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조건부 확률 본문
앞서 아무런 연관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 사전 확률 prior probability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건이 이미 일어난 상황에서 즉 새로 발생한 정보가 있는 상황에서 연관된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을 사후 확률 posterior probability이라고 부른다.
이런 확률 통계론이 베이즈 정리 Bayes' Law이다.
그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사건 B가 일어났을 때 사건 A가 일어날 확률은 사건 B의 영향을 받아 확률이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 사건 A가 일어날 확률이 조건부 확률 conditional probability이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베이즈 정리를 가장 쉽게 설명해주는 예를 최근에 읽은 한 소설에서 찾았다.
조폭 조직을 거느리면서 게임을 좋아하여 게임으로 일을 결정하는 장회장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자신의 심복 김전무[내기에서 먼저 선택하면 진다는 징크스 있음]와 김전무가 납치해온 주인공 진구[수학을 이용한 논리력과 추리력 훌륭]의 두 사람 중 게임에서 이기는 사람을 살려주고 지는 사람은 죽이는 게임을 벌인다.
이 게임은 장회장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진구의 전 여친인 연부[진구와 김전무의 장단점을 모두 잘 알고 있으며, 진구를 살리고 싶어함]가 꾸민 것이다.
게임 내용은 세 개의 잔[소설 제목]을 준비하고서, 세 개 중 두 개에 청산가리를 녹인 독잔[냄새나 색깔로서 물과 구분이 안됨]이고, 나머지 한 개의 잔에만 마시는 물이 들었으며, 독잔 2개가 어느 것인지는 장회장만 알고 있다.
시작한 게임 방법은 먼저 한 사람이 세개의 잔 중 한 개를 고르면, 다음 사람은 남은 두 개의 잔 중 한 개를 골라서 둘이 동시에 마시는 것이다.
게임 시작.
먼저 고르면 망한다는 징크스를 가진 김전무는 진구에게 먼저 선택하라고 강요하다시피 한다.
그래서 진구가 먼저 세 개 중 한 개를 고르게 된다.
그러므로 진구가 살 사전 확률은 3분이 1이다.
진구가 잔을 고르려고 손을 뻗치는 순간 연부가 "잠깐" 하면서 진구를 말린다.
그러면서 3분의 2 확률이면 거의 죽은 목숨이므로 스릴도 재미도 없다면서 새로운 게임 방법을 장회장에게 제안한다.
연부가 제안한 게임 방법은 두 사람이 목숨을 걸고 일대일로 붙는 게임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방법을 설명한다.
진구가 먼저 잔을 선택하고 나면, 남은 두 개의 잔 중 최소 한 개 이상에 독이 들어 있다.
그러니 진구가 먼저 잔을 선택하고 나서 장회장이 남은 두 개의 잔 중 독잔 한 개만 빼 버리자는 것.
그런 다음 진구와 김전무가 각자 고른 잔을 같이 마시면 한 사람은 살고 한 사람을 죽게 될 것이므로 50퍼센트 확률로 죽음과 삶을 결정하는 흥미진진한 일대일 게임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구가 먼저 잔을 선택하고 남은 두 개의 잔 중 독잔 한 개를 장회장이 빼 버린 다음 남은 잔을 김전무가 선택한다.
그러자 장회장을 믿지 못하는 김전무가 세 개의 잔 모두가 독잔일 수 있다는 이의를 제기하자 장회장이 자신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심하게 고문을 받아 목이 무척 말라있던 부하 한 명을 불러 빼어 놓은 독잔을 물잔이라면서 마시게 하여 독잔임을 보여주었다.
그러고서 진구와 김전무가 각자 선택한 잔 앞에 선다.
잔 앞에 선 진구가 갑자기 자신의 잔을 김전무와 바꾸겠다고 말한다.
이 말에 김전무가 바로 네 멋대로 하면 안 된다면서 반발한다.
진구는 김전무가 먼저 선택하기 싫다고 해서 자기가 먼저 선택했으므로 이번에는 잔을 바꾸자고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
이 요구에 대해 김전무는 얼마 전 자신과 연부와 장회장 셋이서 몰아주기 카드뽑기를 했던 때, 장회장의 강요로 자신이 카드를 먼저 뽑았고, 뒤에 연부가 카드를 서로 바꾸자고 했지만 김전무가 거절하면서 그 게임을 진 기억을 떠올렸다.
마침내 김전무는 선택의 마지막 순간에 진구의 잔 바꾸기 요구를 받아 들인다.
게임의 결과는 진구는 살고 김전무는 독잔을 마시고 죽는다.
이 게임에서 진구가 마지막 순간 잔을 바꾼 것은 연부가 중간에 게임 방법을 바꾼 것과 관계된 것이다.
즉 자신이 먼저 잔을 선택한 다음에 연부가 갑자기 변경한 게임 방법에서 잔을 바꾼 후에 생기는 사후 확률 즉 조건부 확률은 사전 확률 50퍼센트보다 훨씬 높아지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며, 전 남친 진구를 살리고 싶어하는 게임을 계획한 연부 또한 진구가 잔을 바꿀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이 글의 결론으로 조건부 확률이 사전 확률보다 높아지는 것을 다음과 같이 증명할 수 있다.
먼저 1번 물잔, 2번 독잔, 3번 독잔이라고 가정하자.
첫 번째 경우
진구가 1번 물잔을 선택했다면 2번과 3번 모두 독잔이므로 하나를 빼 버려도 독잔이 남게 되어, 잔을 바꾸어 마시면 진구 사망.
두 번째 경우
진구가 2번 독잔을 선택했다면 물잔과 독잔이 각각 1개씩 남게 되고 독잔을 빼 버리면 물잔만 남게 되어, 잔을 바꾸어 마시면 진구 생존.
세 번째 경우
진구가 3번 독잔을 선택한 경우 역시 두 번째 경우와 같으므로, 잔을 바꾸어 마시면 진구 생존.
결론적으로,
잔을 바꾸면 생존 확률[조건부 확률]은 3분의 2, 죽을 확률은 3분의 1이 되어 살아날 가능성이 두 배나 높아지는 것이다.
※출처
1. 도진기 장편소설, '세 개의 잔', 시공사, 2020.
2. 베이즈 정리 관련 여러 구글 검색 자료들
2021. 3. 13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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