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07. 12/9 460차 서울 관악산 팔봉능선 눈길 산행기 본문

산행트레킹기

2007. 12/9 460차 서울 관악산 팔봉능선 눈길 산행기

새샘 2007. 12. 9. 23:15

산행로: 관악산공원(서울대)-호수공원-제4야영장-무너미고개-팔봉능선-연주암-과천향교(12km, 5시간)

 

 

산케들: 번둥김종석, 전임최영수, 長山손욱호, 智山방효근, 鏡岩이병호, 如山장만옥, 새샘박성주(7명)

 

금년 봄 5월에 435차 산행에서 찾았던 산행로인 관악산 팔봉능선을 한겨울인 12월에 다시 찾았다.

약속장소인 서울대입구역에서 경암, 지산과 함께 기다리면서 장산, 여산, 최전임이 합류하여 6명이 되었다.

곧 이어 산행에 동참한다던 번둥은 약속장소가 과천청사역인줄 알고 과천청사에 와 있다는 연락에 연주대에서 만나기로 하고 서울대정문행 버스를 타고 출발.

 

(9:30)관악산공원 입구광장에는 산행객 뿐만아니라 대선후보 유세전으로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그리고 광장입구에 제주감귤을 홍보하는 사람들이 산행객들에게 감귤 한 봉지씩을 나눠줘 기분좋게 받아 배낭에 담고...

유세를 잠깐 지켜보다가 관악산공원 일주문 앞에서 출발을 알리는 사진을 박고서 산행 시작.

 

(9:50)관악산과 서울대 사이를 흐르는 신림천에는 물억새 열매가 흰갈기를 날리면서 우릴 맞는다.

 

(10:30)호수공원과 제4야영장을 지나 무너미고개에 가까이 오니 산행길은 며칠전 내린 눈과 얼음으로 하얀길로 변해있다.

산행을 시작할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뜻밖이다. 모두들 올들어 첨 맞이하는 눈길산행 기대에 부푼다.

 

무너미고개 눈길을 넘고 있는 산케(누군지 알아맞춰보시길)

 

(10:35)무너미고개를 지나 관악팔봉능선으로 오르니 길도 산도 주위도 모두 하얀색이다.

아이젠을 차야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우리가 만나는 산행객은 아무도 아이젠을 하고 있지 않아 그대로 오른다.

팔봉능선을 내리쬐는 태양은 하얀 눈을 반사시켜 주위를 더욱 하얗게 만들고.

 

(10:50)관악팔봉능선의 시작점인 관악 일봉과 이봉의 갈림길에 도착하여 관악일봉쪽으로 올라간다.

관악일봉은 아주 큰 바위로 얹혀 있고, 바위 아래로 배낭을 벗고 포복하여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구멍이 있어 해산바위라고도 부른단다.

 

관악일봉(350m)의 해산바위

 

관악일봉에서 본 관악이봉, 관악삼봉, 그리고 금관바위(왕관바위라고도 부른다)

 

관악일봉에 서니 우리들이 지나왔던 안양과 서울의 경계인 무너미고개가 보이고, 고개 왼쪽에는 삼성산이, 고개 너머에는 신림동 아파트촌이, 그리고 고개 오른쪽으로 관악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1:35)눈길이 얼어 다소 미끄럽긴 하지만 오르막길이라 모두들 무난히 관악 이봉, 삼봉, 사봉, 오봉, 육봉을 우회하여 관악칠봉 아래에 도착.

관악사봉(440m)

 

관악오봉(445m)

 

관악육봉(475m) 

 

관악칠봉(525m) 아래에 도착하여 쉬면서 담소를 나눈다. 그리고 출발 전 전원이 우리가 가야할 칠봉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12:00)관악칠봉을 지나니 칠봉과 팔봉 사이로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불성사와 관악육봉능선을 거쳐 과천중앙교육원으로 내려가고, 왼쪽으로 가면 관악산 정상(630m)인 연주대를 거쳐 서울대학교나 사당으로, 그리고 연주암으로 내려가면 과천향교로 내려간다.

삼거리에서 지나온 관악칠봉을 보려고 왼쪽의 작은 봉우리로 뛰어 올라가 관악칠봉을 쳐다본다.

하얗게 칠해진 칠봉의 봉우리 위로 소나무가 초록으로 그려져 있고, 쳐다보는 바위에는 두 가지가 휘어져 기묘한 모습으로 자란 작은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은 다름아닌 한폭의 산수화다.(너머에 있는 산은 삼성산으로 송신탑이 있는 봉우리가 정상)

 

(12:03)삼거리 주변의 언덕에도 많은 눈이 쌓여 있고 저 너머로 관악산 연주대 옆 레이다기지가 있다.

 

연주암으로 향하는 길 오른쪽에는 팔봉능선 가운데 가장 높은 관악팔봉(551m)에는 범상치 않은 바위들이 우뚝 솟아 있다.

 

(12:07)연주암을 향하면서 왼편을 돌아보니 지나온 팔봉능선 가운데 일봉에서 칠봉까지가 한눈에 들어온다.(오른쪽 끝 송신탑이 삼성산 정상)

 

(12:10)관악팔봉을 디카에 담고 연주암으로 가는 도중 바위 위에서 휴식하는 산케들이 손을 흔들기에 한컷 선사.

모두들 승리의 V를 그리고 있는데 무슨 승리를 기원하는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네. 

 

(12:35)연주암에 도착하니 번둥이 우릴 반긴다. 11시45분에 도착하여 연주대까지 갔다왔단다. 우리 덕분에 번둥이 연주대는 첨 가봤다고 자랑. 일곱산케는 정상주와 간식을 즐기려고 연주암 위에 있는 넓다란 평지로 오른다.

이곳에는 많은 산행객들이 자릴 잡고 있어 빈 곳이 별로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나무울타리가 처져 있는 변두리쪽에 자리를 잡았다.

 

출발할 때부터 맛있는 특별한 막걸리를 가져왔는데 언제 먹느냐며 보채던 최전임이 드디어 배낭에서 막걸리를 꺼낸다.

2리터들이 큰 먹는샘물병에 가득 든 막걸리를 자랑하면서도 안에 가득 찬 가스 빼는 것을 고민한다.

장산과 막걸리병을 주고 받으면서 뚜껑을 여는 사이 우린 자릴 깔고 의자와 반찬을 한창 꺼내고 있는데..

갑자기 '뻥' 하는 소리가 나면서 막걸리가 온몸을 엄습. 나뿐만 아니라 병을 앞으로 향해 들고 있던 최전임을 빼고는 모두가 막걸리 세례.

천만다행인 것은 다른 산행객은 모두 무사하다는 것.

약간 쉰 듯한 막걸리 냄새와 더불어 막걸리에 온통 젖은 산케들 모습에 주위를 꽉 채운 산행객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 여산 왈, "통안에 막걸리가 조금 밖에 안 남았네."

2리터 가운데 적어도 90%는 날아올라 우릴 덮쳤고, 통 안에는 높이 10센티 내외의 막걸리만 둥둥.

 

겨우 잔 바닥만 덮을 정도만 막걸리만 맛을 봤지만 그래도 모두들 관악산 산신령에게 고사지낸 막걸리를 향하여 건배.

고사지낸 막걸리가 별게 아니었던 것은 경암이 준비해 온 과메기.

눈 위에 걸터 앉아 미역에 과메기를 싸서 초고추장에 찍은 다음 이슬이와 함께 먹으니 백문이 불여일맛.

 

(1:15)40분 동안 막걸리냄새를 주위에 풍긴 다음 출발 전 관악산행에 함께한 일곱산케가 모여 발자취를 남긴다.

 

그리고 주변의 풍광도 함께 담는다.

왼쪽부터 기상대, 송신탑, 관악산 정상, 연주대. 연주대의 구조물은 언제봐도 흉물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연주암과 눈덮힌 관악산

 

(1:40)연주암에서 과천향교로 향하는 하산길은 음지라 길이 꽁꽁 얼어 붙었다.

첨에는 길옆에 설치된 밧줄을 잡고 내려갔지만 너무 미끄러운 탓에 하산 도중 아이젠 착용.

최전임은 오늘 산행에 4번이나 미끌음을 탔다. 물론 아이젠을 준비안한 탓이지요.

 

 

(2:05)하산길 눈이 덮힌 과천능선의 산 위로 넘어가는 태양이 우릴 배웅해 준다

 

(2:10)과천계곡도 눈이 쌓여있고 

 

(2:30)과천향교를 지나 무사히 하산을 완료하고 목욕탕으로 직행하여 몸에서 막걸리 냄새는 빼 내었지만 배낭과 옷에서 나는 냄새는 어쩔 수 없다.

 

(3:10)추어탕집에서 미꾸라지전골로 점심과 뒤풀이를 한 다음, 입가심을 위해 과천청사역 바로 옆의 지하생맥주집으로 향한다.

생맥주 대신 뜨듯한 정종대포 한잔에 오뎅으로 입을 따뜻하게 가신 다음 모두들 귀가.

금년 들어 첫 눈길산행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2007. 12. 10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