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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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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새샘 2020. 2. 5. 16:48

 <2020년 1월 23일 우한시 적십자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무한武漢=武汉)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Novel coronavirus infectious disease[일명 우한폐렴 Wohan pneumonia]으로 전 세계가 비상이다.

 

2020년 2월 5일 09시에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국내 확진환자는 18명이며, 국외 27개국 확진환자는 24,506명(사망 492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국이 확진환자 24,324명(사망 490)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아시아의 싱가포르 22(무증상 2), 태국 19, 일본 19(무증상 4), 홍콩 15(사망 1), 대만 11, 마카오 10, 베트남 10, 말레이시아 10, 아랍에미리트 5, 인도 3, 필리핀 2(사망 1), 캄보디아 1, 네팔 1, 스리랑카 1, 아메리카의 미국 11, 캐나다 4, 유럽의 독일 10, 프랑스 6, 이탈리아 2, 영국2, 러시아 2, 핀란드 1, 스웨덴 1, 스페인 1, 벨기에 0(무증상 1), 오세아니아의 호주 13 등이다.

 

문제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novel coronavirus 2019-nCoV(코로나19 COVID-19) 자체를 없애는 치료제와 예방할 수 있는 백신 vaccine이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감염증 환자에게 수분을 보충하는 수액 투여2차 세균감염을 막을 항생제 투여, 심한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염증제 투여, 호흡곤란이 나타날 경우 인공호흡기 장착 등 보존적인 치료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USCDC에서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2019-nCoV 3D구조>

 

1월 24일 중국 연구팀은 감염자 검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19-nCoV를 추출해 건강한 사람 세포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했다.

이 밖에도 미국과 호주 등에서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동물실험과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만큼 치료에 적용하기까지는 몇 개월~2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5년 전 개발하기 시작한 메르스MERS 백신도 아직 탄생하지 않았다.

이들 백신을 개발하기 어려운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돌연변이가 잦은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시급한 만큼 전문가들은 우선 기존 치료제 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19-nCoV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약물들을 찾고 있다.

이런 기존 치료제들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무리인 외피 보유 RNA 바이러스 치료제가 대상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체 genome는 사람을 비롯한 세포 생물이 가지고 있는 DNA가 아닌 RNA이며, 유전체가 들어 있는 단백질 껍질인 캡시드 capsid 바깥을 지질로 된 막인 외피 envelope가 둘러싸고 있다.

2004년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즉 사스 SARS 바이러스와 2015년 유행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즉 메르스 MERS 바이러스가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였기 때문에 SARS와 MERS의 두 감염증 치료제로 사용되었던 약물들이 1차 후보 대상이다.

 

이 밖에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니지만 같은 외피 보유 RNA 바이러스후천선면역결핍증후군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 즉 에이즈 AIDS 바이러스인 HIV 치료제, 에볼라출혈열 Ebola Hemorrhagic Fever 즉 EHF 바이러스인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  C형 간염바이러스 Hepatitis C Virus 즉 HCV 치료제, 그리고 인플루엔자(유행성독감) 바이러스 infulenza virus 치료제 등도 후보 대상이다.

 


후보 1. 에이즈 AIDS 치료제 2종 조합

 

중국의과학원과 베이징대인민병원 등 공동연구팀은 디탄병원 등 3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41명에게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 치료에 쓰는 두 가지 약물인 로피나비르 Lopinavir 리토나비르 Ritonavir를 조합해 치료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1월 24일 국제학술지 '랜싯 The Lancet'에 실었다.
이 두 약물은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효소인 단백분해효소 protease 합성을 억제한다. HIV 바이러스는 세포 안에서 단백질 덩어리를 만든 뒤 단백분해효소로 잘게 자른 다음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드는데 이 효소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바이러스 증식이 일어나지 않는다. 시중에는 이 두 가지 약물을 조합하여 만든 약물인 칼레트라 Kaletra로피뮨 Lopimune 등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 두 약물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직접 억제한다는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2004년 사스 유행 당시 이들 약물이 임상에서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2015년 메르스 유행 때 우리나라 대한감염학회가 발표한 진료지침에도 이 두 약물이 언급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19-nCoV와 SARS 바이러스의 유전체 유사도는 89.1%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내 병원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다른 에이즈 치료제도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약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서도 개선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작용 기전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임상 결과를 토대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후보 2. 에볼라출혈열 치료제

 

 

미국 시애틀 워싱턴주립메디컬센터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팀은 미국의 최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 대한 치료 사례를 1월 31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실었다.

 

우한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35세 남성 환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고 초기에는 보통의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해열제와 기침완화제, 항생제 등을 투여받았다. 하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의료진은 항바이러스제가 필요다고 판단해서,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 Gilead가 개발한 에볼라바이러스 ebolavirus 감염증 즉 에볼라출혈열 EHF 치료제 렘데시비르 Remdesivir를 투여했다. 이 약물은 바이러스의 RNA 복제를 방해함으로써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현재 임상 2상까지 완료했으며 승인 직전이다. 연구팀이 렘데시비르에 주목한 이유는 동물실험에서 사스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에볼라출혈열은 발열과 전신 출혈 등이 나타나고 치사율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그런데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다음 날부터 뚜렷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39.4℃에 올랐던 체온은 37.3℃로 떨어졌고, 90%까지 떨어졌던 산소포화도는 94~96%까지 올랐다. 연구팀은 X-선 촬영 결과 폐렴 증세도 줄었고, 환자는 가끔 마른 기침을 하면서 비염 증상이 조금 나타나는 것 외에는 거의 모든 증상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렘데시비르가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각 그룹에게 이 약과 위약을 투여해 비교하는 무작위대조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월 2일 중국 언론에서는 베이징 중국일본우호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270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가 입증되면 렘데시비르는 신속하게 신약 허가를 받을 전망이다.

 

후보 3. C형 간염 치료제

 

아브도 엘피키 Abdo A. Elfiky 이집트 카이로대 분자생물물리학과 교수는 1월 28일 국제학술지 '랜싯'에 실은 논문을 통해 C형 간염 치료제인 소포스부비르 Sofosbuvir리바비린 Ribavirin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약물은 C형 간염바이러스 HCV가 세포 안에서 유전체인 RNA를 증식할 때 반드시 필요한 RNA 중합효소 RNA polymerase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 효소가 없으면 바이러스 유전체인 RNA가 복제되지 않아 바이러스 증식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엘피키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C형 간염바이러스와 같은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세포질 안에서 RNA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RNA 중합효소 복제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RNA 중합효소를 3차원 모델링한 다음 소포스부비르와 리바비린이 RNA 중합효소의 3차원 모형에 결합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 두 약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는 이론상 근거를 찾아내었다.

 

하지만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 약물이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증식 억제 효과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후보 4. 독감 치료제와 에이즈 치료제 조합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완치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태국이다. 2월 3일 현재 태국에서 발생한 감염자는 19명이며 이 가운데 8명이 완치되었다.

 

태국 보건부는 방콕에 있는 국립라자비티병원 의료진이 독감 즉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 Tamiflu 성분인 오셀타미비르 Oseltamivir와 에이즈 치료제인 로피나비르 Lopinavir 리토나비르 Ritonavir를 혼합 71세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2월 2일 밝혔다.
이 환자는 입원 후 열흘 간 증세가 나아지지 않았지만, 이 혼합 약물 치료를 받고는 48시간 안에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셀타미비르는 세포 내 증식을 마친 바이러스가 다른 숙주를 찾기 위해 세포 밖으로 방출하는 과정을 억제하며, 에이즈 치료제들은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효소인 단백분해효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의료진은 이 치료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공식 허가를 받지 않은 만큼, 증세가 심각한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2월 4일 중국 인터넷 뉴스 펑파이(팽배澎湃 The Paper)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 대한 최신 성과를 공개하였는데, 중국공정원 원사이자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급 전문가인 리란주안이 실시한 체외세포 실험에서 인플루엔자 항바이러스제인 아르비돌 Arbidol 등 2종류 약품이 억제 효과를 보였다고 밝히면서, 반면 에이즈 치료제 중 일부는 효과가 좋지 않고 부작용만 크다고 지적했다.


리란주안 교수는 "이번에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약품들은 처방전이 필요하므로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받아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쑨옌룽 중국과학기술부 생물센터 부주임도 이날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과 치료제, 백신에 대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신약 개발과 전염병 퇴치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쑨 부주임은 "현재 짧은 시간 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신속히 분리할 수 있으며, 전체 유전체에 대한 염기서열 결정 seuencing을 완료했다"면서 "조만간 국제사회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약물 연구 측면에서 이미 초보적인 상태의 잠재적인 항바이러스 약물을 일부 추출해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 성공을 위해 여러 가지 기술을 병행 투입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1. 동아사이언스 2020.02.03 기사 http://m.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4026

         2. 질병관리본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2020.02.05 https://www.cdc.go.kr/linkCheck.es?mid=a21111050500

         3. 연합뉴스 2020.02.04 https://www.yna.co.kr/view/AKR20200204176400083?section=it/health

 

2020. 2. 5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