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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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강 조속 "조작도" "고매서작도" "금궤도"

새샘 2021. 4. 16. 21:26

허주 이징 다음으로 들 수 있는 조선 중기 화가는 조속趙涑(1595~1668)이다.

그의 자는 희온希溫, 호는 창강滄江이다.

 

이 사람은 인조반정에 공훈이 있었지만 벼슬을 받지 않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았기에

그 인격이 높다고 해서 세평世評이 대단히 좋았다고 한다.

 

 

조속, 조작도, 종이에 수묵, 113.5×58.3㎝, 국립중앙박물관(사진 출처-출처자료1)

 

조속, 고매서작도, 종이에 수묵, 100.0×55.5㎝, 간송미술관(사진 출처-출처자료1)

 

이 사람은 세상이 다 알다시피 까치 그림으로 이름이 높았다.

까치 그림으로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나무 등걸에 앉아 있는 참새와 까치를 그린 영모화翎毛畵(새나 짐승을 그린 그림) <조작도鳥鵲圖>와 간송미술관 소장의 매화나무 고목에 앉아 있는 상서로운 까치를 그린 <고매서작도古梅瑞鵲圖>는 둘 다 품격이 높은 그림이다.

 

특히 <조작도鳥鵲圖>화면 오른쪽에서 화면 안으로 나타났다가 다시 화면 밖으로 사라지는 나무 등걸의 표현과 뻗어 나온 잔가지들의 필선이 예사롭지 않다.

담묵淡墨(옅은 먹물)을 사용하여 점을 짧게 반복적으로 찍어 개념적으로 표현한 나뭇잎은, 강직한 느낌의 나뭇가지와 어울려 화면에 생동감을 주고 있다.

<조작도鳥鵲圖> 아주 격도 높고 품위도 있고 그림이 안정되어 있어 조속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조속, 금궤도, 1635년, 비단에 채색, 105.5×56.0㎝, 국립중앙박물관(사진 출처-출처자료1)

 

조속의 <금궤도金櫃圖>채색으로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은 신라 김씨왕의 전설 속 시조인 추존왕 김알지金閼智의 탄생설화를 그린 것이다.

 

화면의 한가운데 금 궤짝이 빨간 끈으로 묶여 큰 나무에 매달려 있고, 나무 밑에선 흰 닭이 금 궤짝을 향해 울고 있다.

이 장소는 경주 계림鷄林이다.

닭 볏(계관鷄冠)을 새빨갛게 칠해 우는 기세가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 준다.

 

조속은 원래 전혀 낙관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 <금궤도>만은 인조 임금의 명을 받고 제작했다고 그림 위에 써놓았기 때문에 확실한 조속의 진작眞作임을 알 수 있다.

 

<금궤도>임금의 칙명에 의해 그렸음을 의식해서인지 그림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는 것이 흠이다.

 

※출처

1. 이용희 지음, '우리 옛 그림의 아름다움 - 동주 이용희 전집 10'(연암서가, 2018)

2. 허균 지음, '나는 오늘 옛 그림을 보았다'(북폴리오, 2004)

 

2021. 4. 16 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