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2015. 4/19 안양 김중업박물관 본문
김중업金重業(1922~1988)은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건축가.
평양 태생으로 일본에서 공고 건축과를 졸업하고 실무를 익힌 후 귀국하여 국내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하였다.
1952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유네스코 주최 제1회 세계예술가대해에 한국대표로 참석하였을 때 세계적인 건축계의 거장인 르 코르뷔지에를 만나 코르뷔지에 건축연구소에서 일을 하면서부터 건축가로서 역량을 키웠다.
서양의 현대건축을 직접 체험하고서 1955년 귀국하여 시대를 앞선 건축물들을 설계하였으며, 특히 초기작품들은 한국 근현대 건축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호는 여천如泉.
김중업박물관 Kimchungup Museum은 경기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로(석수동) 안양예술공원 안에 자리잡고 있다.
안양시가 과거 (주)유유산업의 생산공장 부지를 2007년 매입하고, 2013년 1월 착공, 2014년 3월 개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작년인 2014년 10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물관 내 건물로는 김중업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김중업관' 외에도, 안양의 뿌리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서 고려시대의 안양사지에서 발굴된 유물을 전시된 '안양사지관', 전시와 교육프로그램 공간과 함께 주변 풍광 조망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문화누리관', 다양한 전시와 공연, 강연장으로 활용되는 건물인 '어울마당' 등이 있다.
박물관 배치도
그 옛날 안양사에 있었던 불전, 탑, 회랑 위치(인터넷)
문화누리관 벽면에 박혀 있는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정문과 정문경비실인 문화지킴소-정문 경비실의 건축 역시 예사롭지 않다.
정문을 들어서서 왼쪽에 있는 보물 제4호인 중초사지 당간지주와 뒤로 보이는 중초사지 삼층석탑.
중초사中初寺는 통일신라 때인 827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고려 때인 10세기 초에 이름이 안양사로 바뀌었다고 한다.
특히 중초사 당간지주에 새겨진 명문에는 조성연대(보력寶歷2년=흥덕왕 1년=826년), 절 이름, 참여자 명단 등이 포함되어 있어 연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당간지주로서 보물로 지정되었다.
중초사지 삼층석탑은 고려시대의 석탑이다.
정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문화누리관.
문화누리관과 누리관 앞 일대의 잔디밭은 안양사지安養寺址.
중초사에서 안양사로 이름이 바뀐 이후 조선건국에 기여한 무학대사가 근처를 지나다 이 사찰을 보고 이 지역을 안양이라 칭하였다고도 전해져옴으로써 현재의 안양이란 이름의 유래가 된 사찰으로서 그 의미가 있다.
문화누리관과 아래쪽 군데군데 초석이 남아 있는 안양사 중문지中門址.
중문지 위의 문화누리관
둔덕 위 전탑지와 둔덕 아래 중문지 사이의 안양사 남회랑지南回廊址
문화누리관 앞 안양사의 벽돌탑이 서 있었던 전탑지塼塔址
문화누리관과 마주 보고 있는 김중업박물관의 핵심 건물인 김중업관 출입문
김중업관 왼쪽 건물벽 앞에 있는 김중업기념비
김중업관으로 들어가면 바로 안내데스크가 나오고 '김중업박물관'이란 대형 표지판이 길다랗게 벽에 붙어 있다.
전시실 내부
김중업의 작품을 보여주는 사진과 축소모형(괄호 안은 설계년도). 실제로 건물이 현존하는 것도 있지만, 설계만 되었을 뿐 건축되지 못한 작품도 있고, 실제로 건축되어 사용하다가 리모델링되어 없어진 건물도 있다.
서강대학교 본관(1958)
주한프랑스대사관(1959)
제주대학교 본관(1959)
유엔묘지 예배당(1963)
서산부인과의원(1965)
유엔묘지정문(1966)
삼일로빌딩(1969)
쇼핑센터 태양의 집(1979)
부산시충혼탑(1980)
민족대성전(1980)
김중업관과 전탑지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건물이 문화누리관이다.
누리관 양쪽 모퉁이에는 모자조각상이 있다.
문화누리관 정문 오른쪽 바깥벽에는 김중업박물관으로 짐작되는 평면도와 함께 시기별 조성내역이 기록되어 있다.
문화누리관 건물을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벽면에 타일로 만들어진 공예작품이 붙어 있다.
작품명은 '경작지대耕作地帶'이고, 제10회 국전 공예부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했다는 표지가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래된 것 같다.
문화누리관 1층에는 안양시 소개와 함께 박물관 주변, 안양천, 관악산, 삼성산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조지형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여기에 소개된 안양팔경은 1경 관악산 망해암 일몰, 2경 삼막사 남녀근석, 3경 평촌중앙공원, 4경 삼막천 만안교, 5경 수리산 성지, 6경 안양예술공원, 7경 병목안 산림욕장 석탑, 8경 안양1번가.
문화누리관 옥상에는 공원과 카페가 있어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박물관 내부는 물론 주변의 멋진 경관 특히 삼성산과 관악산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문화누리관 북쪽의 잔디밭이 안양사 금당지金堂趾였다.
이 자리에 현재 '사라져가는 문자들의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런 이름의 정원은 옛 유유산업의 공장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남겨진 24개의 기둥에 잊혀져 가는 안양의 기억과 사라짐을 이야기하는 조각작품인 것이다.
기둥 중앙의 조경작품은 거북 귀龜자를 형상화한 것으로, 신라시대부터 비석을 세우기 위한 받침대였던 귀부처럼 무언가 사라지고 안 뒤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둥들을 떠 받치고 있다.
이 정원에는 모두 24개의 기둥이 서 있고, 가운데 기둥 8개에 씌어진 조형물에는 이집트문자, 인도문자, 훈민정음, 중국문자, 아시아문자, 수메르설형문자, 그리스문자, 고대그림문자 등 현재 거의 쓰이지 않고 사라져간 8개 민족의 문자들이 새겨졌다.
강당지에서 돌계단을 5개 오르면 강당지講堂趾와 승방지僧房趾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눈앞의 건물은 안양사지에 건립된 안양사지관이다.
앞에 있는 강당지 초석과 뒤의 승방지 초석 사이에 돌 둔덕을 아주 낮게 만들어 구분해 놓았다.
승방지에 쌓아 놓은 출토된 기와파편들
안양사지관
안양사지관 앞에서 바라본 승방지, 강당지, 그리고 금당지의 사라져가는 문자들의 정원, 문화누리관(왼쪽), 김중업관(가운데), 어울마당(오른쪽)
김중업관 북쪽이며, 정원 서쪽에 위치한 공연장인 어울마당.
어울마당 바로 옆에 옛 우유산업 굴뚝이 곱게 단장을 한 채로 우뚝 서 있다.
어울마당 앞에서 바라본 강당지, 사라져가는 문자들의 정원, 문화누리관, 어울마당, 그리고 삼성산
어울마당 앞에서 바라본 강당지와 승방지, 안양사지관, 그리고 삼성산
김중업박물관을 나와 안양예술공원을 흐르는 안양천변을 걸으면서 화사하게 핀 복사꽃이 떠나는 길을 배웅해 준다.
2015. 5. 21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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