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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샘(淸泉)
2008. 1/26 466차 평창 선자령 눈꽃산행기 본문
산행로: 대관령상행휴게소(840)-929봉-KT중계소-새봉(1060)-선자령(1157)-낮은목-보현사계곡-보현사-보광교(9km, 6시간)
산케들: 道然배기호, 西山박봉희, 元亨김우성, 百山이주형, 如山장만옥, 새샘박성주(6명)
오늘 계획된 무자년의 눈꽃산행로는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이었다. 그런데 아침 7시30분 집결지인 양재역 서초구민회관 앞에 도착하니 여산회장은 산행로가 선자령으로 바뀌었다고 전해준다. 1미터가 넘는 폭설이 내려 고루포기산의 등반로가 폐쇄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초구민회관앞에서 민헌김기표를 만났다. 민헌은 직원들과 1년에 한번씩 있는 눈꽃산행을 위해 계방산을 간단다.
선자령 산행로는 2년전인 2006년 1월 당시 산행대장인 원형의 야심찬 새해 눈꽃산행로였다. 산케들에게 즐겨 회자되는 산행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눈꽃산행을 즐기려고 찾은 선자령에서 눈꽃은 구경도 못하고 대신 먼지만 풀풀 덮어썼으며, 준비한 아이젠은 산행도중 서산의 찢어진 랜드로바 신발을 감싸는데 사용되었다는 얘기.
산악회 버스를 타고 달리는 도중 반더룽산악회 산행대장이 오늘의 산행로를 소개한다. 산행기점인 대관령상행휴게소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이 있고, 반대로 북쪽으로 타면 선자령으로 연결된다. 선자령 코스는 3개의 산행로가 있는데 모두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가다가 동쪽으로 내려가는 코스다. 선자령에서 바로 초막골로 빠지는 코스, 선자령에서 계속 북진하여 낮은목에서 보현사계곡으로 빠져 보광교로 이어지는 코스, 낮은목에서 계속 더 북쪽으로 걸어 곤신봉(1136m)에서 대공산성을 거쳐 보광교에 이르는 코스가 그것이다. 선자령까지는 산행로가 만들어져 있어 산행이 가능하지만 낮은목에서 보현사계곡으로의 하산이 가능한지는 가 봐야 알며, 곤신봉코스는 산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오늘 목표 산행로는 선자령-낮은목-보현사란다.
양재역에서 4시간여를 달린 끝에 11시에 대관령 상행휴게소(해발 840m)에 도착하였다. 영동고속도로를 지나면서 차창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하얀 눈으로 온통 덮혀 있어 오늘의 눈꽃산행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는 등 산행점검을 마치고 11시20분 드디어 눈꽃산행 시작을 알린다. 산행로입구에 울창한 전나무는 우리가 영동 고산지대에 왔음을 알려준다.
선자령 입구부터 산행객들이 긴 줄을 만들어 올라가고 있다. 걷는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꽃산행객들이 많은 것이다. 산행시간이 보통 때보다 훨씬 많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길 바깥으로 발을 디디면 무릎에까지 발이 빠질 정도로 눈이 쌓여 있다.
40분 후인 정오쯤 대관령 관문에 도착. 12세기 고려시인 김극기가 큰고개를 뜻하는 '大'와 험한 요새의 관문이란 뜻의 '關'을 붙여 '대관'이라고 불렀다. 풍수가들은 대관령을 '자물쇠 형국'이라 하는데 이것은 관문으로서 대관령을 넘나드는 것이 쉽지 않았음을 말한다. 그래서 강릉지역에는 "평생 대관령을 한번 넘지 않고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전한다.대관령은 영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관문으로서 한 때 닫힘의 공간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열린공간으로 문화소통의 원류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민속문화의 중요한 유적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한다. 대관령 관문은 영동권의 방어적 요새로서 신앙적으로는 대관령산신과 성황신 등 수호신이 거처하며 동시에 동서문화가 소통한 통로였다.
대관령이 840m, 최고봉인 선자령이 1,157m, 둘 사이 거리가 5km이니 2시간반쯤 걸어 300m 올라갈 정도로 별로 힘들지 않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10분을 걸어올라 주변을 바라보니 멀리 하얀 눈으로 덮힌 능선 위에는 풍력발전기가 줄을 지어 달린다.
30분을 더 올라가 전망대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한다. 하얀 눈의 은세계, 초록 전나무, 푸른 하늘, 흰 뭉게구름으로 이루어진 주변 경관, 그리고 상쾌한 날씨, 내딛는 발과 눈이 맞닿는 푹신한 감촉, 어느 하나도 기분 좋지 않은 게 없다. 오름길 오른쪽 즉 동쪽으로는 주문진과 동해도 보인다.
1시10분 해발 1,060m의 새봉에서 정상주를 하면서 40분간 휴식. 휴식을 마친 뒤 출발하면서 한장 찰칵.
2시25분 바로 눈 앞에 선자령을 두고서 백산이 의견을 제시한다. 눈으로 길이 막혀 다시 돌아올 것 같으면 선자령에 올라가지 않고 여기서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산이 산악회대장일행과 통화해보니 그들은 선자령을 지나 낮은목에서 러셀(russel: 제설차인 러셀차를 고안한 미국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된 말로서 깊은 적설을 헤치고 전진하는 행위를 말함)을 하면서 보현사계곡으로 하산하고 있다는 사실 확인 후 모두들 계속 전진.
2시35분 오늘 우리가 정복할 대상인 선자령(1,157m)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앞면에 '백두대간선자령'이라고 씌여 있는 큰 표지비석이 서 있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 거리는 1,400km. 표지석 뒷면에는 우리나라 대간을 표시한 산경표와 선자령 소개가 기록되어 있다.선자령(仙子嶺)은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도암면의 경계를 이루며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우뚝 솟아있다. 북동쪽에 있는 보현사에서 선자령을 보면 떠오르는 달로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仙子'란 신선이나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를 의미한다. 선자령 능선의 굴곡이 여자처럼 아름답기 때문이다.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은 높낮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평탄한 구릉의 연속이다. 선자령은 풍부한 적설량과 세찬 바람이 빚어내는 눈꽃이 극히 아름다워 우리나라 눈꽃산행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다.
2년 전 선자령을 찾았을 때는 선자령에서 바로 초막골로 하산하였다. 오늘 산행은 선자령에서 북진을 계속하여 낮은목에서 보현사로 하산한다.
2시42분 선자령을 지나 낮은목으로 향하는 길에는 훨씬 많은 눈이 쌓여 있다. 눈 밟을 때 폭신하고 부드럽게 빠져드는 느낌은 마치 섹스할 때의 느낌과 다름없다.
3시18분 보현사계곡으로 내림길이 시작되는 낮은목이다. 낮은목 입구의 눈길은 거의 어깨까지 빠질 정도로 깊다.
3시38분. 내림길이 장난이 아니다. 너무 가파르고 눈이 많이 쌓여 아이젠이 무용지물이 된다. 저절로 엉덩이 눈썰매로 미끄러져 내려갈 수 밖에 없다. 눈이 없었으면 쉽지 않은 하산길이었을 것이다.
3시42분 가팔랐던 내림길이 끝난 다음 모두들 호흡을 가다듬으며 눈으로 뒤범벅이 된 차림 그대로 푹신한 눈둔덕에 걸터 앉아 휴식을 취한다.
4시40분 보현사에 내려다 보인다.
보현사를 지나 버스가 기다리는 보광교까지도 1km가 넘는 거리다. 길 주변은 하얀 눈꽃이 핀 큰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다.
산행을 시작한 지 6시간 후인 5시20분에 귀경 버스에 오른다. 저녁을 먹으러 들린 식당의 된장찌게와 반찬, 맛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다. 음식맛도 맛이려니와 배고픔이 더 큰 탓이리라. 저녁을 먹으면서 오늘 밟은 눈이 금년 1년치를 모두 합한 것보다도 많았다는 사실에 모두들 공감.
6시에 강릉 보광리를 출발한 버스는 귀경길이 거의 막히지 않은 탓에 3시간만인 9시30분에 양재역에 도착한다. 예상보다 이른 귀경에 서초구청 건너편 순대집에 들어가 1시간에 걸쳐 넉넉하고 모듬순대와 술국으로 푸짐하게 뒤풀이를 벌이면서 오늘의 즐겁고 무사한 눈꽃산행을 건배.
2008. 1. 27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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