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7. 4/21 432차 고양 삼각산 상장능선 산행기 본문
산행로: 솔고개-325봉-상장봉(상장1봉, 534)-상장2봉-상장3봉-상장4봉(545)-상장5봉(565)-
상장6,7봉(552)-상장8봉(550)-상장9봉(510)-육모정고개-500봉(감투봉)-영봉(604)-
하루재-우이동능선-우이동계곡(8km ,5시간)
산케들: 智山 방효근, 慧雲 김일상, 道然 배기호, 鏡巖 이병호, 포드 장만옥, 새샘 박성주(6명)
오늘의 산행길은 삼각산의 북쪽에서 남쪽을 향한 코스로서 우리나라에서 암벽 타기의 최고 코스로 꼽히고 있는 인왕산의 모습을 가장 뚜렷이 볼 수 있는 멋있는 상장능선이다. 상장능선은 지난 3월 산케들이 올랐던 숨은벽능선과 더불어 오랫동안 등산이 금지되어 온 코스로서 사람의 때가 상대적으로 덜 묻은 호젓한 산길이리라.
(9:05)지하철 3호선에서 지산과 경암과 조우하여 구파발역에 도착하니 포드, 혜운, 도연이 우릴 맞는다. 그러고 보니 오늘 산행멤버는 숨은벽능선과 상장능선을 다녀온 산케들로만 구성된 것이 특징.
상장능선은 지난 2월 도연, 포드, 봉희 셋이서 우리 산케들의 산행을 위하여 미리 답사한 코스다. 도연의 소개에 의하면 힘들지 않게 능선을 타면서 삼각산의 바위 봉우리들, 특히 인왕산 암벽 타는 모습을 맘껏 구경할 수 있는 멋진 코스란다. 그런데 오늘 안개끼고 흐린 날씨 땜에 아름다운 봉우리들을 감상할 수 없게 되지나 않을까 도연의 걱정이 대단하다.
(9:40)버스 타고 솔고개에 도착하여 산행 시작. 저멀리 우리가 다소 밋밋하게 보이는 상장능선이 보인다.
(솔고개 입구에서 올려다 본 상장능선)
상장능선 입구에서 분홍빛 진달래와 크게 자란 소나무가 우리 산케들의 입장을 맞이한다.
(솔고개의 상장능선 입구에 크게 자란 길 양쪽의 소나무와 한창인 진달래꽃)
(10:00)입구에서부터 계속된 이곳 325봉까지 계속되는 오르막 깔딱이로 다소 힘들기도 한 탓도 있지만 흐리고 습한 날씨로 오랜만에 모두들 땀을 많이 흘리는 모습이다.
325봉은 평탄한 작은 공터인데 폐타이어 참호가 파져 있어 보기 싫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면서 주위를 돌아보니 이제 막 핀 벼이삭 모양의 노란꽃을 달고 있는 작은 신갈나무가 보기 싫은 모습의 가리개인양 다소 위안이 된다.
(325봉에 핀 신갈나무꽃)
(10:25)신갈나무, 소나무, 노간주나무, 진달래, 철쭉과 같이 우리나라 산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만 심겨져 있는 상장능선로에서, 그래도 특징이라면 산길 양쪽으로 바늘잎을 가진 늘푸른나무이며 측백나무 종류인 노간주나무를 꽤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심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키는 작다. 노간주나무는 杜松木이라고도 하며, 10월에 익는 둥글고 검은 열매는 드라이진의 원료다.
(상장능선 산행로의 특징나무라고 볼 수 있는 노간주나무)
드디어 상장능선 첫째 봉우리인 상장봉(534m)에 도착. 상장1봉이라고도 불린다. 상장능선의 봉우리는 1봉에서 9봉까지 모두 9개의 봉우리가 있고 500봉(감투봉) 또는 영봉을 포함하여 상장10봉이라고도 한단다. 상장봉은 봉우리 같은 느낌은 전혀 없이 조그마한 평지에 작은 측량기준석만 딸랑 땅에 외롭게 박혀 있다.
(상장봉의 삼각보조점)
안개가 짙어진 탓에 주변 풍광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역시 명산은 자신의 모습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걸까?
(안개로 자욱한 상장봉 주변)
(10:35)상장2봉에 도착했을때 안개는 더욱 짙어져 바로 뒤의 봉우리도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린 2봉을 배경으로 오늘의 첫 사진을 박았다.
(상장2봉을 배경으로 한 산케들-뒤에 안개 속의 돌 봉우리가 어렴풋이 보인다. 왼쪽부터 지산 포드 새샘 혜운 경암 도연)
(10:45)2봉에서 3봉 가는 길은 내리막이다.
2월 답사 때는 아래로 너무 많이 내려가 3봉까지 올라가는데 무척 힘들었기 때문에 이번에 도연은 조금만 내려가다가 다시 바위가 계속되는 오르막길로 들어선다. 근데 길이 없다고 다시 돌아설 찰나 뒤를 따라오던 한 여성 산행객이 맞는 길이라고 하면서 앞장선다. 바위 틈에 두 손을 교대로 잡으면서 거뜬히 가파른 암벽을 타고 넘는 모습에 우리 산케들은 혀를 내두른다. 이 여성이 없었다면.....
상장3봉에 올라서도 안개는 계속되어 주변은 거의 볼 수가 없다.
(3봉에서 뒤돌아본 안개 속의 2봉)
그런데 잠시 후 우릴 기다렸다는듯이 시원하게 부는 바람에 안개가 조금씩 걷히면서 그 속에서 4봉 이후의 봉우리들이 눈 앞에 나타나는게 아닌가!
(안개가 조금씩 걷히면서 자태를 나타내기 시작하는 상장4봉과 그 이후의 봉우리들)
모두들 조금 더 기다리면서 안개 걷힌 상장능선의 봉우리들을 감상한 다음에 출발하자고 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다시 끼기 시작하는 안개땜에 할 수 없이 4봉을 향하여 발길을 떼었다.
(11:00)10분쯤 걸으니 안개가 많이 걷혔다. 눈앞에 상장4봉(545m)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3봉에서 4봉으로 가면서 올려다 본 상장4봉)
(4봉에서 5봉가면서 뒤돌아 본 상장4봉)
(11:05)상장4봉에서 상장5봉(565m)까지는 잠깐이다.
5봉은 흙 둔덕 위에 바위 몇 개가 밋밋하게 얹혀 있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상장능선 봉우리가운데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상장5봉)
그러나 나뭇가지 뒤로 우리들이 거쳐 왔던 봉우리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5봉에서 뒤돌아 본 오른쪽부터 4봉, 3봉, 2봉의 순서)
(11:10)상장6봉과 상장7봉은 우리의 산행 방향인 영봉에서 약간 벗어나 있을 뿐만 아니라 출입금지구역이라서 가지 않고 산행로에서 구경만 하기로 했다.
(5봉 지나서 바라본 상장6봉과 상장7봉(552m, 왼쪽))
(11:20)서로 줄기가 엉켜서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이색적인 팥배나무-소나무 쌍을 지나 상장8봉(550m)에 도착.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팥배나무-소나무 쌍쌍)
(상장8봉)
(11:25)상장9봉을 우회하여 통과.
(바위가 얹혀 있는 봉우리인 상장9봉)
상장9봉을 지나니 바로 앞에는 봉우리 모양이 불툭 튀어나온 상장10봉이라고도 불리는 500봉(감투봉)이 나타났고 그 뒤로는 영봉이 보였다.
(상장9봉을 지나 보이는 500봉(감투봉)과 오른쪽의 영봉)
(앞 사진을 찍은 지점에서 뒤돌아본 우리가 걸아왔던 상장능선의 봉우리들)
(상장9봉을 지나 안개 속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오봉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산케들)
(안개속의 희미한 오봉의 다섯 봉우리들)
(11:35)상장9봉에서 10분쯤 걸어 간식을 먹기 위해서 자리를 잡았다. 장금이 정성껏 준비해 준 먹음직스럽게 데친 쭈꾸미를 경암이 미나리를 섞어 초장에 버물린다. 쳐다보는 산케들 입에서는 군침이 돈다.
혜운의 시원소주, 도연의 포도주를 한잔씩 쭉 들이키고서 남자에게 특히 좋다는 쭈꾸미 먹물대가리를 한점씩 굴꺽. 어~~ 이 맛이야 바로 이맛.
공기 좋고 시원한 산속에서 좋은 친구들과 더불어 멋들어진 바위산을 쳐다보면서 술과 안성맞춤 안주와 더불어 쌓인 스트레스를 풀면서 오늘 하루를 즐기니 우리 인생이 즐겁지 아니한가!
산케들이여, 이런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인생을 사는 우리들이 자랑스럽지 아니한가?
(12:10)휴식을 마치고 일어서서 우리가 진행할 앞을 바라다보니 우리가 갈 500봉과 이어지는 영봉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9봉을 지나 바라본 500봉과 영봉)
500봉 바로 왼쪽 뒤에 끝이 화살촉과 같이 뾰족하게 날카롭게 튀어 나온 이색적인 바위가 있다. 우리는 이 바위를 촉바위로 명명한다.
(촉바위)
(12:40)육모정고개를 지나면서 또 한장 찰칵.
(육모정고개에서 왼쪽부터 경암 포드 혜운 도연 지산)
(12:55)500봉(감투봉)에서 앞을 쳐다보니 영봉과 인왕산, 만경대가 보인다.
(500봉 즉 감투봉 앞에 펼쳐져 있는 영봉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
그리고 코끼리 모양을 확실한 코끼리바위도 볼 수 있었다.
(코끼리바위)
(1:05)영봉의 정상에 조금 못 미쳐서 신갈나무와 소나무 가지들이 불에 타서 앙상한 줄기만 남아 있는 흔적을 발견했다.
(불탄 흔적이 뚜렷한 영봉의 일부)
지금까지의 산길에는 풀꽃은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영봉에 들어서니 노란 빛깔이 너무나 예쁜 노랑제비꽃이 곳곳에 피어 있다.
(영봉의 노랑제비꽃)
(1:10)영봉 정상 근처 약간 솟아 오른 바위 봉우리에서 지나온 상장능선을 돌아다보았다.
(영봉 바로 아래에서 뒤돌아본 감투봉과 상장능선)
그리고 이곳에서 같이 기념사진을...
(영봉 바로 아래의 솟아오른 바위 위에서 다함께)
(1:20)영봉(604m)에 올랐다. 靈峰은 인왕산을 타다가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산악인들의 혼이 서려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곳곳에 추모비가 서 있다.
(영봉 정상에 앉아 인수봉을 배경으로 한 여섯 산케들)
영봉 정상에는 연필모양의 노간주나무와 우뚝 솟아 있다.
(영봉 정상의 노간주나무와 함께 하는 인수봉과 만경대, 백운대는 인수봉 바로 뒤에 숨어 있어 정상은 보이지 않고 왼쪽만 약간 보인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인왕산 암벽을 타고있는 자일에 매달린 록 클라이머들이 많다. 간이 큰 젊은이들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한편으로 걱정도 된다.
(영봉에서 바라 본 인왕산의 위용, 자일에 매달린 rock climbers가 많이 보였다)
(1:40)하루재를 조금 지나니 표지석같은 이름모를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하루재에서 내려가는 도중 우뚝 서 있는 바위)
상장능선과 영봉에서 본 꽃은 진달래꽃과 노랑제비꽃이 전부였지만, 고도가 낮은 우이동계곡에 가까이 오니 성질 급한 몇몇 철쭉은 화사한 연분홍의 꽃몽오리가 터져 꽃을 피우고 있었다.
(하루재에서 도선사 가는 능선의 하산길에 핀 화사한 연분홍 철쭉꽃)
역시 상장능선 길에서는 보지 못했던 물갬나무도 눈에 띠고 더 아래쪽에는 분홍의 복사꽃도 꽃망울을 맺고 있다.
(꽃망울을 달고 있는 복사나무)
(2:30)우이동계곡 입구의 북한산국립공원의 표지석에 도달함으로써 오늘 산행은 무사히 끝났다. 산행을 시작한 지 4시간50분 만이다.
(우이동계곡 입구의 국립공원 표지석)
우리는 근처 목욕탕으로 가서 땀으로 흠뻑 젖신 몸을 깨끗이 씻고서 가뿐한 마음으로 시원한 막걸리와 생맥주 그리고 두부전골이 기다리는 음식점으로 향했다.
오늘 즐겁고 무사했던 산행을 모두들 축하하면서 건배를 들었다.
2007. 4. 22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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