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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면역, 선천면역 7: 면역이 시작되는 두 가지 조건

새샘 2026. 8. 8. 09:11

면역반응은 '감염성'과 '비자기'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발생한다고 주장했던 제인웨이는 선천면역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출처-출처자료1)

 

면역의 원리는 면역세포가 '자기(나) self'와 '비자기(내가 아닌 것) nonself'를 구별해 자기는 보호하고 비자기를 공격하는 것이다.

그리고 백신 vaccine은 이런 면역반응을 이용하는 것이다.

화학적으로 안전하게 처리된 병원체가 백신 형태로 인체 안으로 주입되면 면역반응이 일어나 병원체에 대항하는 면역물질이 만들어진다.

디프테리아 diphtheria 백신 역시 디프테리아 독소 toxin를 인체 안에 넘어줌으로써 그것에 대항하는 면역반응이 일어나게 했다.

그런데 세균을 이용한 백신과 달리 독소를 이용했던 디프테리아 백신은 면역 효과가 약하고 오래 지속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영국 UK 면역학자 알렉산더 글레니 Alexander Glenny(1882~1965)는 알루미늄염 aluminum salt이라는 물질을 다프테리아 백신과 섞으면 면역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왜 그런지 이유는 알지 못했지만 고마운 발견이었다.

이렇게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백신의 원재료와 섞어야 하는 첨가물을 면역보강제 immunoadjuvant라고 하다.

 

미국 USA 면역학자 찰스 제인웨이 Charles Alderson Janeway, Jr.(1943~2003)는 백신의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었던 면역보강제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디프테리아 백신은 왜 알루미늄 같은 다른 보강제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디프테리아 독소 역시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외부의 단백질인데 왜 보강제를 추가하여 면역반응이 잘 일어나는 것일까?

제인웨이는 인류가 아직 면역반응의 중요한 비밀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1989년 6월 제인웨이는 오랫동안 고민했던 생각을 발표했다.

그는 외부물질(비자기 항원 nonself antigen)이 인체 안으로 들어왔다고 해서 반드시 면역반응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그 외부물질이 '감염성이 있다'는 증거가 있어야만 비로소 면역반응이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면역반응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외부물질'과 '감염성'이라는 두 가진 신호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외국인이 돌아다닌다고 해서 무조건 병사들이 출동해 잡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외국인이 '범죄와 관련 있다는 증거'가 있어야 그를 체포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외부물질이 감염성을 갖고 있는지 면역계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제인웨이는 감염성을 갖는 병원체만의 독특한 유형類型(패턴 pattern)이 있을 것이며, 그 유형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는 수용체 receptor를 면역세포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인웨이가 이해한 면역세포가 감염성 병원체를 발견하는 과정은 경험 많은 형사들이 범죄자들의 공통적인 유형을 이용해 범죄자를 빠르게 찾아내는 것과 비슷하다.

제인웨이는 외부물질이 감염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인체의 판단이 신속해야 하기 때문에, 이 역할을 선천면역계가 담당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후천면역계는 준비하고 발동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사실 면역세포가 모든 외부물질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우리는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수많은 미생물과 공존하고 있으며, 식사를 통해 꾸준히 외부물질을 몸 안으로 밀어 넣고 있음에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만역 면역계가 비자기물질을 무조건 공격한다면 우리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잦은 면역반응 때문에 고생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면역계가 인체의 모든 외부물질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감염성이 있는 외부물질만을 공격한다는 제인웨이의 주장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가능하다.

문제는 우리 면역계가 감염성이 있는 물질을 어떻게 감별하는지를 이론적인 가설이 아닌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것이었다.

 

우즈베키스탄 Uzbekistan 면역학자 루슬란 메지토프 Ruslan Medzhitov(1966~ )가 제인웨이의 주장에 감명받아 그의 연구팀에 합류했다.

1994년부터 시작된 그들의 공동 연구 주제는 인간의 면역세포가 어떻게 감염성이 있는 세균들만 골라낼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었다.

면역세포가 만약 감염성 세균을 구별할 수 있다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병원체만의 특징적인 유형이 있을 것이고, 그런 특정 유형을 인지하는 수용체를 면역세포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병원체의 유형과 면역세포의 수용체, 그 두 가지를 찾으면 되는 것이다.

그중 면역세포의 수용체에 대한 실마리가 곤충 연구를 통해 먼저 드러났다.

 

※출처

1. 김은중, '이토록 재밌는 면역 이야기'(반니, 2023)

2. 구글 관련 자료

 

2026. 8. 8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