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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샘(淸泉)
감정 이입 본문
감정 이입感情移入 empathy은 남이 느끼는 것을 같이 느끼고 남의 기쁨이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능력이다.
감정 이입을 뜻하는 불어 앙파티 emphathie는 파토스(페이소스) pathos 안에 있다는 뜻이고,
그리스어 파토스는 '고통'을 의미한다.
식물조차도 고통을 지각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칼로 자기 손가락을 베고 있을 때,
검류계의 전극을 나무껍질에 대어 보면 전기 저항이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나무는 사람 몸에 상처가 날 때 세포들이 파괴되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만일 어떤 사람이 숲에서 살해되는 경우에는 그 숲의 모든 나무들이 그것을 느끼고 그것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리들리 스콧 Ridley Scott 감독의 1982년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의 원작자인 미국 소설가 필립 K. 딕 Philip K. Dick[소설 제목은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에 따르면,
만일 어떤 로봇이 인간의 고통을 지각할 수 있고 그로 인해 괴로워할 수 있다면 그 로봇은 사람의 자격을 얻을 만하다.
이 추론을 뒤집어서, 만일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지각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에게서 인간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이 추론을 발전시켜 우리는 사람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하나의 새로운 형벌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문자, 살인자, 테러리스트 등 아무 거리낌 없이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는 모든 자들이 그 벌을 받게 될 것이다.
※출처: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 옮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열린책들, 2011)
2021. 1. 14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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