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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일상(뉴 노멀)' 시대의 신종 감염병

새샘 2021. 2. 12. 13:24

<지구촌 바이러스가 되어 감염병을 퍼뜨리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사진 출처-Forbes, Jan 16, 2021, '12 Most Common Questions About Covid Mutations And Vaccines'-https://www.forbes.com/sites/judystone/2021/01/16/12-most-common-questions-about-covid-mutations-and-vaccines/?sh=26e6510d386b)>

 

2020년 1월 20일, 우리나라에 신종 감염병 emerging infectious diseases인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다음부터 우리는 이전과는 180도 바뀐 '새 일상(뉴 노멀) new normal'의 시대를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지속적 준비'가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다.

만약 준비 없이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을 마주하게 된다면 지금의 코로나19처럼 상당한 어려움이 반복될 것이다.

 

생명체는 늘 '새 일상'을 마주하게 된다.

전기가 없었던 세상이나 항생제가 없었던 세상 이후 '새 일상'으로 변한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변화는 비록 원치 않는 계기로 촉발되긴 했지만, 결국 인류는 이를 극복하면서 한 단계 더 진화하리란 것은 명백하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 이른바 K-방역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성공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손꼽힌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바로 옆에 있어 발생 초기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급박한 상황 속에 이미 보유하고 있던 우리 기술을 신속히 이용해서 진단기술을 개발·활용한 게 첫 번째 성공 요인이 되었다.

이와 함께 지난 2015년 메르스 MERS 사태 이후 음압병동을 1027개 보유하게 된 것이 두 번째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두 가지 모두 메르스를 겪으며 우리의 많은 희생을 통해서 준비된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의 고유 특성인 전파력은 아주 강하지만 독력이 약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2014년 발행한 에볼라바이러스 ebolavirus의 경우 치명률 fatality rate(치사율 lethality)[환자 수에 대한 사망자 수 백분률]이 64%인데 반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인 SARS-CoV-2의 치명률은 현재까진 2% 이하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전파력과 에볼라의 치명률을 함께 가진 바이러스가 출현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아시아에 감염병 전문 예측을 위한 연구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세계 항공망은 크게 북미, 유럽, 아시아 허브로 구성되는 데, 이 가운데 공교롭게도 아시아 허브에 해당하는 나라에서 다양한 병원균이 창궐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이런 항공망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반복되는 일이다.

 

감염병 문제의 과학적 해결책은,

첫째, 진단 영역으로서 병 든 사람과 병이 들지 않은 사람의 두 무리로 나누는 격리 isolation,

둘째, 치료·예방 영역으로서 병 든 사람들에겐 치료제를, 병이 들지 않은 사람들에겐 백신 vaccine을 접종하는 것이다.

 

치료제와 백신을 만드는 데는 보통 10~15년의 기간에다 10억 달러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는 좋은 약효와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이처럼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 속도가 감염병 전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진단은 사람에게서 채취한 검체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성공했지만, 치료제나 백신은 사람을 직접 대상으로 하기에는 안전성 문제가 따른다.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이미 개발된 기존 약물 가운데 안전성이 확보된 약물들을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 재창출 Drug Repositioning'과 함께 인공지능(AI)을 통해 약물을 탐색하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백신의 경우 '제때에(적시適時에) Just-in-Time(JIT)'를 목표로 하여 백신을 제때에 공급하기 위해 얼마라도 투자하겠다는 CEPI(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 전염병예방혁신연합) 프로그램을 통해 mRNA 백신이 눈앞에 보이게 되었다.

 

동시에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치료제나 백신 후보물질이 개발된 이후 사람에게 직접 투여하기 전에 원숭이와 같은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단계의 필요성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5년 전에 원숭이를 대상으로 고위험성 바이러스를 실험할 수 있는 BSL3(Biosafety level 3 생물안전도 3등급: 완전 봉쇄가 필요하고 복도 출입이 제한되며 고성능 필터가 필요한 시설) 설비를 갖추고 백신 치료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BLS3 이상의 실험시설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

 

아시아 태평양 감염병 연구센터 설립도 필요하다.

아시아에서 감염병이 계속 창궐한 가능성은 높지만 발생된 감염병 전체에 대한 지휘 본부(콘트롤 타워) control tower가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출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BioINpro 'K 바이오, 혁신과 도약의 길, Vol. 84, 2021.

 

2021. 2. 12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