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새샘(淸泉)
옥수수와 나 본문
한 정신병원에 철석같이 스스스를 옥수수로 믿는 남자가 있었다.
오래 치료와 상담을 통해 자신이 옥수수가 아니라는 것을 겨우 납득한 이 환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귀가 조치되었다.
그러나 며칠 되지도 않아 혼비백산 병원으로 되돌아왔다.
"아니, 무슨 일입니까?"
의사가 물었다.
"닭들이 나를 자꾸 쫓아다닙니다. 무서워죽겠습니다."
환자는 몸을 떨며 아직도 닭이 자기를 쫓아오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면서 연신 뒤를 돌아보았다.
의사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안심시켰다.
"선생님은 옥수수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거, 이제 그거 아시잖아요."
환자는 말했다.
"글쎄, 저야 알지요. 하지만 닭들은 그걸 모르잖아요?"
※출처: 김영하 소설, '오직 두 사람' 중 '옥수수와 나'(문학동네, 2017)
2021. 4. 30 새샘
'글과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화의 종말 3 - 노화의 주 원인은 유전체가 아닌 후성유전체다 (0) | 2021.05.05 |
---|---|
나무들 사이의 의사소통 (0) | 2021.05.05 |
연담 김명국 "달마도" "설경산수도" "심산행려도" (0) | 2021.04.27 |
노화의 종말 2 - 장수 유전자는 있고, 노화 유전자는 없다 (0) | 2021.04.26 |
발굴 기술을 섭렵할 때까지 발굴을 보류했던 광주 신창동 유적 (0) | 2021.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