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7. 4/28 433차 달성 비슬산 산행기 본문
산행로: 유가사-도성암-비슬산 대견봉(1084)-마령재-1004봉-1010봉-대견사지-1034봉-1010봉-삼거리-
소재사(10km, 5시간)
산케들: 重山 양준영, 智山 방효근, 元亨 김우성, 포드 장만옥, 새샘 박성주(5명)
이륙산케의 사월 장거리 산행은 한국 100대 명산 23위인 경북 달성군과 청도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비슬산.
琵瑟山은 낙동정맥에 속하는 산으로서 모습이 비파와 거문고 모양을 닮은 아름다운 산으로서 특히 조화봉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산이라고 한다.
(12:00)아침 7시 40분에 양재역 서초구민회관을 출발한 버스는 중부-영동-중부내륙-경부-구마의 5개의 고속도로를 거쳐 열심히 달렸다.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오늘 마라톤에 참가하는 경암 회장과 민헌 차관과 전화와 메시지를 통해서 재미있고 뜻깊은 하루를 보내도록 서로 격려.
산행대장의 안내에 의하면 비슬산은 참꽃 즉 진달래 축제로 유명한 산으로 지난 주말까지가 축제기간이었단다. 그런데 참꽃이 만개하지 않아 금주 일요일까지 축제기간을 연장했으며, 오늘 내일 이틀간 만개한 참꽃을 즐기면서 진정한 참꽃축제를 만끽할 거라는 소개는 모든 산행자들의 기대를 부푼게 한다.
구마고속도로 현풍나들목을 나와 유가면으로 들어서니 초입부터 교통안내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들은 우릴 등산시점인 유가사 쪽으로 바로 진입하지 못하는 대신 하산종점인 소재사 쪽에서 유가사로 진입하도록 안내한다. 주변 보리밭은 임시주차장으로 변하여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2차선 도로의 한쪽 역시 주차장이 되어 있어 차들로 가득차 있었지만 도로가 일방통행길로 운영되고 있는 탓에 길은 막히지 않았다.
(12:20)유가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출발 4시간 반이 지난 12시 20분.
버스에서 내리니 중산이 반갑게 우릴 맞는다. 10시반에 도착하여 2시간째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을 덧붙이면서. 중산은 우릴 만난다는 기쁨에 새벽 3시에 눈을 떠 잠을 못 이루었다고 했다.
중산과 함께 비슬산 유가사 일주문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12:35)유가사를 지나 비슬산 정상으로 오르는 본격적인 산행로입구까지의 길에는 많은 봄꽃들이 화사롭게 피어 있다. 연분홍 겹꽃 봉오리를 풍만하게 장식하고 있는 겹벚꽃, 역시 겹꽃으로 색깔이 진분홍인만첩홍매화를 지나 흰꽃이 소담스럽게 핀 미나리냉이에 이르기까지.
(겹벚꽃)
(만첩홍매화)
(미나리냉이)
등산로 초입은 참나무 숲이다. 참나무 가운데서도 다른 산에서는 흔하지 않은 갈참나무가 많은 참나무 숲이다. 갈참나무는 가을 늦게까지 잎이 달려 있는 참나무라서 붙은 이름이란다. 갈참나무 외에는 다른 산에서도 흔한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도 눈에 많이 띈다.
(등산로 초입의 갈참나무 숲)
(12:50)등산로는 출발부터 오르막이 계속되는 깔딱고개가 이어진다. 너무 일찍 일어나서 오늘을 기다린 탓인지 중산이 힘들어 보인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중부이남의 산에서만 자라는 개비자나무가 있다.
개비자나무는 제주도가 자생지인 비자나무(제주도 비자림)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전혀 다른 종류의 나무다.
(1:30)비슬산 능선이 시작되는 곳까지 왔다. 여기서부터 조화봉까지는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는 편한 트래킹 코스다. 여기까지의 산행로는 참나무숲에 이어 소나무숲으로 이어졌다. 소나무는 일본산 리기다소나무가 아닌 진짜 우리나라 소나무가 주를 이룬다.
이곳에서 앞을 바라다 보니 비슬산 정상인 대견봉이 바로 눈앞이다. 대견봉을 배경으로 다섯 산케가 같이 기념촬영.
(비슬산 능선 시작점에서 대견봉을 배경으로)
(1:50)능선로 시작점에서 대견봉까지의 주능선로 양쪽으로 참꽃은 그다지 많지 않은 대신 연보라, 노랑, 그리고 하얀 야생 풀꽃들이 많이 피어 있다.
(잎이 고깔모자처럼 안쪽으로 말려 있는 연보라 고깔제비꽃)
(노랑제비꽃)
(양지꽃)
(개별꽃)
(꿩의 바람꽃-산 숲 속에서 자라기 땜에 쉽게 보기 힘든 예쁜 꽃이다)
(2:00)대견봉 근처에 가까이 가서야 비로소 화사한 연분홍으로 물든 참꽃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산행 시작한 지 1시간 40분만에 비슬산 정상인 대견봉(1083.6m)에 올랐다. 산행객들이 대견봉에서 사진 찍으려고 표지석 뒤로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축제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대견봉 가까이 주능선로의 참꽃 군락들)
(대견봉에 올라서 대견해 하고 있는 다섯 산케들-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원형 중산 포드 새샘 지산)
대견봉은 뾰족한 바위 하나 없는 널찍하고 편평한 평원의 봉우리다. 덕분에 먹으면서 휴식할 자리는 아주 많다. 고르고 고른 명당에서 준비한 점심과 간식을 꺼내 놓는다.
중산이 준비물을 꺼내면서 하는 말, “짱, 기대하시라. 안동댁이 준비한 오늘의 멋진 점심을!”
놀랍게도 군침이 도는 수육과 소주가 아닌가? 우린 막걸리 밖에 준비 못했는데 말이다. 수육을 안주로 막걸리와 소주로서 오늘의 산행을 자축하면서 건배!
(3:00)1시간동안의 식사와 휴식을 마치고 일어서서 뒤를 돌아다보니 90도로 깎아지른 벼랑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혹시 저 곳이 우리가 지나친 도통바위가 아닌가?
(대견봉에서 온 길을 뒤돌아봤을 때 보인 깎아지른 벼랑길 바위?)
(3:30)대견봉에서 조화봉을 가는 주능선길 양쪽은 만개한 참꽃으로 뒤덮혀 산은 온통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 참꽃축제라고 해서 진달래가 아닌 참꽃나무에서 피는 참꽃인줄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니라 이곳의 축제이름을 흔한 진달래라는 이름 대신 진달래의 별칭인 참꽃을 따서 참꽃축제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참꽃이란 이름은 꽃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고, 철쭉의 또 다른 이름인 개꽃은 독이 있어 먹지 못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참꽃으로 물들은 비슬산 참꽃군락지 풍경)
(3:50)1004봉을 지나면서 앞에 솟아 있는 조화봉의 모습이 여간 멋들어진게 아니다. 조화봉을 비롯한 비슬산 곳곳에는 풍화된 크고 작은 바위지대가 곳곳에 분포되어 있다. 포드는 바위로 이어진 길을 너덜지대라고 부른다고 한다고 귀띔해 준다.
안내판에 따르면 비슬산에는 3종류의 특징적인 바위들이 있는데 암괴류, 애추, 토르가 그것이다. 암괴류는 1만-8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때 형성된 중간크기의 바위들이며, 애추(talus)는 암괴류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되었으며 암괴류보다 훨씬 작은 바위들로서 급경사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바위들, 그리고 토르(tor)는 여러 모양(곰, 감투, 형제, 스님바위 등)을 하고 있는 아주 큰 화강암 바위를 말하는 것이란다.
(조화봉의 멋들어진 바위들로 이루어진 너덜지대-암괴류와 애추-오른쪽 봉우리의 비교적 큰 돌들이 암괴류, 왼쪽 경사면에 경사를 따라 퍼져 있는 작은 돌들이 애추)
(조화봉의 암괴류)
(4:00)주능선로를 벗어나 약간 동쪽에 위한 대견사지에 도착. 대견사터는 절은 없어지고 터만 남아 있으며, 흔적으로는 맨 꼭대기 부분은 사라져 버린 대견사지 삼층석탑만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견사지 삼층석탑에서)
대견사지 근처에는 여러 모양을 하고 있는 아주 큰 화강암 바위들인 토르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
(대견사지의 토르)
(곰바위)
(형제바위)
(스님바위)
(4:15)대견사지에서 다시 뒤돌아서서 주능선으로 향해야 하는데 계속 직진하는 바람에 1034봉까지 오게 되었다. 그런데 1034봉에서 대견사지와 조화봉을 바라보는 풍광이 장난이 아니다. 잘못 들어선 길이 더욱 멋있는 경치를 구경하게 됐으니 이게 바로 전화위복이다.
(1034봉에서 바라본 대견사지 3층석탑과 조화봉)
(1034봉에서 바라본 대견봉)
(4:30)조화봉 못 미쳐 삼거리에서 소재사로 바로 떨어지는 곳까지의 주능선로까지 참꽃축제는 계속되고 있다.
소재사로의 하산길은 소나무숲과 신갈나무숲에 이어 남부지방 산의 특징인 조릿대(산죽) 군락으로 이어졌다.
조릿대 군락에 이어 산기슭 바위틈에서 자라면서 흰꽃이 피는 우리나라 특산식물 매화말발도리와 필 때는 연노랑이다가 차츰 붉은 꽃으로 변하는 병꽃나무, 그리고 산에서만 피는 돌배나무가 꽃을 한창 피우고 있다.
(매화말발도리)
(병꽃나무)
(돌배나무)
(5:10)소재사 조금 못미쳐 연못에 도착하니 큰 기념돌이 서 있었는데, 여기에는 “비슬산 참꽃 속에는 조금만/초가집 한 채 들어 있어/툇마루 다듬잇돌 다듬이소리/쿵쿵쿵쿵 가슴 두들겨 옵니다”로 시작되는 ‘비슬산 참꽃’이란 서정시가 새겨져 있었다.
(5:30)비슬산 소재사 일주문에 도착함으로써 오늘의 산행은 무사히 끝이 났다.
(소재사 일주문)
참꽃제가 한창이어서 확성기로 크게 틀어 놓은 트롯을 들으면서 다섯 산케는 먹거리집으로 들어가서 시원한 맥주로 마지막 입가심을 했다.
중산은 우리가 타고 온 버스를 함께 타고 남대구 나들목에서 내렸고, 우린 10시 20분쯤 서울에 무사히 도착했다.
오는 도중 경암과 통화하여 마라톤 소식을 들으니 하프마라톤 성적이 민헌 2시간2분, 경암은 2시간30분 이었단다. 대단한 기록에 우리 모두는 경탄과 찬사를 내뿜었다.
2007. 4. 29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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