 땅에서도 상관없이 커 간다.

땅이 너무 얕거나 건조하지만 않으면 된다.

 

본고장인 인도에서는 키가 60미터 이상으로 큰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대단한 나무이다.

인도에서는 이 나무를 '데오다르삼나무(데오다르시더 deodar cedar)'라고 부른다.

'데오다르 deodar'라는 나무는 사원 부근에 심어지고 있는 나무들을 뜻한다고 한다.

이 나무의 장엄함 때문에 사원 부근에 심어 신앙적 영감을 한층 더 북돋아 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개잎갈나무는 색깔, 가지와 잎의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레바논삼나무와 아틀라스삼나무

 

개잎갈나무 잎과 줄기(출처-출처자료1)

 

지중해 연안, 특히 레바논 Lebanon에 나는 삼나무로 레바논삼나무(레바논시더) cedar of Lebanon가 있다.

이 나무는 가지가 굵고 모양은 히말라야시더 즉 개잎갈나무보다는 불규칙한 편이다.

그러나 안정감이 더 있고 남성적인 느낌을 준다.

 

필자가 잠깐 레바논을 지날 때 레바논 동전을 구할 수 있었는데, 동전 뒤에 레바논삼나무가 양각되어 있었다.

레바논에서는 이 나무를 대단히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여기고 나라의 상징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계절이 되면 레바논삼나무의 미를 찬양하는 축제 같은 것이 열린다.

 

우리나라에도 한라산의 철쭉제, 설악산의 단풍제, 또 개나리 축제 따위가 있지만, 레바논삼나무제는 상당한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전에 이 나무의 모습을 넣는 것을 보면 그 무게를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잎과 가지의 우아함은 개잎갈나무만 못하지만 더 웅장한 맛을 풍긴다.

유럽에서는 개잎갈나무보다 레바논삼나무를 더 심고 있는 편이다.

 

 

대구 동대구로의 개잎갈나무 가로수(출처-출처자료1)

 

우리나라에서도 일찍부터 심어진 개잎갈나무는 꽃이 피고 솔방울을 맺는다.

씨가 상당량 얻어지고 모나무 키우기도 어렵지 않다.

전에는 이 나무가 비교적 귀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대구 동대구역 앞 큰길 가로수로 심은 개잎갈나무는 성공적이다.

아래 가지가 어느 정도 길게 남아 있느냐가 이 나무가 가진 아름다움의 초점이다.

아래 가지를 끊어 없앤다든가 또는 가지가 죽거나 하면 아깝게 되고 만다.

따라서 자연히 넓은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

 

한편 북아프리카 North Africa 아틀라스산맥  Atlas Mountains의 산에서 나는 것으로 아틀라스삼나무(아틀라스시더) Atlas cedar가 있다.

알제리 Algeria와 모로코 Morocco에 걸쳐 나며, 레바논삼나무와 거의 구별이 안 될 정도로 닮아 있다.

 

학자들은 개잎갈나무와 레바논삼나무가 원래 같은 종이었다고 한다.

같은 종이었던 것이 오랜 지질시대를 살아오며넛 지리적으로 멀리 격리되었기 때문에 성질이 서로 다르게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종種의 분화分化 species differentiation라고 한다.

 

 

○개잎갈나무의 특성

 

개잎갈나무 (왼)수꽃과 (오른)열매(출처-출처자료1)

 

개잎갈나무는 꽃이 가을에 핀다.

수꽃은 빳빳이 위로 선 모양인 반면, 암꽃은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가을에 꽃가루를 받은 암꽃은 이듬해 가을이 되면 열매로 익는다.

개잎갈나무는 비교적 큰 나무이지만 옮겨 심을 수 있다.

더운 곳일수록 더 좋은 나무 모양새가 된다.

 

우리나라로 나들이 온 이 나무가 히말라야의 높은 산맥을 그리워하고 있을까?

그들이 지금 고향을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세계 3대 아름다운 나무

 

하와이의 아라우카리아(출처-출처자료1)

 

인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또 스스로 아름답게 보이고자 애를 쓴다.

아름다운 노래, 아름다운 그림, 아름다운 경치 따위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2차원, 3차원의 경지를 넘어서서 퍼져 나간다.

또한 길가나 집 안뜰에 보기 좋은 나무를 심어서 삶의 질을 높이고 살아가는 보람을 찾고자 한다.

 

지금도 책에서 읽을 수 있지만, 필자가 수학할 무렵 '세계 3대 아름다운 나무(미수美樹)'라는 말을 처음 듣고 그러한 지식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일본에서 발행한 ≪삼림가필휴森林家必携≫라는 책이 있다.

임업인이라면 누구나 한 권 가지고 있었던 책으로 각종 정보를 망라하고 있다.

그중 '세계 제일의 나무'라는 항목에 흥미 있는 정보가 있다.

여기에서 이야기할 것은 아홉 번째 항목,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로 꼽히 개잎갈나무, 아라우카리아 Araucaria, 금송金松이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 국제적인 모임에서 세계의 학자들과 전문 기술자들이 투표로 결정한 것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개잎갈나무는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많이 심어지고 있으며, 우리는 그 나무의 조경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개잎갈나무는 아래 가지가 길게 자라 주변의 땅을 덮고 있어야 아름답다.

흙이 잎을 더럽힐 우려가 있으나, 원래는 개잎갈나무의 낙엽이 땅을 덮어 흙이나 빗물이 나무 아래 가지를 더럽힐 수 없다.

개잎갈나무의 나무갓 선은 줄기의 끝부터 땅 표면에 이르기까지 넉넉하게 포물선을 이루어 나무의 입체감과 거대감을 구축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가까이에 있어도 먼 곳에 있는 듯하고, 키가 낮아도 높은 것같이 보이며, 무게감도 있어 보인다.

그리고 나무갓 선이 동서남북으로 고르게 퍼져 난잡스럽지 않고 단정하며 깨끗하게 보인다.

따라서 이 나무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 중 하나로 채택된 것에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다음으로 아라우카리아라는 나무는 열대성 생태를 가져 우리나라에서는 기를 수가 없다.

큰 온실에 표본으로 두고 있을 뿐이다.

하와이 Hawaii를 여행한 사람들은 그곳에서 이 나무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나무의 아름다움은 나무 모양새의 정제整齊함(정돈되어 가지런함)에 있다.

나무갓은 기하학적 원뿔 모양을 이루고 가지가 수평으로 뻗는데, 모든 가지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정돈된 모습으로 배열되어 있다.

다듬어진 선형線形(선처럼 가늘고 긴 모양)에 놀랄 만하다.

이 나무도 동서남북으로 시각을 달리해도 모양새에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틀림없이 아름다운 나무이다.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정돈된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것 같다.

 

끝으로 금송이 있다.

금송은 일본산 겉씨식물 즉 늘푸른나무종이다.

일본 사람들은 이 나무를 고우야마키(고야전高野)라고 부른다.

간혹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지만, 많은 편은 아니다.

자라는데 있어 생태적 조건이 까다로운 것 같고, 살아가는데 지쳐 있는 나무임을 느끼게 한다.

금송은 늘푸른 큰키나무이고, 잎은 가늘고 긴 선형이며, 가지의 끝에 모여서 돌려난다.

잎에 광택이 있고 나무 모양새가 단정하며 깨끗하게 보인다.

공원 따위의 조경수로 귀중하며 일본 특산의 나무이다.

 

그런데 위에서 소개한 세계 3대 아름다운 나무들이 모두 바늘잎나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금송은 1종一種 1과一科의 나무이다.

바늘잎나무종, 즉 겉씨식물이 모두 아름다운 나무로 선택된 것이 흥미롭다.

그들은 늘푸른나무이기 때문에 일 년 내내 미관을 드러내면서 그 아름다움을 잠재우는 계절이 없다는 것에 큰 장점이 있다.

잠시 동안이라도 그 아름다움을 잃게 된다면 그것이 사람들에게 일그러진 인상으로 남아, 아름다웠을 때에도 회상이 되어 흠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움의 항상성恒常性이란 미학의 한 원리처럼 생각된다.

 

※출처

1. 임경빈 저, 이경준·박상진 편,  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3(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9).
2. 구글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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