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9. 5/17 강릉, 양양, 속초, 설악산 신흥사2 본문

여행기-국내

2009. 5/17 강릉, 양양, 속초, 설악산 신흥사2

새샘 2009. 5. 26. 18:36

이번 여행의 제1목적지인 양양 낙산사洛山寺에 도착한다. 낙산사는 4년전인 2005년 봄 산불로 완전소실에 가까울 정도로 파괴된 후 어느 정도 복구되었지만 지금도 복원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낙산사는 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설악산 신흥사의 말사로서 관동팔경의 하나다. 낙산이란 말은 관세음보살이 항상 머무르는 곳을 뜻하며, 이 절은 통일신라 문무왕때인 671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낙산사 경내로 들어서니 가장 앞에 있는 건물은 낙산사다실이고, 다실 오른쪽의 바다로 시선을 돌리니 절벽 위에 선 의상대가 눈에 들어온다.

 

의상대義湘臺는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와 낙산사를 지을 때 산세를 살피고 좌선수행처로 사용된 누대.

 

의상대에서 남쪽에는 전진항이 있고, 북쪽의 노송사이로 홍련암과 그 뒤 산위에 우뚝 서 있는 해수관음상이 보인다.

 

의상대에서 홍련암으로 가는 길가에는 붉은 해당화 뿐만 아니라 보기 드문 흰꽃해당화도 피었다.

 

낙산사 홍련암紅蓮庵은 우리나라 3대 해수관음성지 가운데 동해의 해수관음기도도량이다(남해는 남해 금산 보리암, 서해는 강화 낙가산 보문사). 홍련암은 의상대사가 낙산사를 창건하기 앞서 석굴 안에서 열심히 기도한 끝에 관음보살 진신을 친견한 장소이다. 홍련암은 절벽의 바위 위에 세워진 암자로서 안에는 관음보살좌상이 있고, 바닥에 구멍을 뚫어 놓은 곳이 있어 암자 밑으로 드나드는 바닷물을 구경할 수 있다.

 

홍련암 안에서 들려오는 스님의 목탁소리와 불경 읊는 소리와 홍련암 밖에서 들려오는 절벽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는 무척 장단이 맞는다. 홍련암 절벽과 파도를 디카에 담는다.

 

그리고 홍련암의 소리를 오랫동안 듣고 싶어 동영상으로도 남긴다.

 

홍련암 뒷산의 보타전寶陀殿으로 향한다. 보타전 앞 마당에는 큰 연못이 있다. 보타전은 1993년에 준공된 불전으로서 한국 최초로 7관음상(천수관음, 성관음, 십일면관음, 여의륜관음, 마두관음, 준제관음, 불공견색관음)과 함께 32관음응신상, 그리고 1천5백관음상이 봉안되어 있어 명실상부한 관음전이라 부를 수 있다.

 

보타전에서 약간의 오르막길을 오르면 동해바다가 훤히 보이는 넓은 마당 위에 거대한 해수관음상이 있다. 이 해수관음상이 남해 보리암 해수관음상, 서해 강화 보문사 해수관음상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해수관음상인 것이다.

 

해수관음상에서 사방을 돌아보니 짙은 구름으로 잔뜩 찌푸린 하늘과 구름에 뒤덮힌 설악산과 대비되는 비치는 동해의 망망대해 끝에 보이는 수평선은 푸름을 뛰어넘는 짙푸름이 아닐 수 없다.  

 

해수관음상에서 다시 아래로 내려와 원통보전圓通寶殿7층석탑을 구경한다. 원통보전은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시는 법당으로서 관음전이라고도 부른다. 의상대사가 낙산사를 창건했을 때부터 중심법당이었으며, 현재의 건물은 2005년 산불로 소실된 것을 복원한 것이다. 법당은 잠겨 있어 내부는 구경하지 못했다.

7층석탑은 조선때 만들어진 것으로서 역시 산불때 파괴된 것을 보수한 것이다. 보물 제499호.

우리나라 사찰 탑의 층수는 홀수, 기단의 각은 짝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역학의 원리를 따른 것이라고 한다. 홀수는 양수陽數로서 하늘의 수이므로 하늘을 향하는 탑의 층수는 홀로 만들어져야 하는 반면, 탑을 받치는 기단은 땅을 향하므로 그 각은 음수陰數인 짝수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원통보전에서 낙산사 다실, 의상대, 동해의 망망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집사람과 함께 무료국수공양실에서 점심으로 제공하는 국수를 한그릇 훌훌 먹은 다음 설악산국립공원 케이블카를 타러 간다. 국립공원 입구에서 설악산을 바라보니 어느 정도 구름이 걷힌 듯도 하다.

 

소공원 입구를 들어서니 오른편에 신흥사 부도군이 있다.

 

왼편에는 케이블카가 운행되는 설악산, 정면에는 구름에 덮힌 설악산 나한봉의 실루엣이 보인다.

 

케이블카는 소공원에서 해발 800m의 권금성까지 운행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종점 봉우리가 정면으로 보인다.

 

권금성 탑승장에서 바깥으로 나가면 정면으로 높이 800m의 노적봉이 있고, 그 왼쪽으로 설악쌍천이 흘러 동해로 들어간다.

 

노적봉 오른쪽으로 설악산의 3대 폭포의 하나인 토왕성폭포를 볼 수 있다. 이 폭포수는 토왕골을 흘러 비룡폭포와 육담폭포를 지나 설악쌍천으로 흘러든다고 한다.(사진 가운데서 약간 왼쪽에 있는 위에서 아래로 나 있는 흰줄이 폭포)

 

그리고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던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니 울산바위달마봉이 보인다.

 

권금성權金城은 권씨와 김씨 두 장사가 난을 당하자 가족들을 이곳으로 피난시키고 하룻밤 만에 쌓은 성이라는 전설이 있다. 고려 몽고침입때 백성들의 피난처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권금성에서 설악산을 조망한다. 앞쪽에 왼쪽은 만물상, 오른쪽은 장군봉적벽이 있다. 그 뒤로 설악산의 능선이 죽 이어지는데 왼쪽부터 공룡능선, 나한봉, 마등령, 저항령, 황철봉으로 이어진다.

 

케이블카를 타고서 내려오면서 깎아지른 절벽, 고사목, 기암괴석 등 주위의 멋진 경관을 다시 한번 감상하고 아래를 바라보니 곧 들릴 신흥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설악산 신흥사新興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본사로서 들렀던 낙산사신흥사의 말사다. 신라 진덕여왕때인 652년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는데 최초 이름은 향성사香城寺라고 하였다. 그후 몇번의 화재로 소실되면서 자리를 옮겨 중창을 조선 인조때인 1644년 현재 위치에 자리잡으면서 신흥사神興寺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神興寺란 '절터가 누만대에 걸쳐 삼재가 미치지 않는 신역神域으로서 신인神人이 길지를 점지해 주어 흥왕하게 되었다'란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이후 이 지역에서 중요한 불사들을 전개해 나가면서 지역사회에 새바람을 일으키자 신흥사가 과거의 신흥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신흥사로 거듭나는 동시에 영동불교를 새로 일으킨다는 서원을 담아 귀신 신神자 대신 새로울 신新자를 써서 新興寺란 이름을 얻었단다.

 

'설악산신흥사雪嶽山新興寺'란 현판이 걸린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선다.

 

곧 바로 거대한 석가모니 좌상인 통일대불이 나타난다. 이 불상은 청동으로 만들어졌으며 높이 14.6m에 이른다. 국토통일을 염원하기 위하여 10년의 공사 끝에 1997년 완공.

 

천왕문을 지나 보제루普濟樓란 불당의 밑을 통과하면 극락보전이 나온다. 보제루는 신흥사의 법고, 목어, 대종, 경판 등 불법에 관련한 자료들이 보관되어 있다.(천왕문 사이로 보이는 건물이 보제루)

 

극락보전極樂寶殿은 신흥사의 중심불당으로서 극락세계의 주인공인 아미타불(무량수불, 무량광불)을 본존불로 한다. 조선 인조때인 1647년 처음 건축. 불당 안에는 아미타불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협시불로 모시고 있다.

 

 

극락보전을 오른쪽으로 돌아 옆에서 극락보전과 신흥사를 감싸고 있는 설악산을 쳐다본다.

 

신흥사를 떠나 척산온천의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구고 하루 동안의 여정에 쌓인 피로를 푼다.

 

저녁은 속초앞바다의 싱싱한 생선회를 먹을 것이다. 속초시 생선회로 유명한 장사항으로 향한다. 장사항 입구의 횟집들을 바로 지나 맨 안쪽의 활어회 직판장으로 직행. 1층의 활어집에서 몇 가지 자연산활어회(줄돔, 노래미)를 고르면 회를 뜨서 2층의 식당으로 배달해 준다. 물론 매운탕도 끓여주고...2층 식당에서 배를 불린 다음 장사항 항구를 보면서 귀가길에 나선다.

 

귀가길에 속초쏠비치콘도에 들러 동해바다의 해넘이(일몰日沒)을 감상한다. 

 

2009. 5. 26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