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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별집1-소개와 의의

새샘 2021. 2. 18. 18:28

<화첩 '화원별집' 표제(출처-출처자료2)>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화첩畵帖 ≪화원별집畵苑別集≫에는 현재 79점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수록된 목록과 그림을 비교해 보면 원래의 성첩成帖[완성된 화첩]에 비해 몇 점이 없어진 것을 알 수 있다.

표제는 조선 후기 서예가 기원綺園 유한지兪漢芝(1760~?)의 예서다.

표제 다음에 작가와 작품명을 적은 목록이 있고, 이어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화면에 화가를 적은 별지 제첨題簽[표지에 직접 쓰지 않고 다른 종이 쪽지에 써서 붙인 제목]을 부착하였다.

작품 수록 순서는 대체로 시대를 따랐으며, 조선 전기부터 성첩된 시기까지 전 시대를 아우르고 있다.

소재는 산수, 도석인물, 화조, 사군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으며, 끝에는 중국 청대 화가 작품들도 수록하였다.

 

그런데 ≪화원별집≫을 만들었던 사람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현재 없는 상태다.

조선 후기 대수장가로서 ≪석농화원石農畵苑≫을 만든 석농石農 김광국金光國(1727~1797)이

별집의 개념으로 이 ≪화원별집≫을 만들었다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면밀한 검토를 통해 그 실상에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1909년 일본인 스즈키[영목鈴木]에게서 ≪화원별집≫을 구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누가 만들었던 간에 ≪화원별집≫에는 시대와 분야를 망라하여 조선 주요 화가의 작품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의 작품까지 수록되어 있어 조선시대 회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단일 수집 목록으로는 그 유례가 없을 만큼 많은 수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화원별집畵苑別集≫에 있는 그림들은 낱장으로 이미 많이 소개되었다.

석경의 <용머리>, 이불해의 <예장소요도>, 윤정립·윤의립 형제의 그림, 이정근의 <설경산수도>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현재 한 폭이 없어지고 한 폭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중국 명나라 최고의 문인화가

동기창董其昌(1555~1636)의 그림이, 화첩에 작은 소폭짜리 그림 두 폭이 들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밖에도 원래 화첩에 있었지만 없어진 그림도 몇 점 있고, 목록에 없는 그림도 한 점 들어 있다.

그런가 하면 위로는 공민왕의 그림부터 아래로는 정조 시대 사람의 그림까지 포함되어 있어,

이것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가도 논의 대상이다.

 

조선 후기 문신 미수眉叟 허목許穆(1595~1682)의 문집 ≪미수기언眉叟記言≫에 낭선군朗善君
이우李俁(1637~1693)의 화첩을 본 얘기가 나온다.

거기에 공민왕의 <음산대렵도蔭山大獵圖>와 안견의 그림을 보았다고 되어 있는데,

≪화원별집≫에 있는 그림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화원별집≫에도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1668~1715)의 화평이 한 쪽 분량 들어가 있는데, 

여기에 강희안의 그림, 석경의 그림, 이정근의 그림에서부터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안견이나 공민왕의 그림에 대한 얘기가 전혀 없는 것을 보면 윤두서는 이우의 화첩이 아닌 다른 화첩을 본 모양이다.

 

≪화원별집≫에는 이들 외 윤두서 이후의 그림도 여러 개 나오는 것으로 보아 결국 세 종류의 그림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낭선군 이우 화첩, 윤공재가 본 화첩, 그리고 윤두서 이후 정조 때까지의 그림 등을 모은 것이 혼합되어

≪화원별집≫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화원별집≫에 실린 그림들의 가장 큰 문제는 과연 그 화가의 진품 그림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해당 화가의 기준작도 알 수 없을 뿐더러 낙관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일단 해당 화가들이 그린 그림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화원별집≫에 실린 많은 그림들은 좋은 작품들이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작품에 시대감과 고풍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화원별집≫에는 산수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화조, 초충, 사군자 순이며,

석경, 함윤덕, 이불해, 윤인걸, 이정근, 윤정립, 이숭효, 이정 같은 화가들이 나온다.

그 중 지금껏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이정의 그림 중에 옛날부터 전하는 기준작인 조그마한 그림이 이 화첩 안에 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옛날 사람의 그림 중에 그런 식으로 전하는 것들이 이 화첩 안에 여러 점 있다.

 

≪화원별집≫의 실린 작품과 해설을 담은 '화원별집2-수록 작품'을 기대하세요!

 

※출처

1. 이용희 지음, '우리 옛 그림의 아름다움 - 동주 이용희 전집 10'(연암서가, 2018)

2.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검색 사이트 www.museum.go.kr/site/main/relic/search/view?relicId=4183

 

2021. 2. 18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