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7. 11/24 725모임의 삼천포와 남해 첫날 본문

여행기-국내

2007. 11/24 725모임의 삼천포와 남해 첫날

새샘 2007. 11. 28. 22:48

대학 교양과정부 1학년 때 친구들 모임인 '725'의 금년 송년회는 11월24일부터 1박2일 동안 경남남해안의 삼천포와 남해 여행이다.

첫 번째 여행목표는 자연산활어회(양식활어는 입에도 대지 않고)를 배터지게 먹는 것이고

두 번째는 빼어난 한려수도의 풍광을 질리도록 구경하는 것.

 

24일(토) 서울, 인천, 군포, 대전, 진주에서 다섯회원(윤근성 회장, 강희일 박사, 이순통 교장, 이규현 교수, 박성주 교수) 부부들이 승용차와 버스로 삼천포터미널에 모이기로 한 약속시간은 오후 12시40분.

나와 집사람은 전날 삼천포로 내려와 하룻밤을 지낸터라, 터미널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 안 있어 윤근성부부는 버스로 서울에서,  이규현부부는 승용차로 대전에서 출발하여 약속시간에 도착.

윤근성부부는 시외버스 여행이 무척이나 좋았다고 내리면서 마냥 싱글벙글이다.

잠시후 중간에서 강희일박사 부인을 군포에서 태우고 인천에서 출발한 이순통부부에게서 연락이 왔다.

강희일박사를 태우려고 진주로 들리는 바람에 1시간 늦겠다고 한다. 원래 강박사는 진주에서 시외버스 타고 오기로 되어 있었다.

 

(1:00)두 부부가 올 동안 1시간의 여유를 충분히 즐기기 위해 우린 삼천포항 주변 한려수도를 만끽할 수 있는 노산방파제와 등대로 향했다. 50m 길이 남짓한 방파제를 걸으면서 모두들 쪽빛바다와 조용하고 평화로운 항구 분위기에 놀라 감탄사를 뿜어낸다.

삼천포항은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항구도시로서 나지막한 뒷산에서 내려다보는 잔잔한 한려수도는 편안함에 흠뻑 젖게 해준다.

모두들 노산방파제 끝 등대벤취에 편안히 앉아 만면에 웃음을 담고 있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아름다운 삼천포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1:40)여행을 시작하는 첫 점심 먹거리는 자연산 복어 가운데 맛이 좋기로 유명한 까치복 수육과 국이다.

예약한 식당(삼천포이대복국집)에 도착하자 얼마 안 있어 이순통부부와 강희일부부가 도착했다.

주메뉴가 나오기 전에 팔팔하게 산 바다새우를 날로 먹는 오도리가 나온다. 오도리는 등 가운데를 꺾어 껍질채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오도리는 서해안의 소금부려 구워먹는 새우인 대하하고는 다른 종이다.

삼천포에서 나는 자연산 오도리는 일품이다. 친구인 식당주인이 우릴 대접하려고 서비스로 제공한 것이다.

디카로 오도리 모습을 찍어 두질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

이 밖에도 반찬으로 전어젓갈, 꼴뚜기회........그리고 친구는 약초로 빚어 담아놓은 약주도 내어준다.

까치복수육이 등장하자 약주 한잔을 곁들이니 그 맛이란.....

난생 첨 먹어보는 자연산 복수육이니 젓가락질이 조금도 멈추질 않는다.

오도리, 복수육과 반찬만 먹어도 배부른 판에 복국이 나오고 복국의 건데기는 큰 사발에 담아 밥을 비벼 비빔밥으로 먹으니 배 터져도 들어가는걸 어찌하리.

불뚝 솟아오른 배들 이끌고 모두들 삼천포 부근의 아름다운 한려수도를 크루즈하기 위해 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했다.

 

(2:40)주말이라 그런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들이 배를 타려고 길게 늘어 서 있었고, 배도 꽤 크다.

2층으로 올라가 남자는 바깥에서 여자들은 선실 안에서 선장의 안내방송을 들으면서 한려수도를 즐기기 시작.

선착장을 출발한 유람선은 삼천포대교를 보면서 창선도와 남해도 앞을 따라 남쪽으로 향한다.

첫번째 안내방송은 '코섬'. 사람코 모습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 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 위에 몇 그루의 나무가 듬성듬성하게 나 있는 아주 작은 무인도다. 코섬 양쪽 바다 가운데 재래식 어장인 죽방렴(竹防簾)이 설치되어 있다. 죽방렴은 대나무를 좁은 간격으로 해저에 꽂고서 나무사이에 그물을 친 '발' 형태의 그물로 물살이 빠른 곳에 설치한다. 삼천포와 남해 죽방렴에서는 주로 멸치를 잡는다. 이 멸치를 죽방멸치라고 하는데 전부 사람이 손으로 잡아 깨끗이 닦고 말리기 때문에 배에서 그물을 내려 잡는 보통 멸치보다 값이 수배에서 수십배에 달하는 고급멸치다.

(3:20)햇빛이 비치는 청정 한려수도 바다 색깔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배의 뒷편인 고물로 가서 지나온 뱃길을 보니 삼천포항은 이미 저멀리 있다. 갈매기는 던져주는 새우깡을 먹을려고 떼를 지어 배가 만들어내는 물보라을 따라오고 있다.

 

(3:40)잠시 선실로 들어가서 우리의 어부인들을 보니 다행히도 멀미 기색은 전혀 없이 모두들 모여 얘길 나누면서 한려수도를 즐기고 있다.

(3:50)삼천포를 벗어나 통영시 동백섬이 보인다. 이 섬은 동백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선장은 동백섬의 백두봉, 해골바위를 소개해 주었다.

 

배의 선수(이물)와 동백섬

 

동백섬의 해골바위(왼쪽의 구멍난 바위)와 꼭대기에 나무가 없는 민대가리 백두봉

(4:00)날씨가 어두워지고 흐려지는 탓인지 동백섬 부근의 바다색은 삼천포 부근 바다색보다 짙은 색이었다.

햇살이 비치는 바다와 그 주변의 바다의 색깔이 뚜렷이 대비되는 광경을 디카에 담아보았다.

(4:07)동백섬에 이어 바로 사량도(蛇梁島)가 나타난다. 사량도는 뱀이 누워있는 모습이라서 붙은 이름이며, 낚시와 등산 하려고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 섬이다. 

사량도를 멀리서만 바라보고 배는 방향을 돌려 삼천포 쪽으로 향한다.

 

(4:35)삼천포로 향하는 배는 삼천포 동쪽의 고성 해안에 있는 삼천포화력발전소 앞을 지난다.

발전소의 알록달록한 색깔의 높은 탑은 굴뚝이다.

 

발전소 터의 일부는 바다매립지인데, 선장 소개에 의하면 발전소 서쪽으로 바로 옆에 있는 2개의 작은섬을 없애지지 못한 이유는 산을 깎을려고 할 때마다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여러번 일어나 그만 포기했다는 것이다. 두 섬 가운데 왼쪽의 작은 섬에 스님바위가 있다는데 확인하지는 못했다.

(4:40)발전소를 지나 서쪽으로 향하면 바로 삼천포 남일대해수욕장이 나온다. 이 해수욕장은 어릴때나 학생때나 커서도 수시로 들리곤 했던 추억이 많은 곳이다. 어릴 때는 고운 백사장이 아주 넓었다고 생각되는데, 요사이는 모래사장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해수욕장 동쪽에는 코끼리가 코를 바다에 빠뜨리고 있는 모습의 코끼리바위, 서쪽에는 사자 모양의 사자바위가 멀리서 마주 보고 있다.

 

코끼리바위

남일대해수욕장

 

사자바위

(4:52)남일대해수욕장을 지나 선착장에 가까워지니 태양은 산 위에 걸리고 바다는 석양의 노을이 더욱 완연해져 졌다.

(5:00)유람선을 내린 우리 일행은 삼천포 해안도로를 따라 석양의 드라이브를 즐기기 시작.

삼천포대교 너머로 실안지방의 낙조는 대한민국 8경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저멀리 수평선에 불그스럼한 실루엣이 깔리기 시작하면서 점차 어둠이 다가오는 한려수도를 배경으로 실안해안의 작은 선착장에서 모두 모여 추억을 남겼다.

(5:50)드라이브를 끝내고 삼천포 시내의 바다가 보이는 노산공원으로 갔다.

이미 날은 어두어져 노산공원 끝 바다와 바로 접한 정자에서 도착하여 서쪽으로 바라보니 조명등을 켠 삼천포대교와 더불어 그 너머로 약간의 낙조가 깔려 있는 아름다운 야경을 구경했다.

오늘이 보름이라 바다위로 동그란 보름달이 떴다.

(6:11)저녁을 먹으러 노산공원을 내려가니 팔포매립지 앞의 작은섬인 목섬도 조명등을 밝히고 야경을 뽐내고 있다.

(6:30)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일인 완전 자연산 활어회만 먹는 저녁식사다. 식당은 삼천포 팔포의 횟집촌에서도 유명한 오나횟집으로 회는 물론 밑반찬(일본말로 쓰끼다시)도 자연산 고둥, 해삼, 우렁쉥이(멍게), 회 등으로 아주 푸짐하다.

메인메뉴인 자연산 회는 삼천포 특산어종이기도 하고 제철인 쥐치, 뱅어돔, 감성돔이고, 또 자연산 전복회도 곁들인다.

전복회는 우리 일행과 같이 한 내 남동생부부와 여동생부부가 우릴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이날 즐겼던 회는 지금 생각해도 침이 굴꺽 넘어간다. 이것 역시 디카로 찍어두지 못해 마냥 아쉽기만 하다.

 

(8:40)2시간가량 자연산생선회 향기로 입과 온몸을 푹 적신 다음 부근의 노래방으로 자릴 옮겨 깊어가는 삼천포의 밤을 향유.

밴드마스터인 매제의 가짜기타연주를 곁들인 맛깔나는 노래는 분위기를 살렸고

이 분위기를 이어 이순통부부는 러브샷의 진수를 보여주었으며

이날의 가수왕으로 모두가 인정한 제수씨의 무인도 앵콜열창을 피날레로 끝을 맺었다.

(9:50)노래방을 나오기 전 마지막 일은 이날의 기억을 영원히 남겨두는 것이었다.

(10:55)삼천포를 출발하여 승용차로 약 40분 걸려 숙소인 남해 힐튼리조트에 도착했다.

힐튼리조트의 클럽하우스 야경도 한 폭의 그림.

55평의 큼직한 방에 들어가 어부인들은 침대에서 우린 전부 거실에서 하룻밤을 지샜다.

물론 그냥 잠든건 아니었다. 몇 시간동안 약주와 더불어 얘길 나누었었지.

 

(둘째날 여행기로 이어집니다)

 

2007. 11. 28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