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13. 2/23 694차 평창 계방산 눈길산행기 본문
산행로: 운두령(1089)-휴식장소(쉼터)-전망대(1492)-헬기장-계방산정상(1577)-주목삼거리-노동계곡-청소년야영장-이승복생가-자동차야영장-아랫삼거리산장민박식당(12km, 5시간)
산케들: 장성지, 德仁정국근, 새샘박성주, 번둥김종석, 元亨김우성(5명)
계방산桂芳山 눈꽃산행날이다.
눈꽃산행얘기만 나오면 산케 원년멤버들이 2003년 정월에 올랐던 계방산 얘기를 전설처럼 들려주곤하는 바로 그 산을 오늘 오르는 것.
수염에 맺힌 고드름이나 스텐도시락이 얼어 열지를 못해 밥을 못먹었다는 얘기.
그 때 찍었던 사진을 얼마전에 비로소 찾아 카페에 올림으로써 그 전설의 얘기들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바로 그 계방산을 드디어 오늘 등정하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10년만에 산케들이 다시 찾게 되는 셈.
0740 복정역에서 다솜산악회 차량에 오르니 양재역에서 앞서 타고 온 4명의 산케가 날 반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단 한번만 쉬고 운두령雲頭嶺까지 직행하니 도착시각 1020.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31번 국도상에 있는 운두령은 강원 평창군 용평면과 홍천군 내면의 경계로서 계방산과 더불어 한강기맥을 이루는 능선이다.
해발고도 1,089m인 운두령은 남한에서 자동차로 넘는 고개 중 가장 높은 고개라고 한다.
운두령에서 해발고도 1,577m인 계방산 정상까지는 높이로 약 400m 올라가는 셈이다.
이미 많은 차량이 운두령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다.
오는 도중 산행대장 얘기로는 오늘 차량이 그다지 많지 않아 밀리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31번 국도를 제외하면 주변은 온통 하얀색이다.
계방산을 찾은 5명의 산케들이 먼저 운두령 오대산국립공원안내도 앞에서 인증샷
나무계단을 오르면서부터 산행 시작.
계단을 다 오르자 아이젠을 신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엄청 많은 눈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동시에 왼편에서 불어오는 차고 매서운 칼바람이 목덜미를 파고 들어와 방한모자 위로 파카모자를 뒤집어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조금 가니 길 왼쪽 1m 가량 높다랗게 쌓인 눈둔덕이 바람을 막아주어 고맙기 그지 없다.
앞쪽으로 우리가 오를 계방산 능선이 보인다.
드디어 일렬로 줄을 서서 오를 정도로 등산객이 많아진다.
산행객 중 고동색의 똑 같은 등산복 차림을 한 5~6명의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의 배낭에는 '취사행위 집중단속'이란 천이 달려 있다.
이들은 다름아닌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
취사행위와 흡연에 대한 안내와 함께 등산로에 설치된 구급약품함도 점검하면서 오른다.
이렇게 일렬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보니 중간휴식도 없이 30분을 걸어 운두령에서 2.2km 지점인 운두령-전망대의 중간지점인 휴식장소(쉼터) 도착.
쉼터길의 왼편 눈 둔덕의 높이는 사람키의 2배 이상이다.
등산객 행렬은 이후에도 30분 정도 전망대 바로 아래에 있는 평지에까지 계속되다가 넓다란 평지에 이르자 비로소 등산체증이 해소.
전망대(1492m) 바로 아래쪽에 있는 넓다란 평지와 뒤에 보이는 전망대
이곳에서 계방산을 배경으로 박은 5인의 산케 인증샷
여기서 본 주변 경관
전망대 부근에는 야광나무와 분비나무가 많다.
계방산에서 자생하고 있는 나무 3가지를 들라고 하면 분비나무, 야광나무, 주목이다.
이 가운데 주목은 이 근처에는 보이지 않다가 전망대를 지나야만 나타나기 시작한다.
전망대 입구의 분비나무-분비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늘푸른 바늘잎 큰키나무(상록침엽교목)이고 해발고도 천미터 이상의 고산지대에서만 자란다.
평지에서 전망대(1492m)까지는 2분 거리다. 전망대에 가장 멋진 야광나무를 구경할 수 있다.
야광나무는 사과나무와 비슷한 흰꽃이 봄에 피는데 꽃이 너무나 햐얘서 밤을 환하게 비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전망대에서 본 계방산 정상-중앙의 가장 높은 봉우리가 계방산 정상이며, 이곳까지는 1.3km, 정상 오른편의 낮은 평지가 헬기장
전망대에 서서 둘러본 주변의 산세는 동양화 그 자체!
전망대를 지나서 계방산 정상으로 가는 오름길에 분비나무, 야광나무, 주목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야광나무 사이로 우뚝 솟아 있는 분비나무 고사목에 눈길이 가고, 흰색 배경과 갈색의 나뭇가지 사이에서 주목의 초록잎은 더욱 빛을 발한다.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
헬기장에서 뒤돌아본 전망대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계방산 정상이다.
계방산桂芳山은 이름으로 보면 계수나무가 많을 것 같지만 계수나무는 하나도 없다.
계수나무는 산에서 자라는 자생나무가 아니며, 수형과 잎을 즐기기 위해 관상용으로 키운다.
대신 계방산이 자랑하는 3대 나무는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분비나무, 야광나무, 주목이다.
계방산은 남한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산이며, 오대산 국립공원 안에 있다.
계방산에는 옛날 용맹스럽고 무서운 산신령 권대감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용마를 타고 달리던 중 칡덩굴에 걸려 넘어지자 화가 나서 부적을 써서 이 산에 던졌더니 모든 칡이 없어졌다고 하는 전설이 전한다.
지금도 계방산에는 칡이 자생하지 못한다고 한다.
계방산 정상은 헬기가 내릴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은 있다.
하지만 나무는 전혀 없고 돌탑, 표지석 2개, 주변경관안내판, 나무 이정표만 몇 개 덩그렇게 서 있어서 칼바람을 막아줄 방패가 전혀 없다.
그래서 한겨울에는 오래 있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돌탑 바로 오른편에 서 있으면 바람을 어느 정도 막아주기 때문에 서 있을 만하다.
전망대에서 놓쳐 먼저 정상에 올랐다가 추위를 견디다 못해 먼저 내려가 버린 장성지를 제외한 넷만 정상인증샷을 남긴다.
계방산에서 설악산 대청봉과 오대산 비로봉이 보인다는데 어디쯤일까?
칼바람 추위를 견디다 못해 주목삼거리로 내려가는 도중 전화 통화되어 거꾸로 올라오던 장성지와 함께 정상주를 즐길 장소를 찾았다.
그러나 너무나 손이 시려 20분을 못 채우고 일어섰다.
주목 삼거리 가는길
주목 삼거리의 주목朱木-주목은 줄기가 붉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며,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이라는 말이 있듯이 수령이 엄청나다.
주목삼거리부터 내림길이 가파르게 이어진다.
아이젠은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고 걸어가는게 아니라 미끄러져 내려간다.
하산길의 분비나무와 주목의 멋진 앙상블-줄기가 붉게 보이는 나무가 주목이다.
얼어붙은 노동계곡에도 봄이 찾아오는 물소리가 들린다.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거제수나무가 여기에도 몇그루 보인다.
거제수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면 줄기껍질이 종잇장처럼 벗겨지는 것이 특징
야영장이 가까워지자 인공조림한 일본잎갈나무(낙엽송) 숲이 나타난다.
청소년야영장을 지나서 왼편으로 흰눈을 하얗게 뒤집어 쓰고 있는 이승복생가 초가집을 바라본다.
자동차캠핑장 입구-겨울이라 문이 닫혀 있다.
오늘산행의 종착점인 아래삼거리에 도착하여 산장민박식당에서 무시래기 토장국밥과 소맥으로 배를 채운 다음 1600 서울을 향해 버스 출발.
이번 계방산행에서 정말 눈구경 실컷 잘 했다!!! 다음에도 눈꽃산행은 계방산으로...
집에 들어와 정월대보름 이브날의 달구경
2013. 2. 25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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