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코리아'란 말은 '까오리'에서 나왔다! 본문
현대 한국어 발음으로 '고리' 또는 '구려'라는 말은 이전부터 나타나지만 '고구려'라는 말은 <한서>에 처음 등장한다.
즉 한무제 원봉3년(기원전 108) 한나라는 조선을 멸망시키고 다음해 4군을 설치하는데 현도군에 고구려현이 설정되었다는 것이다.
≪삼국지≫에는 고구려에 대하여 "꼬우리(구려)의 별종이 소수 유역에 나라를 세웠으므로, 그 이름을 따서 소수맥이라 했다"라고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꼬우리'는 '까오리'를 표현한 말이다.
왜냐하면 ≪양서≫(636)에서는 '고구려', '구려', '고려'가 함께 사용되었는데, 특히 '구려'라는 명칭이 많으며 모두 아홉번이나 된다.
그리고 ≪북사≫(659)에서는 "고구려는 그 선조가 부여에서 나왔다"라고 되어 있어 '까오리'에서 나온 부여 내의 신진세력들이 좀 더 민족적인 정통성을 표방한다는 의미에서 '까오리'로 회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각도에서 본다면 '까오리'의 원명을 가장 충실하게 계승한 계열은 바로 '고구려' 즉 '고古코리아'(서기전 1세기~서기 668) 즉 고주몽의 '까오리'임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까오리'는 골짜기 valley, 마을 village 등을 의미하는 '골(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초기의 고구려(고주몽의 까오리)는 진수의 ≪삼국지≫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골' 즉 산의 골짜기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형태의 '나那'가 국가형성의 단위가 되었다.
여기서 '골' 즉 골짜기는 바로 외부 침입자들로부터 안전한 고을(마을)을 의미하는 것이고, '나'라는 것은 '내川' 또는 물가를 의미하며 나라國 또는 나루津라는 말의 어원으로 추정된다.
≪삼국지≫를 비롯한 여러 사서에서 '구루溝漊'란 '구려'에서 성城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여기서 '구루'는 원래의 동이東夷 고유어를 한자로 표현한 말이기 때문에 '골' '홀' 등과도 관련이 있다.
'까오리'라는 말을 골짜기나 마을로 보는 또 다른 이유는 이 말이 한반도나 몽골, 일본 어디에도 견고하게 살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의미는 과거보다 많이 축소되어 나타난다.
즉 한국에서는 마을을 기본적으로 '골(고을)'로 부르고, 몽골에서는 나라나 마을(고을)을 뜻하는 말로 'ㅋ홀리(콜리)'라고 하고, 일본에서도 '코리こおり'라고 하면 나라나 마을을 의미하는 말이다.
2010년 현재 서만주의 선양에서 고구려의 옛수도지역인 통화, 지안 등지에 이르기까지 지금도 대부분의 마을들이 '골'을 중심으로 발달하여 있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이것은 겨울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이 지역의 산들 가운데 북동-서남으로 산이 가로놓여 있는 경우 골에 마을을 만들면 겨울의 매서운 북서풍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까오리'의 기원을 좀 더 거슬러 가면, 이 말은 알타이의 언어인 칼, 골, 갈 등과도 직접 관련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까오리'라는 말은 한민족의 기원지역으로 추정되는 바이칼 호수와 관련이 있다.
양민종 부산대 교수에 따르면, 바이칼은 옛몽골어로는 바이골 혹은 뵈갈, 부리야트어나 야쿠트어로는 뵈골 혹은 보골 등이고, 그 의미는 시베리아 샤머니즘에서 샤먼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지배적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말이지만, 호수의 이름에서 샤먼을 뜻하는 바이를 붙였다는 것은 바이칼이 무속신앙의 대상이자 주체였다는 말이 된다.
즉 바이칼의 동부 부리야트인과 에벵키(퉁구스)인 그리고 몽골인들이 혼재된 서부몽고 지역에서는 넓은 계곡지를 괼, 골, 굘, 곌 등으로 지칭하고 있다.
양민종에 따르면 칼이라는 말이 한국인의 외모와 많이 닮은 키르기스스탄의 이식쿨 호수의 경우에는 '따스하다'는 의미와 넓은 계곡지라는 의미가 동시에 나타나고, 알타이 동부지역에서 사용되는 괼, 굘, 골 등의 발음이 알타이 서부지역과 중앙아시아에서는 쿨(꿀) 또는 콜(꼴) 등으로 변이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나아가 '까오리'는 알타이어나 몽골어의 이름이나 민족 또는 '모두 all'를 의미하는 '게레'라는 말로 확장되었거나 파생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 말은 현재 한국어에서는 '겨레'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현재의 한국을 의미하는 코리아는 '까오리'에서 비롯된 말로 이 말은 '고을(마을)' 또는 '계곡'의 의미에서 시작하여 '나라'라는 의미로 확대되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몽골-만주-한반도-일본에 이르기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검정할 수 있는 것으로는 유화부인과 관련된 신화나 설화 또는 풍속들로서 이들 지역의 문화적 동질성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글은 김운회 지음 '우리가 배운 고조선은 가짜다(2012, 역사의 아침)'에서 옮긴 것이다.
2012. 4. 25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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