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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이 변이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앞날은?

새샘 2020. 10. 8. 16:02

<출처1 자료의 그림을 새샘이 번역>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변이는 미세한 변화일 뿐이었다.

팬데믹 초기의 어느 시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구성하는 3만 개의 글자 중 23,403번째 글자 A(아데닌 adenine)가 G(구아닌 guaninie)로 바뀌었으니[돌연변이 mutation] 말이다.

오늘날 이 변이체가 전 세계에 확산되어 있다.

그것은 새로 서열을 분석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다수에서 발견됨으로써, 열화와 같은 과학적 의문의 중심에 섰다.

"그 변이체 variant가 그렇게 흔한 건 바이러스 확산에 이점을 제공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단지 우연의 일치일까?"

 

팬데믹에 들어선 지 6개월이 더 지났지만, 바이러스가 위험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지 아니면 운 좋게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지는 아직까지는 불투명하다.

그 이유가 과연 뭘까?

 

부분적인 이유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보다 느리게 변이하므로, 바이러스 학자들이 변이를 연구할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바이러스 학자들은 흥미로운 가설을 제기한다.

그 내용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019년 말 세계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 인간을 감염시킬 능력을 사전에 조용히 연마해 왔으므로 인간에게 일찌감치 잘 적응했다"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체에는 복제 과정의 오류로 생기는 자연돌연변이 결과 한 달에 두 개의 변이가 축적된다.

그러므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체 서열을 분석하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기전[메커니즘 mechanism]을 추적할 수 있다.

대부분의 변이는 바이러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개 중에는 질병의 전파력이나 중증도重症度[심한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게 있을 수 있다.

 

전파력이나 중증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초기변이 중 하나는, 아직 그 기능을 모르고 있는 ORF8 유전자에서 382개의 염기쌍들이 모조리 없어져버린[결실 deletion] 것이다.

싱가포르 듀크-NUS 의과대학 Duke-NUS Medical School의 린파 왕 Lin-Fa Wang 연구팀이 지난 2020년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결실이 그 이후 타이완에서도 보고되었다.

2003년 SARS 집단감염 초기에 사스 바이러스에서도 동일한 유전자에서 하나의 결실이 발생했으며, 이후 이 변이체에 대한 실험실 연구 결과 변이체가 모체보다 복제 효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이런 변이가 사스 유행병의 전파 속도를 늦추게 되는 계기가 되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린파 왕은 "이 사스 변이체가 사스 환자에게 더욱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게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

 

중등도 효과 moderate effect에 대한 미약한 증거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는 23,403번째 글자에 일어난 변이인데, 그 이유는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에 달라붙는 표면단백질인 돌기 spike를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이 변이는 돌기단백질의 614번 아미노산인 아스파르트산 aspartate(D)을 글리신 glycine(G)으로 바꾼 것[치환 substitution]이며, 그래서 아스파르트산(D)을 가진 모체 parent를 D614, 글리신(G)으로 바뀐 변이체 variant를 G614로 각각 명명했다.

 

2020년 8월 세계 저명 과학학술지 ≪셀 Cell≫[세포]에 실린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의 베티 코버 Bette Korbe 연구팀 보고서에서 "변이체 G614가 거의 모든 국가와 지역에서 더욱 흔해진 반면, 모체 D614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했다.

이는 G614가 D614를 압도했음을 시사하는 징후일 수 있지만, 한편으론 단지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어떤 변이든 단지 무작위적인 기회 random chance이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매우 빈번히 등장할 수 있다. 그리고 그건 늘 일어나는 일이다"라고 스크립스 연구소의 계산생물학자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말한다.

 

그럼 G614 변이체는 사람에게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첫째, D614와 G614의 확산 정도를 비교해 보면 차이가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영국 <COVID-19 유전체학 컨소시엄 Genomics Consortium>은 3만 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체의 서열을 분석하여 43가지 'G614 계통'과 20가지 'D614 계통'을 분류하였다.

이 두 계통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비교한 결과 G614 계통이 D614 계통보다 증식 속도가 1.22배 빠르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그 통계적 유의성은 낮았다.

이 정도의 증식 속도 차이로 추정되는 효과는 중간 정도인 중등도 moderate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에딘버러 대학교University of Edinburgh의 진화생물학자 앤드류 램보트 Andrew Rambaut가 말했다.

 

둘째, 세포배양 실험을 통해 그 영향을 확인해 보았다.

베티 코버 연구팀이 바이러스 유사입자 virus-like-particle를 만들어 여기에 D614와 G614 돌기를 각각 장착하여 세포에 침투시키는 실험한 결과 G614 변이체가 D614 모체보다 세포 안으로 더 효율적으로 침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동일한 현상을 발견한 매사추세츠 의과대학 University of Massachusetts Medical School의 제레미 루반 Jeremy Luban에 따르면, G614는 약간 변형된 형태의 돌기를 가지는데 이로 인해 돌기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겨 바이러스가 동물 세포막에 쉽게 융합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이 변이가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3~10배 증가시킬 것이며, 그것은 상당히 큰 효과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위스 바젤 대학교 University of Basel의 바이러스 학자인 엠마 호드크로프트 Emma Hodcroft "세포배양 실험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G614가 실제로 높은 감염력을 발휘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한때 우리가 '바이러스 행동을 바꾸는 변이'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생각했었지만, 그 후 얻은 더 많은 증거를 통해 확보한 증거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컬럼비아 대학교 Columbia University의 바이러스학자 안젤라 라스무센 Angela Rasmussen"비록 실험실에서 어떤 배양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는 능력이 증가했더라도, 인체에 존재하는 수십억 개의 서로 다른 세포들을 감염시키지 못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 "인간은 실험실에서 인공배양된 '베로 세포 Vero cell'[그리벳원숭이 African green monkey의 콩팥상피세포를 인공배양한 세포주 cell line]가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셋째, 동물 실험을 통해 그 영향을 알아볼 수도 있다.

네델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Erasmus Medical Center(EMC)의 바이러스학자 마리온 쿠프만스 Marion Koopmans는 족제비과 동물인 페럿 ferret에게 G614와 D614를 감염시킨 후 '바이러스 방출량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페럿의 감염은 약 1주일 동안만 지속되므로, 실험실에서 차이를 발견하려면 방출량의 차이가 매우 커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넷째, 감염되지 않은 페럿 두 집단에게 G614와 D614를 각각 감염시킨 후 어느 쪽의 확산 속도가 빠른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네델란드의 밍크 mink[족제비과 동물] 농장에서 실시한 비대조군 전파 실험 uncontrolled transmission experiment[대조군이 없는 실험]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최소한 다섯 번에 걸쳐 시차를 두고 인간에서 밍크로 점프 jump 즉 전파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D614는 두 번, G614는 세 번 전파된 것이다.

현장실험에서 기대한 것은 G614와 D614의 전파력 및 확산 범위가 서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었는데, 결과는 차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실험 설계가 적정하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에딘버러 대학교University of Edinburgh의 앤드류 램보트 Andrew Rambaut는 "G614의 전파력이 높든 아니든 지금은 G614가 우점 계통이 되어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라고 하면서, "우리는 G614와 D614와의 차이점을 아직 모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최근에 추정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생산지수 reproduction number[인체에서 바이러스 입자 1개 당 증식되는 입자 수]는 대부분 G614 기준으로 산출된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왜 이렇게 천천히 진화되는 것일까?

 

G614에 쏟아지는 전문가들의 관심은 그 전파력보다는 오히려 느린 변이 속도에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서 최소한 1,100만 명의 사람들에게 확산되었음에도 바이러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면이가 더 많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대체 뭘까?

 

"아마도 수백만 명의 면역학적으로 순결한 사람들 immunologically naive people[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해 면역력이 전혀 없는 사람] 사이를 헤집고 다니다 보니 바이러스의 변이를 유도하는 선택압(력) selective pressure을 거의 받지 않는 창시자 효과 founder effect 때문인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그렇다면 백신이나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할 경우 이들이 선택압으로 작용하여 바이러스의 진화를 강요하도록 상황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바이러스가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오랫동안 사람들과 함께하다가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최초의 사례가 발생하기 전에 확산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미 인간 병원체로 진화했지만 그 사실을 우리가 모르고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듀크-NUS 의과대학의 린파 왕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한 종류 version가 일찍이 남아시아 사람들 사이에서 레이더를 피해 저공 비행을 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왜냐하면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었다.

"만약 작은 마을이나 오지 마을에서 유행한다면 설사 사람들이 몇 명 죽는다고 해도 집단감염을 눈치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다음 이 바이러스는 동물을 감염시키고 상인들이 감염된 동물을 우한 시장에 들여오면서 팬데믹에 시동을 걸었을 것이다"라고 린파 왕은 말한다.

 

우리는 앞서 네델란드 밍크 농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에서 동물로 점프 즉 전파되었을 뿐만 아니라 동물에서 인간으로 다시 점프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왕은 "그런 일이 네델란드에서 일어날 수 있다면 태국이나 중국 남부 윈난성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출처

1. BRIC 동향, [바이오 토픽] '서서히 변이하는 코로나바이러스: 더 위험해지고 있는 걸까?', 2020.-07-16.

(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19348)

2. Science, Jul. 14, 2020. '팬데믹 바이러스는 천천히 변이되고 있다. 그러나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는 걸까? The pandemic virus is slowly mutating. But is it getting more dangerous?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07/pandemic-virus-slowly-mutating-it-getting-more-dangerous)

 

2020. 10. 8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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