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9. 6/19 김천 황악산 직지사 본문
직지사 입구 직지문화공원 주차장에서 내려 공원을 구경하면서 직지사로 향한다. 직지문화공원은 2004년에 조성되었다. 공원입구에는 양쪽으로 거대한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우뚝 서서 우리들을 맞는다.
장승을 지나 들어선 공원 풍광은 주변의 조각작품과 조경수, 폭포와 분수 등이 잘 어우러져 있는 그야말로 멋진 도시문화공원!
공원을 빠져 나와 조금 올라가니 바로 앞에 '동국제일가람東國第一伽藍'이란 현판이 붙은 대형 직지사 정문이 서 있다. '東國第一伽藍'은 직지사를 칭하는 용어로서 고려 태조때인 936년 능여조사能如祖師가 중창한 뒤 '해동海東의 중심부에 자리잡은 으뜸가는 사찰'이라는 뜻으로 붙였다고 한다.
직지사直指寺는 신라시대 418년 아도화상阿度和尙이 창건했으므로 1천6백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직지直指라는 절 이름은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이라는 선종의 가르침에서 따온 것이다. 이가르침은 깨달음을 나타내는 말로서 '가르침에 기대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직관함으로써 부처의 깨달음에 도달함'을 이르는 말이다. 조선시대에는 조선 8대사찰의 하나로 일컬어질 정도로 사세가 확장되었다.
직지사는 많은 국사國師 및 왕사王師가 수도정진하던 곳으로 유명하며, 한국불교선종의 큰맥을 잇고 있는 절이다. 추풍령 서남쪽에 있는 황악산黃岳山 기슭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다.
'누를 황黃'은 음양오행의 한 가운데 위치하는 색으로서, 해동海東 즉 조선의 중심부가 되는 산이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
직지사에는 사찰의 3대 전각 즉 석가모니불을 본존불로 하는 대웅전,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하는 비로전(대적광전 혹은 대광명전), 아미타불을 본존불로 하는 극락전(무량수전 혹은 아미타전)이 모두 있다.
현재 정문이 수리보수공사중이어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후문으로 향한다.
정문 바로 옆에 직지사 전통다원 다반향초가 있고, 길 건너편의 도자기 모양의 벽을 가진 건물은 김천세계도자기박물관.
사찰에서 맨 먼저 만나는 산문山門이 일주문이다. 일주문에는 기둥이 양쪽에 한줄로 서 있는데, 마음을 한쪽으로만 쏟는 일심一心을 의미. 사찰에 들어가는 일주문 현판에는 황악산직지사黃岳山直指寺라고 씌여 있다.
일주문을 지나면 양쪽의 전나무 뒤로 바로 대양문大陽門. 대양문은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문으로 직지사 특유의 문이다. 짐작컨대 대양문이란 자비로운 부처님이 계신 넓은 바다 즉 대양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뜻이 아닌가 싶다.
대양문 왼쪽에 대양문과 직각으로 서 있는 작은 문(위 사진의 왼쪽문) 위에 작은 글씨로 금란방禁亂榜이라고 씌여있다. 시끄럽게 소란피우지 말라는 공간이란 뜻일게다. 안에는 스님들의 수련 공간이 있겠지!
문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정원을 가진 큰 건물이 있다. 현판을 보니 만덕전萬德殿이다. 만덕전은 일명 불교연수회관으로 1994년 준공된 직지사 최대의 건물로서 ㄷ자형이다.
만덕전 바로 옆 언덕에는 불법의 심오함을 뜻하는 말인 산해숭심山海崇深이란 현판의 건물이 있는데, 이 현판 반대편의 현판에는 남월료南月寮라고 씌여 있단다. 남월료는 직지사의 강당으로서 만덕전과 더불어 교육과 연수를 위한 건물.
다시 뒷걸음을 쳐서 금란방을 통해 빠져 대양문을 통과한다. 다음 문은 금강문金剛門. 대체로 사찰의 금강문은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있으며, 금강역사가 지키는 문이다. 금강역사는 불법을 훼방하려는 세상의 사악한 무리를 경계하고 사찰로 들어오는 모든 잡신과 악귀를 물리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금강문과 천왕문의 의미가 비슷하여 금강문이 없는 사찰도 많다.
금강문을 지나자마자 바로 천왕문天王門이 서 있다. 사찰을 지키고 악귀를 내쫓는 사천왕상을 안치한 문으로서, 불도를 닦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찰이 신성한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 사천왕문이라고도 한다. 천왕문 앞에는 벚나무 거목이 양쪽으로 턱하니 버티고 있다.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있는 불이문不二門(해탈문이라고도 한다) 없이 바로 누문樓門이 나온다. 누문은 전각이나 누각을 2층 이상으로 짓고 1층이 문으로 되어 있는 형태의 문을 말한다.
천왕문 다음의 문은 만세루문이다. 만세루萬歲樓를 키큰 소나무 몇 그루가 앞을 지키고 있다. 만세루문을 지나면 만세까지 살 수 있겠지.
만세루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 앞마당이다. 마당에는 대웅전大雄殿으로 중심으로 양쪽으로 3층석탑이 있다.
대웅전 앞 삼층석탑은 통일신라말기인 9세기 작품인데, 비로전 앞 삼층석탑과 함께 문경군 산북면 서중리의 도천사터에 쓰러져 있던 것을 1974년 여기로 옮긴 것이라고 소개판에 기록되어 있다. 이층기단이 아닌 단층기단으로 되어 있고, 1층 몸통이 상대적으로 유난히 길게 올라가 있어 시원한 상승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보물 제606호.
대웅전은 임진왜란때 소실된 것을 선조때인 1602년 중창되었고 영조때인 1735년 중건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로 약사불과 아미타불의 삼존불이 있으며, 후불탱화도 여기에 맞춰 영산회상도, 약사불회도, 아미타불회도 등 3점이 그려져 있다. 후불탱화 3점은 보물 680호로 지정.
대웅전 앞마당 왼쪽에는 좋은 풍채, 불룩한 배, 활짝 웃는 길상으로 마음좋게 생긴 포대화상 좌상이 있다. 포대화상은 왼손에 잡고 있는 지팡이에 자루를 매달고 다니면서 인간의 번뇌와 고통을 자루에 담아 가져가는 대신 포대에서 웃음과 기쁨을 꺼내주는 스님이다.
대웅전 앞마당 왼쪽 삼층석탑 왼편에 범종각梵鐘閣이 있다. 범종각에 법고(북), 목어(물고기모양의 나무판), 운판(구름모양의 금속판), 범종(종)의 불전사물佛殿四物이 들어 있다.
다른 절에는 없고 직지사에만 있는 전각이 사명각四溟閣이다. 사명각은 사명대사 유정惟政(1544~1610)를 모신 곳으로 30세에 직지사 주지가 되었으며 임진왜란때 승병으로 이끌고 큰 공을 세움으로써 직지사가 조선 8대가람의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고 한다.
사후세계불인 비로자나불을 모신 비로전毘盧殿 앞에도 보물 607호인 삼층석탑이 서 있다. 대웅전 앞의 삼층석탑 2개와 같은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서, 도천사터에 있던 3기의 넘어진 석탑을 직지사로 옮겨 2개는 대웅전 앞에 1개는 여기 비로전 앞에 세우고 복원하였다.
비로전은 고려 태조때 능여조사에 의해 세워진 전각이다. 천불상이 있어 천불전千佛殿이라고도 부른다. 과거, 현재, 미래의 삼천불 가운데 현겁천불을 모신다. 비로전 왼쪽 전각은 지장보살이 있는 명부전冥府殿이다. 명부전은 지장전地藏殿 혹은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한다.
응진전應眞殿은 오백나한 가운데 16나한을 모신 전각이다. 오백나한은 중생에게 복을 주고 소원을 성취해 준다고 한다.
응진전 뒤 언덕은 대나무밭인데, 밭 앞쪽은 특별하게 생긴 산마늘의 흰꽃이 가득 피었다. 산마늘은 봄철에 나오는 새싹과 뿌리줄기를 캐어서 나물로 먹는다.
약사전에서 바라본 비로전 삼층석탑, 비로전과 명부전.
약사전 앞 수국. 수국꽃은 꽃이 필때는 노랑색이다가 연자주색, 하늘색, 연홍색으로 차례차례 변한다.
청풍료淸風寮는 직지사의 불교유물을 보관하는 직지성보박물관이다.
직지사 경내에는 호두나무가 많다. 열매가 달린 호두나무.
직지사 주차장에서 바라본 직지사 뒤 황악산 자락.
2009. 6. 20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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