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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

옛 그림 감상의 두 가지 원칙과 세 가지 감상법

새샘 2019. 3. 3. 19:52

선인들의 그림을 잘 감상할 수 있는 두 가지 원칙

첫째, 옛 사람의 눈으로 보고 둘째, 옛 사람의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옛 그림을 옛 사람의 눈으로 보면서 옛 사람의 마음으로 느끼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그림의 대각선 길이 1~1.5배 거리에서 감상한다.

 

큰 그림은 좀 떨어져서 보고, 작은 그림은 바짝 다가가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략 회화 작품 크기의 대각선 길이 1~1.5배 거리에서 1.5배 정도 떨어져서 보는 것이 적당하다. 일단 이런 정도의 거리에서 작품 전체를 충분히 감상한 다음 자세히 세부를 들여다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예술작품 전시실에 전시된 최고의 명품은 그 전시실에 들어갔을 때 한눈에 척 보이는 것이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전시실의 모든 작품을 감상하기 보다는 왠지 자꾸만 마음이 끌리는 작품이나 보고 싶은 작품 몇 점을 골라서 잘 보면서 자신만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2. 그림은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쓰다듬듯이 감상한다.

 

우리 옛 그림은 족자건 병풍이건 가로가 긴 요새 그림과는 달리 세로가 길다. 이렇게 된 이유는 우리 조상들은 글이나 그림을 세로쓰기를 하였던 반면 요즘은 가로쓰기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문 같은 것은 모두 세로쓰기를 했었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중에서 우리나라만 유독 가로쓰기로 완전 변해 버렸다. 서양 사람들 시선은 왼쪽 위(좌상)에서 오른쪽 아래(우하)로 가지만 우리 조상들의 시선 방향은 이와는 정반대로 오른쪽 위(우상)에서 왼쪽 아래(좌하)이었다.

 

3.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그림을 찬찬히 감상한다.

 

가능하면 예술 작품의 제목, 작가, 설명도 없는 상태에서 어떠한 선입견도 없이 자신만의 기준과 안목으로만 무심하게 찬찬히 그림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마음이 없이 그림을 보는 것은 '보기는 보는데 보이지 않는다 시이불견 視而不見'이나 다름 없다.

 

※이 글은 오주석 지음,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푸른역사, 2017)에 실린 글을 발췌한 것이다.

 

2019. 3. 3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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