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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결정하는 ‘눈의 세포’

새샘 2022. 9. 8. 21:50

사진 출처-출처자료 2

 

우리가 눈을 만지게 될 때 만져지는 부분이 눈의 가장 바깥쪽 막인 각막이다.

그리고 눈의 뒤쪽을 보면 마치 꼬리처럼 달려있는 부분인 시신경은 대뇌까지 길게 뻗어 있다.

망막에 상이 맺히면 시각세포가 흥분하고, 그 흥분은 시각신경을 통해 대뇌까지 전달되기 때문에 마침내 소뇌 바로 위에 있는 대뇌의 시각겉질(시각피질: 시각과 관계된 대뇌겉질 후두엽의 영역)에서 시각이 형성된다.

따라서 눈뿐만 아니라 대뇌까지 건강해야 마침내 '본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눈이 아니라 뇌로 본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눈을 이루는 세포들이 본다는 기능 외에도 공부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눈으로 빛을 감지한다.

눈의 망막세포 중 다수를 차지하는 원뿔세포나 막대세포는 밝음과 어둠 그리고 색을 감지하여 이미지를 형성한다.

또 이들 세포와는 다른 감광신경절세포는 주변의 밝고 어두움만을 감지한다.

원뿔세포나 막대세포는 비교적 제한된 길을 따라서 시각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지만, 감광신경절세포는 뇌의 여러 다양한 구역으로 직접 신경회로를 형성함으로써 시각 이외의 기능에 관여한다.

예를 들어 생체시계가 시차에 적응하는 일과 주변 밝기에 따라 기분이 변하는 것 등에 활용된다.

 

감광신경절세포의 기능에 대한 연구는 거의 성인에게서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런데 감광신경절세포는 망막의 다른 세포와는 달리 태어난 직후부터 완전한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발달 과정에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학기술대학교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of China의 티안슈 츄 Tianshu Chu(초천서楚天舒) 교수 연구진은 돌연변이 생쥐를 이용해 이 문제를 연구했다.

 

원뿔세포와 막대세포는 로돕신(시홍視紅) rhodopsin이라는 단백질을 통해 빛을 감지한다.

반면 감광신경절세포는 멜라놉신 melanopsin이라고 하는 단백질을 통해 빛을 느낀다.

이들 단백질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 츄 교수는 멜라놉신만을 없앤 돌연변이 생쥐를 연구했다.

생쥐는 시각 기능은 정상이지만 감광신경절세포를 통한 밝기 감지는 불가능하다.

 

연구진은 태생적으로 멜라놉신을 없앤 생쥐의 뇌를 대상으로 빛과 무관한 청각겉질이나 체감각겉질, 전전두엽 등을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시냅스(연접) synapse(신경세포 즉 뉴런 neuron과 뉴런과의 접합부) 개수가 줄어들어 있고, 신경활성 역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빛을 감지하는 멜라놉신의 기능이 시냅스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냅스는 신경세포들끼리의 소통 장소로서 특히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생애 초기 감광신경절세포의 활성 여부에 따라 시냅스의 구조나 활성 차이가 성인의 학습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감광신경절세포의 손상이 뇌의 공부하는 기능을 떨어뜨릴 가능성에 대해 규명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연구진은 간단한 행동실험을 통해 성체 생쥐의 학습 능력을 검사했다.

높은 소리를 들으면 먹이가 나오고 낮은 소리에서는 먹이가 주어지지 않은 단순 규칙을 생쥐가 잘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본 것이다.

이 행동은 주변의 밝기 감지 능력을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다.

 

검사 결과 태생적으로 멜라놉신이 생기지 않는 생쥐는 이 행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반면 멜라놉신이 어려서는 정상이었지만 성체가 된 후 기능을 잃은 특수한 돌연변이 생쥐에서는 학습 능력이 정상적이었다.

이런 결과는 동물의 학습 능력은 성장기에 감광신경절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이 연구는 어떤 조명이 뇌 발달에 적합하고 어떤 것이 나쁜지는 다루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아이들 방의 조명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을 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감광신경절세포에 대한 연구가 건축물의 조명이나 전자장비의 화면을 더 건강한 방향으로 설계하기 위한 영감을 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조명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출처

1. 경향신문 2022. 08. 28 인터넷 기사, 공부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결정하는 '눈의 세포', https://www.khan.co.kr/science/science-general/article/202208282040035

2.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호기심 과학] 색과 명암을 인지하는 우리 눈의 정교와 구조와 기능! '본다'라는 기능을 위한 최적의 구조, https://news.samsungdisplay.com/24958

 

2022. 9. 8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