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7. 11/25 725모임의 삼천포와 남해 둘째날 본문

여행기-국내

2007. 11/25 725모임의 삼천포와 남해 둘째날

새샘 2007. 11. 30. 15:50

(7:50)아침 7시에 잠을 깨어 간단하게 몸을 씻은 다음 남해힐튼리조트의 아침을 구경하려고 집사람과 함께 방을 나섰다.

콘도 앞 동백나무에는 빨간 동백꽃이 피었고, 뒤로 돌아가니 꼬불꼬불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산책로 주변은 소나무들이 죽죽 뻗어있고, 동쪽으로 눈을 돌리니 소나무 사이로 햇살이 비친다.

 

클럽하우스 앞 잔디마당에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와 루돌프사슴 장식물은 곧 크리스마스임을 알려준다.

(8:30)콘도에서 체크아웃하고 남해구경을 나섰다. 먼저 힐튼리조트 옆의 남해스포츠파크로 향했다. 스포츠파크 바로 옆에 나무로 만든 선착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한려수도는 삼천포 앞바다 한려수도와는 또 다른 맛이다.

사진의 오른쪽은 육지이며, 육지 위의 집들이 스포츠파크 리조트.

(9:07)남해섬 주위를 순환하는 해안관광도로를 따라 가천다랭이마을에 도착. 다랭이란 계단식 밭을 의미하며, 다랭이가 많다고 해서 다랭이마을이란 이름이 붙었다. 다랭이마을로 내려가기 전에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남해바다는 우리들 마음을 탁 트이게 해 주었다.

 

(9:12)가천암수바위를 찾았다. 암수바위는 숫바위(남근석)와 암바위(여근석)를 말하며, 이곳 사람들은 미륵불이라고 부른단다. 숫바위는 숫미륵, 암바위는 암미륵. 숫미륵은 남성의 성기와 닮았고 암미륵은 만삭이 된 여성이 비스듬히 누어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암수바위는 원래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선돌이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바다와 마을의 수호신으로 확대되어 미륵불로까지 격상된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이곳을 찾아 아들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암수바위 옆에는 동백나무 한 그루가 심겨져 있고, 지금 남해는 동백꽃이 활짝이다.

가천다랭이마을 뒷산이 설흘산으로 금산과 더불어 산행객이 많이 찾는 산이다. 작년에 집사람과 함께 이곳을 등산한 적이 있다.

설흘산은 바다가 보이는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하기 때문에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풍광을 같이 즐길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작년에 집사람과 함께 설흘산 산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비도 많이 오고 날씨가 흐려 바다풍경을 전혀 구경하지 못했다.

숫미륵 앞에서 설흘산을 쳐다보니 숫미륵 끝이 설흘산의 한 봉우리가 된다.

 

(9:21)다랭이마을에는 동백꽃 뿐만 아니라 노랗게 핀 예쁜 산국도 많이 피었다.

 

(10:00)아침을 먹으러 남해 용현의 전복죽집을 찾았다. 이 집은 전복만을 취급하는 음식점이다. 방을 들어서니 역시 넓고 파란 남해바다가 보인다. 

 

전복죽과 더불어 나오는 반찬 또한 장난 아니다. 반찬으로 나오는 생선이랑 해조류는 모두 앞바다에서 잡는단다. 위 사진에서 바다에 떠 있는 하얀 부표는 이 식당에서 고기를 잡으려고 설치한 정치망이다. 우리의 어여쁜 여학생들께서는 반찬그릇마저도 완전히 비운 다음 외친다. "여기 반찬 추가요!". 상 위의 모든 걸 쫙 비운 다음 보리암을 향해 출발.

 

(11:10)보리암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셔틀버스로 보리암 주차장에서 내려 보리암까지는 10분 정도 걸어오른다.

보리암오르는 길은 편백나무길이고, 길 양쪽으로 소원을 비는 등이 죽 늘어서있다. 길 끝으로 보리암 뒷봉우리인 대장봉이 보인다.

금산은 남해의 소금강으로 불릴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며 금산38경이 있다. 금산 정상은 681m.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특히 기암괴석이 볼만하다. 신라 원효대사가 보광사라는 절을 지어 보광산이라 불려오던 것을 조선 태조 이성계가 이 산에서 100일 기도 끝에 조선왕조를 개국하게 되어 온 산을 비단으로 덮어 준다는 약속을 하였으나 산 전체를 덮을만한 비단이 없어 대신 이름을 비단으로 덮어 비단錦의 錦山으로 불렀다고 한다.

금산 보리암은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기도처로서, 우리나라의 3대 기도처의 하나다. 특히 남자에 대한 소원의 기도발이 잘 듣는다고 한다.

 

우리는 보리암을 지나 안내판을 보면서 38경 가운데 보리암-해수관음상-쌍홍문-제석봉-흔들바위-금산정상-보리암으로 돌기로 결정.

(11:23)보리암(왼쪽아래 암자) 뒤의 대장봉(남해금산38경 가운데 3경)의 바위들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위태하다.

(11:29)해수관음상 뒤의 바위는 오른쪽이 화엄봉(31경)이고 왼쪽이 일월봉(32경)이다. 해수관음상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관음보살상이라서 붙은 이름이다. 중생들의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는 관음상은 두 개의 큰 바위봉우리 아래에서 더욱 빛난다.

해수관음상에서 내려다 본 남해바다는 배가 지나간 물결 자국이 뚜렷하며, 해안에는 상주해수욕장의 유명한 소나무숲이 보인다.

 

고개를 약간 오른쪽으로 돌리니 큰 봉우리가 눈을 가로 막는다. 바로 상사바위(23경)다. 여수 돌산에 사는 한 총각이 고기 잡으러 왔다가 우연히 만난 과수댁을 사모한 끝에 상사병에 걸려 죽을 지경이 되었다. 이를 안 과수댁은 상사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이 바위에서 총각과 운우의 정을 나눈 뒤 둘이 백년해로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11:50)해수관음상에서 아래로 내려와 쌍홍문(15경)에 도착. 쌍홍문이 바위에 눈 모양의 큰 구멍이 양쪽으로 뚫려 있어 붙은 이름이다.

쌍홍문 바위에는 작은 구멍이 3개 연달아 나 있는데, 이 구멍 속으로 돌을 던져 넣으면 장수한다고 하니, 집사람도 다른 관광객들도 열심히 돌을 던진다. 이쪽에 난 등산길을 따라 보리암으로 올라 올때는 반드시 쌍홍문을 거쳐야 한다.

 

쌍홍문을 지키고 있는 큰 바위 2개는 장군이 검을 짚고 봉우리를 향하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장군암이라 이름지어졌다. 금산정상으로 오르는 관문인 쌍홍문을 지키는 장군이라 하여 수문장이라고도 부른단다. 이 바위를 휘감고 있는 늘푸른덩굴나무는 송악으로 나이가 몇백년은 된 것 같다.

(12:03)쌍홍문에서는 금산정상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어부인들께서는 힘들어 죽겠다고 하면서도 꾸준히 잘 오르고 있다.

2개의 바위가 층암절벽을 이루고 있는 일월봉(32봉) 아래를 지난다. 일월봉은 가까이 가서 보면 두 개의 바위가 日字모양이지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月字모양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

 

제석천이 내려와 놀다갔다고 전해지는 제석봉(19경) 아래다. 불교에서 제석천은 부처를 좌우로 모시는 불법을 지키는 신이다.

내리쬐는 태양 아래의 제석봉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흔들바위(33경)를 밀어보니 바위가 흔들리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바위아래 끼어놓은 나뭇가지를 보니 흔들리고 있다. 한사람이 흔드나 열사람이 흔드나 흔들리는 정도는 똑 같단다.

(12:23)금산정상에 올랐다. 높이는 681m. 이 봉우리 위에 망대(望臺, 1경)가 세워져 있는데 망대 위의 고도가 701m로 금산에서 제일 높은 곳이다. 사방의 조망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어 망대라 한다. 망대는 우리나라 최남단 봉수대이며 현존하는 봉수대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 되었단다.

망대 위에서 바라 본 금산

 

(12:40)보리암 하산길에서 쳐다보는 봉우리는 등산길에서 본 모습과는 딴판이다. 올라 올 때는 없었던 원숭이 얼굴모습의 바위봉우리가 내려갈 때 보이는 것이었다.

 

(2:40)금산구경을 끝내고 삼천포로 향해 출발하여 40분 걸려 점심 예약을 해 놓은 바다장어집에 도착. 양념을 해서 구워먹는 민물장어와는 달리 바다장어는 양념을 전혀 하지 않고 구운 다음 방아잎(배초향잎)과 생강을 썰어 넣은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 맛을 알리가 없다. 맛을 글로 표현할 방법이 없으니 궁금한 사람은 삼천포로 와서 맛을 보시도록.

 

(4:00)삼천포 건어물시장에 들러 쥐포, 문어, 미역, 다시마와 같은 건어물을 한아름 산 다음 시외버스주차장으로 향한다.

드디어 이틀동안의 짧은 여정이 막을 오르는 순간이다.

이순통부부는 강희일부부를 싣고, 이규현부부와 함께 진주의 21년산 도라지공장을 들린다고 버스주차장 앞에서 작별인사를 나눈다.

나와 집사람, 그리고 윤근성부부와 집사람이 서울행 시외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난 다시 버스에서 내려 이들을 송별.

내일 삼천포에서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들 좋은 추억을 담은 여행이었기를 바란다. 다음 725 여행은.....

 

2007. 11. 30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