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항체를 발견한 제1회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에밀 폰 베링' 본문
디프테리아 diphtheria는 디프테리아균 Corynebacterium diphtheriae이라 불리는 세균이 배출하는 '독소毒素 toxin'에 의해 생기는 질병이다.
감염 부위에서 독소가 퍼져나가면서 턱밑이 붓고 컹컹거리는 기침을 하게 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흰색의 끈적끈적한 분비물 막이 목구멍 안쪽을 뒤덮는다.
특히 어린이들이 이 병에 걸리면 매우 위험하다.
하얀 막이 숨구멍을 막아 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그림은 스페인 Spain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de Goya가 1812년에 그린 <디프테리아 처치 Curacion del Garrotillo(영어 Treatment of Diphtheria)>라는 작품이다.
아버지가 디프테리아에 걸린 아들의 목에 낀 하얀 막을 제거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버지의 표정에서 아들에 대한 사랑과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이 그림이 그려질 당시 디프테리아에 대한 치료법이 없었기 때문에 수많은 부모들이 숨이 막여 죽어가는 자식들을 그저 비통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독일 세균학자 테오도르 클레브스 Theodor Albrecht Edwin Klebs(1834~1913)와 프리드리히 뢰플러 Friedrich August Johannes Loeffler(1852~1915)에 의해 디프테리아의 원인균과 그것이 분비하는 독소가 밝혀졌기 때문에 디프테리아균은 한때 클레스브-뢰플러균이라 불렸다.
이처럼 균과 독소가 알려지자 많은 의학자들이 디프테리아를 치료하기 위해 본격적인 연구를 했다.
독일 의학자 에밀 폰 베링 Emil Adolf von Behring(1854~1917)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베링은 디프테리아균을 접종받고도 살아남은 기니피그 guinea pig 몇 마리에게 추가로 더 많은 양의 디프테리아균을 주사했다.
그런데 한번 병균을 이겨낸 기니피그들은 더 많은 양의 균도 잘 버텨냈다.
베링은 생각했다.
"면역이 생긴 기니피그의 혈액 속에 디프테리아에 대항할 수 있는 미지의 면역물질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는 자신의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면역이 없는 새로운 실험동물에게 디프테리아균을 주사하면서, 면역을 가진 동물의 혈액도 추가로 주사했다.
주사를 맞은 동물에게 디프테리아 디프테리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것은 놀라운 결과였다.
면역을 가진 동물의 혈액 속 면역물질의 존재가 확인되었을 뿐 아니라 그것이 다른 동물에게도 전달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베링은 추가 실험을 통해 혈액의 액체 부분인 혈청血淸 serum에 면역물질이 들어있음을 알게 되었다.
면역물질이 들어있는 혈청은 독소에 대항하는 혈청이란 뜻으로 '항혈청抗血淸 antiserum' 또는 '항독소抗毒素 antitoxin'라고 불리게 되었다.
베링은 말처럼 덩치가 큰 동물들에게 디프테리아균을 주입한 뒤 그들에게서 디프테리아 항혈청을 대량으로 얻은 수 있었고, 이렇게 얻은 항혈청은 1891년부터 수많의 어린이의 생명을 구하는 데 쓰였다.
그 업적으로 베링은 1901년 스승 로베르트 코흐 Robert Koch(1843~1910)보다 먼저 제1회 노벨생리의학성 수상자가 되었다.
베링이 발견한 항혈청은 나중에 '항체抗體 antibody'였음이 밝혀졌다.
※출처
1. 김은중, '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반니, 2022)
2. 구글 관련 자료
2025. 2. 17 새샘
'글과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가도 (3) | 2025.02.19 |
---|---|
코핀과 스테이시의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 – 5부 근대 초 유럽 - 15장 절대주의와 제국(1660~1789) 5: 러시아에서의 독재정치 (2) | 2025.02.18 |
6,500년 전 인류 최초의 플렉스 '황금' (0) | 2025.02.15 |
궁모란대병 (0) | 2025.02.13 |
코핀과 스테이시의 '새로운 서양문명의 역사' – 5부 근대 초 유럽 - 15장 절대주의와 제국(1660~1789) 4: 중부·동부 유럽의 재편 (0) | 2025.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