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알고 보니 그렇게 죽은 것이었다 본문

허준: 역사 기록을 보면 누군가가 죽기까지의 과정이 나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고고학적으로 밝혀 보니 그 사인이 막상 역사 기록과 다른 경우가 있죠. 현대 기술로 밝혀진 역사적 의문사가 있을까요?
강인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의 정확한 사인을 고고학과 과학적 연구로 밝혀내는 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증거가 많지 않거든요. 가장 기본적인 자료는 남아 있는 사람뼈(인골人骨)인데, 뼈가 제대로 발견된 역사적 인물은 많지 않죠. 더군다나 유명인일수록 출처가 의심스러운 유골들이 돌아다니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과거의 여러 기록을 통해 그 사람의 병을 밝히는 것인데, 문제는 고대인들이 알고 있는 의학적 지식이 많지 않고 또 애매하다는 것이지요. 지금도 정밀조사를 해야만 밝혀지는 병이 많은데, 과거에 겉으로 드러난 외과적 특성을 소략하게 기록한 것으로 결정적 사인을 밝히는 건 쉽지 않죠. 하지만 극적으로 증명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티무르 제국 Timurid Empire의 건국자 '티무르 Timur'의 경우 '테무를란 Tamerlane(절름발이 티무르)'이라고 불립니다. 무릎 관절이 제대로 구부러지지 않아 이런 별명이 생겼다고 하죠.
1942년 이오시프 스탈린 Joseph Stalin의 명령으로 미하일 게라시모프 Mikhail Gerasimov가 이끄는 발굴단이 티무르의 무덤을 발굴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가짜 뼈가 많이 묻혀 있는 게 이슬람 Islam의 영묘라서 티무르일까 조마조마했는데, 발견된 사람뼈의 무릎이 실제로 강직증强直症이 심해 펴지지 않았다는 걸 알아냈어요. 병이 있다는 기록 덕에 사람뼈의 주인을 밝힌 예입니다.
반면 발굴해보진 않았지만 어떻게 죽었을 거라 추정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진시황秦始皇'입니다.
그는 수은 중독으로 죽었다고 하는데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당시 벽면의 장식과 여러 물건에 수은이 많이 들어갔거든요.
물론 진시황의 뼈에서 수은의 독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세상의 귀한 걸 모두 가질 수 있었던 진시황이고, 당시 귀하디귀한 수은이었으니 마음껏 쓸 수 있었을 겁니다.
진시황이 쉰도 안 된 나이에 죽은 것과도 상당히 관련 있어 보입니다.
1980년대 강원도 강릉에서 굿을 준비하다가 갑자기 돌아가신 분이 있어요.
수은이 포함된 경면주사鏡面朱砂(수은이 주성분인 천연광물)로 그린 부적 200여 장을 밀폐된 화장실에서 태운 겁니다.
부적을 태우신 분은 경면주사에 포함된 수은 때문에 목숨을 잃으셨는데 관련된 논문까지 나왔죠.
※출처
1. 박현도, 곽민수, 강인욱, 허준 지음, 역사를 보다(믹스커피, 2024)
2. 구글 관련 자료
2026. 8. 1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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