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샘(淸泉)
여행의 이유 본문
소설가 김영하가 쓴 <여행의 이유>(문학동네, 2019)를 읽다가
갑자기 그럼 '새샘이 여행을 다니는 이유는 과연 뭘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하게 세어 본 건 아니지만 새샘도 국내 시군은 적어도 한번씩은 여행을 갔다온 것 같으며,
해외여행도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알래스카, 남미, 아프리카, 인도 등을 포함하여 30개 국 이상을 다녀왔다.
친구들과의 여행보다는 가족여행을 훨씬 많이 다녔고,
특히 산타와 둘만의 여행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40대에 접어들면서부터 비로소 많은 여행을 다녔다.
김영하 작가가 말하는 여행의 이유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과 세계에 대한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그런 마법적 순간을 경험하는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김영하 작가가 말하는 뭔가를 경험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 여행의 이유라는
김영하의 의견에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뭔가 보고 느껴 얻을려는 생각만으로도 여행이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샘이 갖고 있는 여행의 이유는 '여행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여행을 하게 되었다는 생각만으로도 반복되는 일상의 생활에서 벗어난다는 기분이 들면서,
절로 엔돌핀이 돌 때가 많았던 것이다.
30대와 40대 초반까지의 새샘 생활은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야근하고 밤 늦게 퇴근하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그 당시는 국내여행조차도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만 시간이 있었으며,
해외여행은 시간과 비용 양면으로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었다.
토요일도 1시까지 근무(야근이 없을 때만), 연월차도 없었고,
여름휴가 2박3일~3박4일 정도가 전부였던 시대였다.
그러다가 시간이 비교적 많은 직업을 갖게 된 40대 초반부터
이전까지 살았던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불현듯 생기면서
산타와 함께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것이었다.
물론 김영하 작가가 말한 대로
여행을 통해 많이 배우기도 깨닫기도 했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었음은 고백한다.
하지만 이것이 적어도 새샘에게만은 여행의 본질적인 이유는 아니었던 것이다.
2020. 10. 1 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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